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끔 심심할 때 톡을 보며 즐기는 23살 청년이랍니다.
요즘 톡을 보면 소개팅에 관련된 글들이 많이 올라오던데.
잊을 수 없는 제 첫미팅에 대해 적어볼까 합니다..ㅎ
재수를 해서 남들보다 1년 늦게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문과였지만.. 영어를 망치는 바람에..교차지원해서 공대로 가게 되었습니다..
전 공대 공대 하길레 설마 설마 했는데.....진짜 설마가 사실이 될 줄이야...
학교에 가니 운동장엔 남자들 뿐이고..
남여비율이 10:1도 안되고..................................
늘 꿈꾸어오던 캠퍼스 로망은 완전히 사라져버렸습니다....ㅠㅠ
그래도 대학와서 사귄 친구들이 괜찮아서 ..그래도 이제 대학생이니까..
뭔가를 기대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죠.
그렇게 입학 후 학교를 다니던 중에... OT 때 알게되어
친해진 여자선배가 불쌍하다고 여대랑 미팅을 시켜준다는 것입니다!!
여대.. 여대..여대..!!
'그래 CC는 못하더라도 여대애랑 만나는 것도 괜찮을거야..'
그때만 하더라도 전 미팅하면 다 성공하는지 알았습니다..하하-_-
그만큼 미팅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기에.....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었죠..ㅋㅋ
과가 무슨과냐고 물어보니.. 유! 아! 교! 육! 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얼마 기쁘던지.. 그때는 왠지 유아교육과 하면 다 이쁠거 같고 착할 거 같았죠 ㅋㅋ
그리고 이어지는 선배의 말...
"그쪽 주선자가 애들 엄선해서 나온다고 했으니까
너희도 신경많이써야된다^^"
오오오오!!!!ㅠㅠㅠㅠㅠㅠ 그말 듣고 설레는 기분은
주체할 수 없을만큼 커졌더랬죠ㅋㅋ 3:3미팅이었는데
우리 3명다 첨 해보는 미팅이라.. 떨림은 극에 달했고....
퀸카들이 우리를 맘에 들어하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까지..
그래도 우리 3명 다 어디가서 꿀리지는 않는다고 생각했기에!!
용기를 내고 미팅준비를 했습니다..ㅎ
(저랑 같이 가기로한 2명은 저보다 한살어린 동생들이었답니다.ㅎ)
약속의 날.
선배는 자리에 못나간다고 해서 우리보고 그쪽 주선자 전화번호를
줘서 알아서 만나라고 했습니다.
좀 있음 만난다는 생각에 우리 세명은 다시 긴장하기 시작했죠.
"아 ~ 진짜 우리 맘에 안들면 어카지?" (전 대구 사람이랍니다;)
"괘안타 히아.. 그냥 재밌게 놀다온다는 맘으로 가자 첫미팅아이가.."(포항에서 온 동생)
"그래도 떨린다..." (원래 서울사는 동생)
이런 얘기들만 하면서 대학로에 도착했습니다..ㅋ
도착해서 떨리는 마음으로 약속된 술집으로 향했더랬죠..
우리가 조금 늦었기 때문에..(서로 꿀리지 않게 준비해야한다고 난리치다....-_-....)
술집이름이 잘 기억이 안나네요-_-; (이X주막인가?)
술집앞에서 심호흡 한번하고 들어갔습니다....
멀리서 보이는 아리따운 퀸카 3명................!!!!!!!!!!!!!!!!!!!!!!!!!!!
우리는 약간 떨어진 구석 자리에 앉아 그 쪽을 주시했죠..
그 쪽에서도 이 쪽을 보는게.......아~~ 이게 미팅이구나 싶었죠 ㅋㅋㅋㅋ
"오!!!!!!!!!! 쟤네들 아이가? 우리 꿀리겠다..ㅠㅠ"
이런 말을 주고 받으며 주선자에게 연락을 했죠.. 제발 저쪽에서 받기를 바라며..
신호가 갑니다. 근데 저 쪽에서는 아무 반응이 없습니다..
그 쪽 주선자가 전화를 받았는데.. 아직 오고 있다고 좀만 기다려 달랍니다..
아~~ 저 퀸카 3명이 아니라는 아쉬움과..................
그래도 더 괜찮은 여자분이 올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시간은 얼마나 천천히 가는지...ㅋㅋㅋㅋㅋㅋ
그 때 온 문자한통..
"저희 이제 도착했어요. 술집안으로 들어갈게요^^"
오!!!!! 떨림은 극에 달했고.... 우리는 기대하며 술집입구로
눈을 향했죠!! 제발 아름다운 첫미팅이 되길 바라며..!!
들어왔습니다. 술집 배경이 바꼈습니다.
광활한 대지와 활화산이 넘치는 배경으로..
그 가운데 늠름히 서있는 오크1 타우렌1 트롤1............................
진짜 저절로 침이 꿀꺽 삼켜진 적은 태어나서 처음이었습니다..
진짜 여자가 외모가 중요하냐며 늘 여자는 착하면 된다는
우리들이었지만.... 이건 정말 아니다 싶었습니다..
여자분들한테 이런말하면 진짜 못된거 알지만....
전 태어나서 그런 여자분들 처음 봤습니다..... 세명다....
(솔직히 지금도 꿈에 나올까 무섭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
그렇게 몬스터 삼자매는 우리 앞으로 와서 반갑게 인사를 했었죠..
"어머~안녕하세요 *^^*"
웃는 얼굴에 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도 진짜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우리 세명은.. 서로 아무말도 하지 못한 체 멍~ 하니 있었죠..
그러다 겨우 제가 형이니까.. 먼저 말해야겠다 싶어서..
"아.. 안녕하세요..저희 잠깐 화장실 좀 갔다올게요..^^" 하니..
