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입니다..
친구와 바람 핀 남자때문에 너무 갑갑합니다..
두 사람에 대한 배신감..
제 삶에 집중도 어렵고 무엇보다 자존감이 너무 낮아진 갓 같아 속상합니다.
조금 긴 글이지만 읽어주시면 저에게 심적으로 정말 보탬이 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사실 저 친구랑 친하게 된 계기가 좀 다른데요.. 상황은 이렇습니다.
저랑 전남친은 사내연애였어요.
일단 분위기 설명을 하자면, 사내 라인, 네트워크가 쫌 얽힌 집단이라 처음 일 시작하는 저는 어디에도 끼기 어려웠어요.
일하면서 사적인 얘기는 커녕, 죽어라 제 맡은 일만 열심히했죠. 사람들과 친해려는 기대도 크게 없었던 것 같아요.
어린 친구들처럼 언니오빠들한테 애교를 피우는 타입도 아니고..
사실 전 어디가서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거에 부담을 느끼는 편이 아니예요.
친구들도 많고 집단에서 리더가 되길 좋아하고..
그런데 유독 이 집단에서는 처음부터 어려웠어요.
그러던 중 처음으로 사적으로 말을 건넨 사람이 이 사람이었어요. '술 좋아하냐고, 번호가 어떻게 되냐고'
사실 좀 많이 기뻤죠. 제가 어린데도 평소에 항상 저에게 꾸벅 인사해주시고, 이렇게 말도 걸며 제 농담에 웃어주시고.
사적으로 만나자마자 급속도로 사귀게 되었어요.
(제가 바보같았죠.. 첫 사적인 자리에서 술을 좀 많이 마셨는데, 제가 몸을 못 가누었거든요.. 그사람이 집에 데려다주면서 스킨십을 하길래 저도 그냥 받아주었고, 그런 적이 처음이라 우습게도 설레었던 거예요)
일하는 곳엔 비밀이었습니다.
그사람말론 윗사람이 보았을 때 여자한테 좋은게 없다며, 안 밝히는게 좋다고 말하더라구요.
처음엔 스릴있고 재밌었죠. 또 사람들이 그사람에 대해 얘기할 때 다 좋은 평만 하고, 신뢰하니까 저는 속으로 무척 뿌듯했어요.
그런데 저도 여자인지라.. 새로들어오는 여자들한테 잘해주는 모습을 보니 질투가 나더라구요.
그러던 중 첫번째 일이 터졌습니다.
술자리에서 그사람이 그여자 손을 잡았다는 소문이 들렸어요. 심지어 그 술자리는 제가 알지도 못했던..(그사람은 저한테 회식이 있을 때마다 알려주지 않았어요. 제가 못끼는 자리도 아닌데.. 제가 남자랑 웃고 농담하거나 점심시간에 옆자리에서 식사하는 것만봐도 질투했었거든요)
그냥 지나가려했는데 그때부터 일하면서 손이 스치는 것도 보이고..그 여자도 의지하고 있는 것 같고.
그래서 저는 일하면서 이따금씩 짜증을 내기 시작했어요. 달리 표출할 방법도 없고..
안되겠다싶어 그사람한테 직접 물어보니, 술 취해 기억이 안난다네요. 또 자기가 그여자 뿐만 아니라 같이 있던 남자들 손도 다 잡았을거라고.
의심을 하고 질투를 하게되면 관계 유지가 어렵지 않겠느냐며 오히려 저를 다그쳤던 것 같아요.
저는 그사람을 정말 좋아하고 있었고, 결혼도 생각하고 있었어요. 심지어 같이 살 집을 알아보고 있었거든요.
(동거와 관련한 일련의 모든 일은 당시 제 몫이었습니다.. 참 그사람 업무적인 부분도 제가 발품 팔아가며 많이 도와줬었네요)
내가 너무 예민하게 굴었나싶어 그냥 지나갔습니다.
때마침 그여자도 일을 그만두었거든요.
여기서 친구가 등장합니다.. 그여자자리에 이친구가 일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언제 사적인 얘기를 나눴는지 그사람은 종종 그친구 얘기를 먼저 꺼내더라구요. 좀 어두운 아이인 것 같으니 저한테 잘 챙겨주라면서. 나이도 동갑이라네요.
저는 또 순진하게 그사람이 신경쓰는 아이니깐
내가 더 친해지고 챙겨줘야 싶었던거죠. 게다가 동갑친구는 처음이었고.. (그 때 저는 일하는 사람들과 점점 친해지고 있었거든요.)
먼저 인사하고 말걸고, 사람들과 술자리에 일부러 초대도 많이 했어요.
그친구는 금방 적응해나갔고 어느 순간부턴 제 초대에 참석하지 않고 따로 자리를 꾸렸어요.
그친구랑 개인적으로 친해지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그런 자리나 연락은 하나없으니 쫌 아쉽기도 하더라구요.
곧바로 두번째일이 터집니다.
지난 번과 같은 소문이 또 난거예요. 또 제가 몰랐던 술자리.. 많이 당혹스러웠습니다.
그때 저희는 동거를 막 시작했을 때였으니깐요.
제 딴에는 안심하고 있었던 거죠.
