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세번째 안녕이야!
오늘은 좀 우울한 주제로 쓰려고 했는데 마침 날씨도 우중충하니 맞춰주네..
소나기인 것 같은데 양이 꽤 많다 밖에 나가려면 우산 꼭꼭 챙겨!
내가 쓴 글을 읽어주고 조금씩 자신의 생각이나 고민들을
밖으로 표출하고 있는 친구들이 생기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 ㅎㅎ
한 명의 독자라도 알뜰살뜰 챙기는 그런 글쓴이가 되도록 할게!
음.. 우울한 주제를 다룬다고 했는데
이 사회속에서 동성애를 하며 살아가려면 반드시 겪어야 하는 고충이라서 더 그런 것 같아
사실 동성애를 하게 되면 자신을 숨기게 되는 게 당연해..
당당히 난 동성연애 중이다 라고 알릴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또..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는데 그 상대가 동성이고
그 사람은 동성애에 관해 전혀 관심이 없거나 부정적인 의견을 살짝이라도 표출한 적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엄청 우울하고 괴로워 지니까.. 참 슬픈일이지
나는 사실 고등학생 때 의도치 않게 커밍아웃을 당하면서 한 학년이 통쨰로 지옥이었어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너무 마음만 앞서고 경솔했다고는 생각해..
내가 고백했던 친구는 내 예상과 다르게 엄청난 거부감을 드러내며 날 밀어냈거든
정말 생각치도 못했던 반응을 보여서 급급한 마음에 불을 꺼보려 했지만 그것 마저도 낭패..
하필 그 고백날이 수학여행을 가기 전 날이었는데 뭐 수학여행은..
기억하기 싫어서 잊고 살다보니 지금은 진짜 머리속에서 잊혀진 것 같네 ㅎㅎ
그 친구에게 미안하기도 했고 내 스스로가 너무 원망스럽기도 했고..
또 그 친구가 밉기도 했어 꼭 이렇게까지 나를 비참하게 만들어야 했나..
사실 내가 고백을 하게끔 행동했던 건 그 친구였다고 생각하거든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있는 날 보며 질투하는 식의 말들을 잘 내뱉었고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먼저 관심을 보이면 그걸 못참겠다는 식의 행동까지 했었으니까
결정적으로.. 그냥 친한 친구라고 하기에는 조금 과한 스킨쉽들도 한 몫 했지
근데 지나쳐보니 그건 나의 아주 큰 착각이었던거야
그 친구는 우정이었는데 난 사랑으로 받아들이고 나 혼자 전전긍긍 했던 거였어
이제와서는 뭐... 학창시절의 큰 흑역사 정도로 여기고 웃어 넘기지만
아직도 마음 한 켠이 씁쓸해지는 걸 보면 그래도 꽤 많이 좋아했던 것 같아
아 그래.. 고백한 후로 그 친구와의 관계는 어떻게 변했을까?
하필 1학년 때 고백을 하고 1~3학년 내내 같은 반이 쭉 올라가는 형식이어서
방학 빼고는 안보고 지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으니까 그냥 시간이 해결해 줄거라 믿으면서
이런저런 마음과 생각들을 정리했었어
그 친구는 내가 약 2m 반경에만 들어서도 놀라서 피해다녔고
난 그 행동에 상처받지 않으려고 그냥 담담하게 여겼어
우리가 다른 반이 되지 않는 이상 어차피 쭉 보게 될거고
언젠가 넌 다시 나와 웃고 떠들며 지내고 있겠지.. 이런 생각으로 하루하루 버텼어
열심히 바라면 이루어 진다고 했던가.. 정말 2학년 2학기 때 쯤부터 그 친구가
다시 친한척을 하기 시작했고 나도 딱히 밀어내진 않았지만 그 전보다는 거리를 뒀었어
또 같은 일이 반복되는 걸 바라지 않았으니까 서로 티내진 않았겠지만
그 전엔 없던 묘한 거리감과 벽이 생긴채로 지냈던 것 같아
내가 굳이 이런 우울한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사람이란 감정에 쉽게 휘말리는 동물이다 보니 어느 순간 일을 저지르고 난 뒤에
후회하게 된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서! 아니 뭐 과장되게 포장하긴 했는데
커밍아웃의 후폭풍, 현실을 알려주고 싶어서야 ㅎㅎ
물론 내가 고백한 상대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어!