"아. 알겠어요^^ 빨리 갔다오세요^^*" 하는 겁니다....
우리는 억지로 몸을 일으켜 화장실로 갔죠.................가자마자
전 긴한숨부터 나오고...... 포항동생은 바로 주선자 선배한테 전화해서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화를 꾹꾹 참으며 따지기 시작했습니다......
서울동생은 눈에 동공이 풀려서.....
"세마리 다 잡으면 만렙되겠다.. 만렙.. " 이러고 있고..
진짜 그 화장실에서 우리 세명의 모습은...휴...
정신을 차리고 나서 이제 이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상의를 했죠...
우리 한터프 하는 포항동생은 그냥 바로 도망치자 그러고...
서울동생은 그래도.. 선배가 주선해줬는데 어떻게 그러냐고....
저도 도망치고 싶었지만.... 결국엔 그냥 술만마시고 빨리 집에가자로
결과가 나왔죠.. 그래서 다시 자리로 돌아가니...
이미 주문은 다 해놨습니다.. 자리 세팅도 해놨습니다...
우리 세명 쪼롬히 붙어 앉아 있고 싶었는데.. 섞어 앉아서 놀아야 한답니다..
우리는 거부하지 못하고 시키는데로 따랐죠......
소주가 포션으로 보였는지.. 포항동생 술 미친듯이 마십니다..
타우렌이 재밌는지 웃으면서.. 자기들도 같이 먹자면서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진짜 억지로 웃으니까 얼굴근육이 떨리더군요..
그렇게 술마시고 소개하고..(뭐라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있으니..
심심했는지.. 게임하잡니다.. 왕게임.........................
왕게임하자는 소리에 포항동생 포션 연커푸 들이키더니.. 테이블 뻗었습니다..웃고있습니다..
딱하면서도.. 부러운 그 기분........ 그래도 트롤은 재밌어합니다...
타우렌이 왕이 되었습니다.. 오크와 서울동생 뽀뽀하랍니다...
귀여운 서울동생 얼굴이 사색이 되었습니다... 네.. 그래도 입 꽉다물고 하더군요..
(거의 강제적으로 보였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 모습을 보고 도저히 게임을 할 수 없었습니다.. 저도 포션을 빨기 시작했죠...
놀다보니 몬스터들이 우리 세명 하고 자기네들하고 짝을 다 지었습니다..
"어머.. 오빠는 트롤이랑 잘됐으면 좋겠다^^*"하구 타우렌이 웃습니다..
진짜 게임이었다면 경험치 포기하고 로그아웃 했습니다...
그러다가 포션이 떨어지자.. 기회다 싶어
"우리 포항동생도 취했고.. 우리 이제 그만마시자..^^..나도 죽을거 같애.."
라고 하니 아쉬워하는 눈치 막 쏘아 댑니다...
"좀만 더 마시지.. 그럼 우리 이제 모하러 갈까요?^^*"
하늘이 무너집니다.. 그래도 전 이게 마지막 기회라 생각했기에............
"일단 나가자....^^... 너희들 먼저 나가있어..........."
그러니 어쩔 수 없지 하는 표정으로 밖에서 기다린다고 하고 나갔습니다..
아직도 사색인 서울동생과.. 포션과다복용으로 쓰러진 포항동생을 보니..
이렇게 참담할 수가 없었습니다... 포항동생 깨웠습니다.
이게 마지막 기회라고.. 니 발로 돌아갈 수 있는 진짜 마지막 기회라고..
그러니 힘겹게 몸을 일으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형.. 제발.. 집에 보내죠..."
눈물겨웠습니다.. 그렇게 동생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오니...
그렇게 소주를 마시고도 멀쩡하게 오크 타우렌 트롤이 서있습니다...
"우리 노래방 가자~~~~ *^^*" 랍니다....타우렌이 대장인듯 싶었습니다..
"..........." 두번째로 침을 꿀꺽 삼켰습니다..
서울동생 용기내어 한마디 합니다.
"아!!........ 레포트!!!"
그렇습니다. 없는 레포트 생겼습니다. 저도 맞장구 쳤습니다.
"아.. 맞다.. 내일까지지...!!" 포항동생도 어떻게 들었는지 한마디 합니다.
"진짜 중요한건데....."
그래도 자꾸 더 놀자고 하는거.. 정중히 미안하다고 . 담에 보자고 하고
지하철을 탔습니다..ㅠㅠ 그때의 기분이란..ㅠㅠ
그래도 핸폰번호 달라고 해서 거절도 못하고 번호 가르쳐줬더니..
오늘 즐거웟다고 조만간에 다시 보자고 문자가 오더군요............
바로 삭제 했습니다.. 번호 저장한 척하다가 저장도 안했습니다...
그렇게 우리 세명은 처참한 몰골로.. 첫미팅 퀘스트를 마쳤습니다..ㅠㅠ
글을 적다보니 이렇게 길게 적을줄 몰랐네요...;;;
그때 생각만하면 너무 흥분되서..ㅠㅠ;;;;;;;;;;;;;;;;;;;;;;
저도 잘났다는 건 아니지만.......
진짜 여자분들한테 몬스터 들먹이는거 못할짓이지만...
진짜.. 태어나서 지금까지도 그렇게 생긴 여자분들 3명 처음 봤어요..ㅠㅠ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그 차원을 넘어섰었습니다..ㅠㅠ 진짜요..ㅠ
아.. 얌전하게 시작했다가.. 이렇게 흥분하게 될줄이야..;
긴 글 끝까지 읽어주신분 있다면 그 한분이라도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저한테는 잊을 수 없는 .. 정말 잊고 싶은 첫미팅이었답니다..ㅠㅠ
아. 그래서 그 후에 우리는 그 선배랑 연락안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