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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기억나? 그때는

오랫만이야 |2015.08.18 13:04
조회 82 |추천 0

나도 어렸다.

미국으로 막 온 5학년때에는, 바뀌어 환경, 나에게 주어진 책임감, 그리고 말이 안통하는 사람들로 인해 스스로 알진 못했지만 나도 스트레스를 받았을꺼다.

학교를 가니, 한국 친구들이 몇몇 있었고, 미국으로 와 친구가 없는 나로써는 한줄기 빛 같았다.


솔직히, 오래된 일이라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그냥 기억나는건, 내가 욕을 심하게 많이 했다는 점이다.

아마, 한국에서 여자애들보다 남자애들과 더 친했기 때문에 그런 험한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된 것이겠지.

물론 지금은 변했다. 간간 욕을 하긴 하지만, 예전보다는 심하지 않다.

뭐, 적당한 욕은 재치가 아닌가.


내가 욕을 많이 한건 인정한다.

하지만, 그때의, 어리고 정신적으로 많이 약했던 나는,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몰랐다.


그때의 나는, 모든 사람이 부러웠다.

아빠가 한국에 있는 나로써는, 다같이 살고있는 너희 가족이 부러웠고, 

영어를 하나도 못하는 나로써는, 영어를 잘하는 너희가 부러웠다.

그런것들 떄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나는 그때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는지 잘 몰랐다.

그리고, 난 스트레스를 욕을 쓰는걸로 풀었다.

물론 제일 좋은 방법은 아닌걸 인정한다.

지금도 되게 바보같은 짓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오기 바로 전, 나는 한국에서 왕따를 당했다.

지금생각해보면 되게 바보같은 일이였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그 트라우마가 있었다.

친구랑 멀어지기 싫어. 더 가까워 져야해.

그런 마음을 가지고 너희를 대했다.


물론 몰랐겠지만, 너희가 나 모르게 장난을 칠때면 나는 괴로웠다.

한국에서의 일이 생각나 어찌할 줄을 몰랐다.

그것때문에 너희에게 화를 낸것 때문에 멀어질 줄이야.


중학교로 들어갔다.

나머지 애들은 한국으로 들어가고, 너 혼자만 남았다.

우린 더 친해졌다. 그건 인정 할꺼다. 친해진건 사실이니까.


그때, 다른 애가 미국으로 왔다.

처음엔 나도 친해졌다.

친해지고 싶었다.

그리고 우린 친해졌다.


지금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너희들은 같은 교회도 다니고 부모님도 서로 잘 아시니 친한게 당연하다.

그때의 난 내가 그 친구라는 그룹에서 내가 없어질까봐 조마조마했다.

내 자리를 만들어야 했다.

안그러면 난 또 왕따를 당할것 같았다.

그래서 서로 욕을 한걸까. 사실 이것도 잘 기억은 안난다.

하지만,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했단것은 잘 안다.


다만 기억나는건, 학교다닐때의 일.

어느날 내가 둘중의 한명의 샌들을 이쁘다고 칭찬했었다.

중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는 모른다.

이쁜 샌들을 신고있던 그 아이는 내가 그 샌들을 쓰레기 취급한다고 들었다고 했다.

너희 탓을 가능하면 안하고 싶지만, 진짜 이것만은 아니다. 오해다.


너희는 나를 싫어하는것 같았다.

그러니 나도 너희를 싫어하는척 했다.

앞으로 아는척 하지 말라고 쪽지에 써넣어서, 사물함으로 넣었다.


물론 후회했다.

나는 친구가 필요했는데, 친구들을 꼭 잡고싶었는데.

그래서 친해질려고 했다.

비슷한 일도 해보고 이렇게 저렇게 많이도 해봤다.

근데 질려하는것 같더라.


시간이 지나고, 너희 두사람중 한명은 한국으로 가버렸다.

그 이후론, 물론 친해지고 싶었지만, 말은 하지 않았다.


나는 바뀌었다.

그때의 난 왕따를 당한다고 생각했고 내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왕따 당할만 짓을 했고 다 내 잘못이였다.

어린 난 누굴 따뜻하게 안아줄 애가 아니였지만, 지금의 난 아주 꼭 안아줄 수 있다.


이제 약간 투정을 부릴꺼다.

어이없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읽어주길 바란다.


너희는 내가 욕하는것에 대해서 참 할말이 많은것 같았다.

그러면 얘기해주질 그랬냐.

그 쓰레기같은 성격을 고친것도, 중학교 2학년, 3학년때 만난 4명의 다른 친구들 덕분에 고쳤다.

사실 걔네들 없었다면 나는 그때의 쓰레기인 나였을지도 모른다.


내가 너희들보고 아는척하지 말라고, 너희가 싫다고 한건 맞다.

그래도, 한번쯤은 따져주지 그랬냐.

어이없다고, 잘못한건 너인데 네가 뭔 난리냐고.

그랬다면 내 잘못을 더 빨리 알았을텐데.


그때, 너희과 멀어졌을때, 웃긴 이야기지만 나는 배신당한것 같았다.

웃어도 괜찮다. 내가 생각해도 웃기다.

그때문에, 나는 점점 낯을 많이 가리게 됬다.


뭐,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블로그 상으로 친구를 만나기도 하고.

처음보는 사람과도 친하게 지낼 수 있을 자신이 있다.


하지만 불안한건 아직 남아있다.

그 사람이 언제 날 배신할지 모르니까 불안하다.

알던 사람이 멀어질까봐 언제나 불안하다.


사실 너희가 이걸 읽을 수 있을지 어떨지는 나도 모른다.

지금의 나는 너희들에게 연락할 방법이 없으니 이런 판에서만 너희들에게 사죄하고 있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성격도 취미도 좋아하는것도 많이 바뀌었으니까.

그때의 내가 BL이란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될지, 오토메게임이라는것에 관심을 가지게 될지, 알았겠느냐.

뭐, 갑자기 생각나서 적어봤다.

내 잘못을 뉘우치는 중요한 계기도 됬고.


일단 말하겠는데, 나 더이상 앤아버, 미시간에 안산다.

물론 Tappan 중학교에서 만난 애들과는 연락 아직도 하고 산다.

가끔이지만.


나, 뉴욕으로 이사왔다.

이제 나는 대학 원서 낼 나이가 됬고, 꿈에 파뭍혀 있던 나와는 달리 지금은 너무 현실적이다.


이 글을 본다면, 날 용서해줘라.

너희가 이런 일을 기억하고 있을지 없을지는 나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 기억이 가슴 속 깊이박혀있다.

그때의 일,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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