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남자입니다. 이성교제 경험은 한차례도 없습니다.
이성을 만날기회는 많았지만 가볍게 만나는걸 싫어하고, 시간낭비, 감정낭비라고 생각해왔었습니다. 그러던중 한분을 만났고 첫눈에 반했습니다. 고민고민하다가 손편지를 썻습니다. 여자분들에 대해 아는게 전혀없고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몰라서 쑥쓰럽지만 도움을 청해봅니다.
편지내용을 올립니다. 여성분들께서 보시기에 어떠신지 좀 묻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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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번에 의도치 않게 피해드려 죄송합니다. 양말사갔을 때 기분 나빠하실까 봐 걱정했는데 웃으며 받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본인도 아시겠지만 웃으시는 게 참 예쁘셨어요. 함께 드린 과자는 친구분들과 드시라고 넣어뒀어요. 양말이 너무 아이들 거 같아서 안 신으실 줄 알았는데 신으셨더라고요. 속으로 소리치며 웃었어요.
그날은 하루 종일 집중을 못했어요. 이대로 그냥 있다가는 남은 90여 일 동안 집중 못 하고 내가 망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어떻게든 말을 해보려 했지만 정작 앞에 계실 땐 아무 말도 못하겠더라고요. 혹 기회가 생길까 해서 토, 일요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점심시간, 저녁시간, 밤 10시부터 30분까지 김밥 먹으며 1층에서 기다렸는데...ᅮᅮ 더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자습시간에는 반에 책 가지러 오실까 해서 복도에서 계속 서서 공부하며 기다렸는데... 역시나!....
덥고... 다린 다 풀리고... 집 가자마자 그냥 쓰러져 잤습니다ㅋㅋ
지금 생각하시는 것처럼 전 상당히 찌질하고 감정 표현이나 이성에 대해 매우 서툴고 어려워합니다. 그날 누군가에게 먼저 말을 건넨 것도 처음이었어요. 20년 동안 누굴 만난 본적 없었고, 친동생 아가들을 제외하고 손편지 쓰는 것도 처음입니다. 여자들이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전혀 몰라요.. 친구들이 흔히 말하는 모솔입니다. 그래도 여동생들은 기가 막히게 잘 돌보고 예쁘게 잘 키웠어요!!
당장 뭐 어떻게 만나자. 라는 건 절대 아니에요 부담 갖지 마세요. 지금 상황도 상황인지라 심적 여유가 없으실 수도 있고, 제가 맘에 안 드실 수도 있고, 혹은 누군가를 만나고 계실 수도 있어요. 신경 쓰지 마시고 편지는 찢으시고 노트로 쓰세요! 전 그래도 살면서 처음으로 감정 표현과 하고 싶은 말을 구두로는 아니지만 손편지로나마 전달했다는 것에 대해 기쁘고 괜찮아요. 그래도 쪼끔은 씁쓸.. 하겠죠..? 열심히 해오셨던 것처럼 끝까지 하셔서 바라시는 것 꼭 이루시길 기도하고 응원할게요. 덕분에 3일 동안 공부는 못했지만 고민하며 행복했습니다. 앞으로 학원 가는 것도 즐거울 거 같아요.
희박한 확률이지만 전자와 같은 상황과 생각이 아니시라면 좋겠네요... 남들보다 잘난 거 없이 착하고 예의 바른 게 전부지만 그거 하나로 사람 만나는 데에 큰 문제없이 예쁨받으며 자랐습니다. 집 형편도 어렵지만 초코에몽 정도는 배 터지도록 사드릴 수 있어요. 지금 편지를 쓰고 버리고 쓰고 버리고를 반복해서 17번째 쓰는 건데 이것도 버릴 거 같네요... 어허.... 이 편지를 책상 속에 넣어둘까.. 직접 드릴까도 엄청 고민되네요ㅜㅜ 어렵네요 진짜... 친구들은 어떻게 이런 걸 쉽게 하는지... 전 말 한마디 거는 것도 심호흡 몇 번 하고 해야 하는데... 못난 글씨와 쓸데없는 말들 봐주셔서 감사하고, 집중하셔야 하는데 신경 쓰이게 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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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입니다. 여성분들께서 받으셨다고 생각해보실때....어떤가요? 그리고 사진은 제가 쓴 노트입니다.
A4용지나 편지지 한장으로 드리는것보다 새노트 맨앞장에 써서 드리는게 색다르고 다른용도로 사용하실수 있으시니 써봤는데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