현재 썸을 타고 있거나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동성인 경우에
대놓고 동성애 관련한 이야기를 해보진 않더라도 충분히 힌트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많잖아?
이미 대중들에게 동성애자로 알려진 사람에 대해서 살짝 언급을 해본 뒤 반응을 본다던가..
어디서 봤는데 이 심리테스트로 동성애 기질이 있는지 알아볼 수 있다더라~ 하면서
해당 테스트를 해볼 것을 권해보고 반응을 본다던가.. ㅎㅎ
또는 성인이라면 술자리를 가진 후에 취기에 살짝 힘입어 고해성사 하듯이 뱉어보는 방법도 있고..
내가 보기에 확률은 50대 50인 것 같아, 모 아니면 도!
다행히도 상대방이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면 정말 좋은 일이지
연애를 시작하고 얼마간은 그 행복에 취해 정말 꿈같은 나날들을 보낼거야
그런데 한 달, 1년, 3년.. 시간이 갈수록 나와 그 사람은 나이를 먹고
현실속에서 수면위로 떠오르는 다양한 장벽들이 보이겠지
부모님과 어른들의 연애, 결혼 이야기.. 더 나중을 생각했을 때의 늙어가는 우리들..
이 고민들은 현재 언니도 가지고 있는 고민들이야
어른인 게 싫고 나이를 먹어가는 게 싫어질만큼 내 머릿속을 갉아먹는 느낌이 들거든..
그렇다고 혼자서 끙끙대며 생각하진 않아
내가 사랑하는 사람 또한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고
우리는 잘 헤쳐나갈 수 있을거야.. 걱정하지 말자 서로를 항상 다독이니까
사실 언니는 아직 부모님과 함께 지내고 있는데.. 2~3년 뒤에는 꼭 독립을 할 생각이야
오로지 내 힘으로 독립을 해서 그 사람과 함께 동거를 할 생각인데
일단 그 것부터 이루고 나면 이후로 자연스럽게 부모님과 대면하게 되는 일이 생길거라 생각해..
그럼 그 때 부턴 길거나 짧은 전쟁이 시작되겠지..
운이 좋다면 좋게좋게 금방 끝날 수도 있고.. 나쁘다면 2차, 3차로 번질 수도 있고..
근데 그런 일이 벌어질거라고 생각해서 벌써부터 걱정하거나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하진 않아
내 옆에 있는 사람이 내 편이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거든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 나의 사랑, 나의 사람
사실 저렇게 많은 고민들과 닥쳐올 고난들은.. 지나버리고 나면
내 인생에 남겨질 몇몇의 에피소드들일 뿐이라고 생각해
애초에 현실이 무서워 시작도 못한다면 결국 내 인생을 가짜로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동성애를 하려면 그 정도 배짱과 용기는 필수라고 봐
결국 당당해지지 못하더라도 내 인생은 잘 살아보고 죽어야 이 언니는 여한이 없을 것 같거든..
쉽지 않을 길을 가려면 그냥 열심히 잘 헤쳐나가는 수 밖에 없고 꿋꿋하게 나아가는 수 밖에 없어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네가 정말 후회없는 사랑을 하고 싶다면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해 봐
결국 뭐든지 노력하고 맞서면 다 이루게 되더라.. 사람 사는 게 그렇지 뭐
대신 뛰어들기 전에 꼭 필요한 게 있어
절대로 주저앉지 않을 강인함과 나와 함께 나아갈 그 사람
또 서로를 누구보다 굳건하게 만들 믿음..
이렇게 잘 준비했다면 충분히 뛰어들어도 돼! 이 언니가 응원하고 있잖아 ㅎㅎ
절대 혼자라고 생각하지마! 할 수 있을거야
어... 오늘은 이렇게 저렇게 쓰다보니 조금 늦게 마무리 했네
비 안 맞게 조심하고! 오늘도 맛있는 점심 챙겨먹어~
이번 글만은 꼭 많은 친구들이 봤음 좋겠다 ㅎㅎ
그럼 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