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미국에 이민와 내년이면 10년째인 20대 초반 학생입니다.
제 인생의 거의 반을 미국에서 지냈네요 벌써..
시간은 이렇게 훌쩍 가고 있고.. 아무것도 해놓은것도.. 그렇다고 영어실력이 뛰어나게 좋은것도.. 엄청나게 좋은 학교를 다니는것도..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네요.
본론을 말하자면..
이번에 4년제로 편입을 했어요.
오티가 나눠져 있는데, 어제 첫날이였죠 (미국 시간 기준). 6월에 한번 본 친구들이라 반갑기도 하고 아직은 많이 어색하고 그런데.. 제가 낯을 많이 가려요.
말도 잘 못 붙히고 말 걸어주면 얘기는 곧잘 하는데 금방 끊긴달까...
솔직히 말해서 전 미국생활이 잘 안 맞습니다. 개성 강하고 처음 본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말도 잘걸고 오늘 봐도 10년 친구처럼 친하게 지내는.. 그런 모습 너무 보기 좋지만 전 부담스럽거든요.
보자마자 인사하고 어떻게 지내냐.. 이런 영혼없는 질문들. 큰 리액션. 약간의 침묵도 잘 못 견뎌하는 여기 사람들에 비해 전 너무너무 소극적이고 말 없는 사람이거든요.
항상 이런건 아니예요. 원랜 말도 많고 (하도 많아서 진짜 어른들까지 쟤 좀 조용히 시킬 방법 없냐 할 정도) 금방 친해지고.. 말 그대로 여기 문화와 딱 맞는 성격의 소유자였죠.
그런데.. 갈수록.. 대학와서 특히나 더.. 그리고 지금도 진행중이지만.. 갈수록 낯가림이 심해지고 가식적인 모습에 이젠 화나지도 않고 오히려 무덤덤해졌어요. 그래도 여전히 싫습니다.
맞아요. 싫으면 어쩌겠어요. 내가 여기 살아야하는데. 학교 다녀야하는데. 이래봤자 나만 손핸데. 아무도 없는데... 근데 또 한국 사람들이랑은 안 그래요. 잘 어울리고 인기도 많고 재밌게 잘 지내거든요. 유독 여기 사람들이랑은 그렇게 할말이 없어지고.. 어색하고.. 먼가 그냥 안 맞는 느낌이랄까.. 그런게 항상 있어요. 항상 제가 맞춰주는 느낌이랄까. 지금 같이 사는 룸메도 백인친구인데 너무너무 착해요. 너무 상냥하고 다정하고 착하고 다 좋은데.. 저에 비해 너무 에너제틱하달까... 항상 해피해피!! 항상 기분 좋고 들떠있고.. 그에 비해 전 그냥 조용히 있는게 좋고 각자 할일 했음 좋겠는데... 솔직히 가끔은 그냥 좀 모른척 있음 좋겠어요... 룸메 자체는 너무 좋아요. 진짜 이런 룸메 만나 정말 다행이고... 고맙고... 근데... 솔직히.. 하.. 좀 피곤하고 지쳐요.. 그렇다고 성격이 막 내치고 의사표현을 (꼭 외국애들한테만) 잘 못해요.... 이런 바보가 없죠.
오늘도 오티하는데.. 다들 2-3명씩 짝 지어서 잘 다니는데.. 혼자였어요. 그러다.. 새 신발때문에 발이 너무 아파서 발 핑계로 (그냥 혼자) 집에 왔습니다... 집에 왔더니 밀려오는 허무감.. 아침에 준비하고 예쁘게 보이려고 했던 화장... 옷... 신발... 너무너무 바보같고 참 한심하기 그지없더군요.
답답하고... 내일도 있는 오티.. 낼 모레도 있는 오티... 그리고 월요일날 학교 첫날인데.. 너무 무서워요. 이 성격, 고쳐야 하는 거 알면서도 나아지기는 커녕 더 심해지고.. 또 이걸 문제를 알면서도 아무것도 못하는 제가 너무 바보같아요..
그냥 학교 수업 잘 다니면서 공부만 할까요...? 모든게 너무 무서워요.. 친구도 한두명은 있어야 할거고.. 쿨하게 혼자 다녀라. 이런말... 알면서도 그러기 싫잖아요 사실.. 제가 어떻게 하면 이게 좀 나아질까요? 그냥 계속 이렇게 억지로 맞춰가면 무덤덤해지고 아무렇지 않고 나중엔 괜찮아 질까요? 제발 도와주세요... 오늘 오티때 밥 먹을때도.. 그렇게 끔찍할수가 없더군요. 아무도 모르고.. 다들 어울려 지내는데 제대로 끼지도 못하고.. 내일도 너무 걱정이예요.. 마음이 자꾸 약해지고.. 멘탈도 약해지고.. 이대로라면 정말 끔찍한 학교생활 하겠다 싶고.. 자꾸 눈물이 나요.. 딱히 말할 친구도 없고 말해도 제 옆에 있어주지 못하니 말하나마나고... 제발 도와주세요.. 부탁드려요.. 조언이나 충고.. 개인 경험담.. 다 좋아요. 그냥 얘기하고 싶었어요.. 익명을 빌려 이렇게 제 마음을 좀이라도 다른사람이 알았으면 좋겠어서 글 올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말 오후부터 이렇게 우울한 얘기.. 정말 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