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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자친구가 될 남자친구에게

1901 |2015.07.24 01:17
조회 229 |추천 2

니가 이 글을 보게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어딘가에는 정리 글을 남겨야 할 것 같아서...고민하다가 여기에 쓰기로 했어.

내가 이렇게 네이트 판에 글을 쓰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었는데...

너무너무 마음이 아프다.

이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얼마나 고민했는지 너는 알까?

너를 놓는다는게 나한테 어떤 의미인지 너는 알까?

넌 내 애인이자 하나밖에 없는 베프였고, 대학생활을 함께한 둘도없는 소중한 존재였어.

나의 모든 대학생활은, 아니 지금까지도 너랑 모든 걸 함께 해왔잖아.

그래서 더더욱 너를 놓을수가 없었어.

너를 놓게되면 내 20대를 돌이킬 때마다 너무 아플 것 같았어.

그리고 예상했던대로 벌써부터 아프다. 진짜 너무 아파.


우리가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우리 참 좋았잖아 그치

비록 싸우기도 많이 싸웠지만

단 한번도 하루 이상 끌어본 적 없었고

넌 여자문제로 난 남자문제로 속썩인적도 없었지, 최근까지는.

너에 대한 믿음은 정말 확고해서

그냥, 니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았어

어떤 상황에서도 널 믿을 수 있었어

언제나 넌 내편이라는 확신도 있었고 그 때는 적어도 우리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라고 생각했었거든

나는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서로를 발전시킬 수 있는 관계가 되기를 바랐어

그리고 그 때 우린 정말 그런 관계였어

그런데 어쩌다가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정말 마음이 아프다


작년부터 너는 나한테 상처를 주기 시작했지

사실 그 전에도 아예 없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나도 너에게 마냥 잘했던건 아니니까.

그래도 나는 노력했는데

내가 비록 섬세하고 애교많은 성격은 못되어서 너를 세심하게 배려하고 그러진 못했지만

그래도 나는 니가 나에겐 최고의 남자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

난 단 한번도 널 무시한적 없었고

다른 남자랑 비교한적도 없었어

니가 잘하면 너무 기뻤고 그게 얼마나 대단한건지 알려주고 싶었어

너의 장점을 본받고 싶었고 칭찬해주고 싶었어

그래서 난 그렇게 했는데 너는 별로 좋아하지 않더라고

아니, 좋아했을지도 모르지. 다만 표현하지 않은 것일지도 몰라.

좋아하지 않더라도 괜찮았어.

어차피 그런 반응을 기대하고 한 건 아니었으니까.

나한테도 똑같이 해달라고 바란 것도 아니었어.

난 그냥 너한테 그렇게 해주고 싶었어

적어도 나에게 너는 그런 존재다, 너는 대단한 사람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야

그런데 너는 어느 순간부터 나를 무시하더라고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무시하고

나의 능력에 대해서 무시하고

심지어 못하게 방해도 했지? ㅎㅎㅎ

그 때 받은 충격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아

너의 행동은 장난이라고 실수였다고 하기에는 너무 진지하고 심각했어

그 때 처음으로 너와의 관계를 지속하는 것에 대해서 고민하게 됐어

그 전까지는 우리의 미래에 대해서 단 한번도 의심한 적 없었는데

상처를 주고 발전을 막는 행동을 계속한다면

굳이 이 관계를 지속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 라고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해 봤던 것 같아

그리고 넌 엄청 빌었지.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다시는 그런 행동 하지 않고 상처주지 않겠다고.

난 믿었어

적어도 내가 아는 너는 바뀌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었으니까

그래서 기회를 주고 싶었어


그런데 너는 계속해서 상처를 줬지

이번에는 여자 문제로.

주변 사람들은 다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었어

내가 바보였지

그땐 나도 너무 정신없이 바빠서 그런 문제에 신경 쓸 겨를도 없었어

근데 좀 여유가 생기니까 화가 나더라고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지?

내가 얼마나 싫어하는지 알면서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솔직히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또 한번 더 널 믿었어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빌고 또 빌길래

그래, 마지막으로 믿어보자

달라지겠지 조심하겠지

그랬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또 그러더라

그제서야 정신이 들더라고.

그리고 그 때 처음으로 니가 낯설어졌어

내 남자친구라는 느낌이 좀 덜해졌달까

그 전까지는 그래도 넌 확실히 내 편이고 내 남자친구라는 확신이 있었는데

그 일 이후로 뭐랄까, 그냥 내 남자친구가 아닌 것 같았어

너도 느꼈을지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부터 너한테 속얘기도 잘 안하고

비밀 얘기도 잘 안했다?

그냥 꺼려지더라고..

말할 수가 없었어.


그리고 점점 더 이상해지더니

너의 행동은 오늘 정점을 찍었지

나를 괴롭히지 못해서 안달난 사람 같았어

지금 내가 얼마나 힘든 상황인지 뻔히 잘 알면서

애인으로써의 최소한의 배려도 아니고

인간 관계에서 해야 할 최소한의 배려도 하지 않는 널 보면서

내가 너에게 어떤 존재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

내가 너무 편해서 그랬다고 생각하기에도 너무 도가 지나쳤어

그래서 어마어마한 상처를 받았고

다시 돌이킬 수 없을만큼 너무 큰 상처를 받아서

너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줄 수 없을 것 같아

미안해


 

정말 미안해

비록 상처를 많이 주긴 했지만

나를 많이 좋아해주는 남자친구였고 좋은 친구였어

그런데 더이상은 너무너무 힘들어서 나도 계속할 수가 없어

진짜, 너무너무 힘들어

나는 격려를 바란 적도 없고 응원? 그런거 꿈도 안꿔봤어

의지 할 수 있는 남자친구를 바란 적도 없어

그냥 같이 있다는 것 자체로 만족했어 나는

너와 함께 하는 일상 자체로 만족했어

그냥 곁에서 조용히 함께하는 건 불가능했던 걸까?

너는 꼭 나를 그렇게 괴롭혔어야 하는 거야?

아무리 내가 편해서 그랬다지만

나는 너의 엄마가 아닌데.

아니 엄마한테라도 그렇게 하진 않았을거야.

내가 부탁했잖아

그냥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두라고

위로니 응원이니 그런거 바라지도 않으니

그냥 가만히 들쑤시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는데

오늘은 니가 좀 심했어.

그리고 여전히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잘 모르는 것 같아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


너와 함께 해온 시간이 길어서 정리하는 것이 힘들겠지만

그래도 그런 이유 때문에 우리 관계를 지속할 수는 없어

나는 이제 그만 할래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울고있고 마음이 찢어질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속이 시원하기도 해

물론 앞으로 언제 어디서 어떻게 아프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그리고 앞으로 정신없이 바쁠테니 아픈지도 모르고 지낼 수 있을거야



미안해, 그리고 고마웠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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