방학 때 학과를 통해서 관련 기관에서 한 달간 인턴을 했었어요.
너무 좋은 기관이었고, 저희 담당해주시는 선생님도 성격이 되게 밝고 싹싹하시고.. 배울 게 많을 것 같다 생각했었어요.
그러다 제가 정말 잘못한 일이긴 하지만 변명하자면 눈 오는 날 지하철이(지상) 더 느리게 간다는 계산을 못해서 지각을 했고, 이후에 담당 선생님이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노골적으로 절 싫어하셨어요.
지각한 당일 날, 그 분이 다른 직원 분들한테 "내가 진짜 쟤 학교에 전화할거야 다 일러바칠 거야 아주 일도 안하고~~" 라고 하신 게 들렸는데 처음엔 설마 내 얘긴가 싶어 긴가민가했는데(일 안한 적이 없어요ㅜㅜ) 다음 날부터 묘하게 절 대하는 게 달라지니 제 얘긴가 싶었어요.
직원들한테 제 욕을 하는 게 여러 번 들렸는데 욕하는 내용도 이해할 수 없어요.
저희가 맡은 일이 지침서가 명확하지 않고 주관적인 판단이 필요한 일이었어요. 그래서 업무 알려주시는 분도 처음엔 설명하시다가 다른 내용 나오면 물어봐가면서 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일단은 해보라며 업무를 주셨고 인턴들끼리 해보다가 모르다 싶은 게 있을 때 선생님께 질문을 드렸어요.
저도 헷갈리는 거 무턱대고 하기보다 물어보면서 배워야할 것 같아서 인턴들끼리 다 상의 해봐도 다 모른다고 하는 내용만 질문을 드렸는데
나중에 다른 직원들한테 “일도 제대로 안하고 아주 하나하나 다 꼬치꼬치 물어본다”라고 빈정거리면서 얘기하시더라구요.
또 일이 진짜 많아서 쉴 틈도 없이 일하다 오후에 화장실 그 날 처음으로 간 건데 제가 화장실 가는 걸 보더니 또 동료들한테 “일하기 싫으니까 맨날 저렇게 화장실만 간다”라고 욕하시고 절 무슨 일안하고 농땡이 부리는 직원으로 얘기하는 걸 몇 번이나 들었어요.
근데 한 공간에서 인턴들끼리 주어진 업무를 계속 같이 하기 때문에 혼자 농땡이 부릴 수도 없는데 뭘 보시고 저를 그렇게 판단하는 건지 진짜 이해할 수 없어요.
전 그래도 애초에 지각한 제 잘못으로 이미지가 이렇게 만들어진 것 같아 더 열심히 밝게 일하다 보면 좋게 봐주실 거라 생각하고 나서서 더 열심히 했더니 “XX씨 그렇게 열심히 할 필요 없어요. 뭘 그렇게 열심히 해요?”라고 빈정대시더라구요.
더 이상 이건 내가 잘못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저를 싫어하시는 거라는 생각밖에 안들었어요.
그리고 이후에 다른 인턴들도 몇 번씩 지각했는데 그 친구들한테는 아무 얘기 없으셨고 저 들으라고 일부로 그러는 건지 제 앞에서 더 과하게 다른 인턴한테 일 너무 잘한다고 칭찬하시곤 했어요. 저한테만 독하게 구시지 다른 인턴들이나 직원들하고는 잘 지내셨어요.
하나하나 일화들을 쓰자면 너무 많은데 매일 출근길이 두려웠고 사무실에서는 가시방석에 앉아있는 것처럼 힘들었어요.
제가 메일로 파일을 전달해드렸는데 메일 보고 옆 동료랑 소리 내서 읽으면서 키득대고 “무슨 살려달라고 발악하는 것 같다. 불쌍하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그냥 웃음거리였나봐요.
다른 직원들한테도 얼마나, 뭐라고 말하고 다녔는지 다른 부서 여직원분들이랑 수다 떠는데 제가 지나가니까 다른 부서 분이 “요즘엔 쟤 어떠냐”며 키득거리시고
"내가 쟤 뭐 혼낼 거 없는지 찾고 있는 중"이라면서 동료들이랑 웃고
또 점심식사 자리에서 다른 부서 팀장님이 좋은 분이셨는데 그나마 얘기를 바로 파악하셨는지 저희 인턴들한테 일 어떠냐며 장난으로 “너네 담당선생님이 괴롭혀서 힘들지?”라고 물으시고, 담당 선생님은 ‘뭘 또 괴롭혔냐’ 하시다가 나중에 조용히 “애들 다 그런 게 아니라 한 명만 문제인 거에요, 한 명만”이라 하시더라구요.
이 외에도 진짜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창피하고 진짜 비참해서 여기까지만 줄일게요.
제가 진짜 일 안하고 뺀질대서 저러신 거라기에는, 같은 업무를 인턴들끼리 계속 나눠서 같이 작업하기 때문에 누구 하나가 안할 수가 없어요. 항상 같이 쉬고 같이 일했는데 진짜 뭣때문에 절 그렇게 보시는 건지 모르겠어요. 설령 제가 잘못을 했다 해도 저건 너무 과한 처사 아닌가요?
차라리 지각에 대해 따끔하게 혼이 났다면 저도 감정 상하기보단 반성하고 잘하려 노력했을 텐데.. 동료들한테 없는 말까지 만들어내면서 제 욕하고 사람 우습게 만들면서 히히덕거리고, 정말 저 괴롭히는 재미로 사는 사람 같았어요.
서러워서 일하다 화장실가서 펑펑 운적도 있고 수시로 눈물 나려고 하는 거 꾹 참아가면서 한 달 꾸역꾸역 버텼어요.
제가 무슨 그 회사에 취직해서 계속 일할 사람도 아니고 저 고작 한 달 인턴하는 학생이었고(물론 그런 마인드로 일했던 건 아니에요), 회사에서는 점심값은 대주지만 그 외에 인턴비나 따로 지원받는 건 없었어요.
불평하는 게 절대 아니라, 제 뭐가 맘에 안 들었던 간에 대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는지 진짜 이해가 안돼요.
허접한 회사도 아니고 (아마도)공공기관에 직원들도 모두 어느 정도 능력자들이라 뽑힌 것일 텐데, 30대나 된 사람이 여고생들 따돌림 하듯이 비아냥거리던 말투가 잊혀 지질 않아요ㅜㅜ
다른 직원 분들은 유치하다는 생각을 못하는 건지, 그래도 일 잘하고 성격 싹싹하니 상관없는 일인 건지...
회사생활은 처음이라 안그래도 직원 분들을 어떻게 대해야 되는 건지 어려웠는데 저렇게 절 싫어하시니 더 주눅들어서 다른 직원 분들도 어려워지고 자신감도 잃고ㅜㅜ
이 경험 때문에 본격적으로 취업준비 하기도 전에 회사생활, 사람들과의 관계가 너무 두려워졌고 인턴 끝난 후로 불면증이 생겨서 잠도 잘 못자고 힘들었어요.
없는 자신감도 만들어내서 자기소개서 작성해도 모자란데 지금 다 두렵고 제가 잘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인턴 때를 생각할 때마다 너무 우울해져요.
과연 제가 앞으로 면접을 보고 취업을 하고.. 취업을 한다 하더라도 회사 내에서 처신을 잘 해가며 미움 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