너무나도 신경쓰여 몰래 휴대폰을 보고 말았습니다.
가관이더군요. 하트이모티콘에 늦은시간마다 자냐고 뭐하냐고 물어보고 있고.
심지어 제가 그사람 힘들때 보라고 보내준 귀여운 사진, 유머글이 그친구 프로필이 되어있는게 아니겠어요.
글을 올려보니 술자리에서 팔을 잡고 있는 사진도 있었어요. 누가 찍어준 걸 본인이 받아 그친구한테 자랑이라도 하듯 보낸거예요. 우리가 지난 번에 이랬다면서..
배신감.. 사실 그 전 연애도 이런 식으로 끝났었습니다.
대학 시절 저흰 오랜만난 유명한 과씨씨였는데..
제가 특별히 챙기던(남자가 저한테 챙겨줬으면 좋겠다고 부탁받았던) 여자후배와 바람났었거든요..
그리고 또 한가지.. 제가 유치원시절 아빠도 저희 가족을 이렇게 버렸었거든요...
어쨌든 우리는 곧바로 헤어졌어요.
(이 것도 바람이라 인정하지 않고 업무얘기를 했을 뿐이라며, 제 질투심에 더 만나기 어렵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이상하게 이번엔 그친구가 밉지 않았어요.
오히려 불쌍하다고 생각했죠.
그사람이 싱글인 줄 알았을테니까 저처럼 먼저 접근하는 사람한테 마음을 주었겠구나 싶고.
헤어지고나서 바로 그친구한테 연락했어요.
그사람 조심하라고.. 사실 나랑 몰래 만나고 동거까지했는데, 알고보니 술만 마시면 새로온 여자들한테 다 집적거리는 사람이라고. 헤어졌더니 막 집착하기까지 하는 사이코라고. (이 때 하루걸러 태도가 급변했거든요. 하루는 막 분노하면서 새벽마다 어디냐고 부재중전화 문자에, 하루는 제가 자기를 잡아줄 줄 알았다며 슬프다며 막 울고..)
누군가에게 이 일을 처음 말하다보니 저도 감정적이게 되어, 헤어진 후 그사람이 저를 덮친 얘기까지 했어요. 저항할 수가 없어 그저 울며 당했다고.. 그게 사실이었거든요...
친구는 자기를 생각해서 말해준 게 고맙다고 했어요.
저도 한편으론 안심했던건지, 다시 일에 집중하려 노력했죠.
그런데 뭔가 이상하더라구요. 그렇게 그친구라 말을 트고 점점 가까워졌다 생각했는데, 그친구는 그사람과의 관계가 경색되는가 싶더니.. 오히려 더 가까워진 것 같아 보였어요.
제 착각인가 싶었죠. 내가 예민한 건가.. 뭐지 나는 이 친구한테 누구한테도 말하지 못한 내 속사정을 다 얘기하며 으지했는데.. 지금도 우린 평소처럼 장난을 치고 있는데..
우연찮게 제가 바로 이사간 곳이 그친구와 같은 아파트동이었어요. 일 끝나고 같이 집에 가면 되겠다 싶었는데, 그때마다 제가 마감이 늦어져 정리하다보면 친구는 먼저 집에 가고 없어라구요. 평소 같으면 그사람도 상사대신에 마감을 할텐데, 부쩍 칼퇴를 하고.. 또 회식자리에서도 어느 순간 둘이 사라졌더라구요. 혹시 같이 집에가는 걸까 생각이 들었어요. 생각해보니 여태 데이오프도 비슷했던 것 같고..
그러던 어느 날 딱 마주친거죠.
퇴근 후에 머리 좀 식힐 겸 집근처 카페에서 책을 읽다가 자정이 넘어서야 귀가를 하던 중이었어요.
아파트 앞에 그사람이 혼자 있더라구요.
그 시간에 누군가를 기다리듯이 있는 모습..
아.. 그 때 알았어요..
난 여태 두사람한테 웃음거리였을까..
발악하는 독한여자로 보였던 게 아닐까..
말도 안되는 거짓말까지 지어내며..
(그 사람이 저란테 집착할 땐 정말 사이코같았거든요.
말도 안되는 행동이 많았어요..)
또 저는 그당시 감정 조절이 잘안되어 일하면서도 부쩍 예민해지고, 심지어 변했다는 소리도 한창 듣고 있었거든요.
반대로 그친구는 일하는 거에 인정받고 있었고.
제가 얼마나 초라해졌었을까요.
그리고 몇일 전 동료한테 우연히 들었어요. 둘이 언제부터인진 모르겠지만 사귀고 있다고. 그사람이 먼저 동료한테 말했더라구요. 저와는 그렇게 철저히 관계를 숨겼으면서..
저도 더이상을 참기 힘들어 다다음주에 일을 그만둡니다.
전에 일하는 것에 인정받아 조금 괜찮은 조건도 있었지만, 과감히 포기해버려야겠더라구요. 둘의 모습을 제가 견디지 못할 것 같아요.
긴 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이것만으로도 많은 위안이 되었어요.
저도 이 트라우마를 극복하고자 노력해야겠죠.
당장은 어려워 어떻게래야할지 잘 모르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