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방사는 30대 여성입니다.
문득 예전에 외할머니의 소개로 동네 남성을 소개받았던 일이 생각났는데
아무리 되새겨봐도 마음이 계속 편치 않아서 주절주절 글을 써봐요.
전 당시 28살로써 (하..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린나이구나일뿐인데.)
슬슬 부모님으로부터 '좋은 남자 있으면 시집가야지?'하는 등의 말이
나오기 시작하더라고요.
다른 지역이긴 하나 차로 약 30분?거리에 외할머니께서 이모님과 함께 사셨지요.
어느날 부모님과 함께 이모님댁에 어떠한 볼일로 방문하게 되었어요.
방에 들어서고 쉬고 있더니 백발이 성성하신 당시 80대초반이셨던 제 외할머니께서
저를 조용히 방으로 부르시더니 제게 내가 소개시켜주고픈 남성이 있다고 말씀 하시더라구요.
그러면서 같이 나가자하시고는 저도 따라 나섰습니다.
제 외할머니께서는 저에게 어려서부터 여자는 모름지기 배우지 않았어도 남자를 잘만나서
시집만 잘가면 돼..하는 말을 자주 하셨던 분이세요. 어린나이에 뭘 잘몰라서 실수를 하면
무섭게 호통치시던 분이구요. 그래서 많이 쫄았던 기억이 나네요.
소개를 해주신다는 남성을 만나러 그 작디작은 몸을 이끌고 가시며 하시는 말씀이
재산이 뭐 어느어느정도이고 등등의 말과 함께 마지막엔,,밥은 굶지 않을것이다...
란 말씀을 하시더군요. 그 말을 듣고 저는 엥? 역시나 6.25전쟁과 보릿고개등을 겪으신
옛날분이시라 저런말씀을 하시는구나...요즘 세상에 누가 밥걱정한다구..할머니도 참..
하는 이런 생각이 들었지요. 제 어머니의 남매는 대충 헤아려봐도 8명가량되요.
거기에 넉넉지 않은 살림에 모진세월을 아주 억척같이 살아오셨던 세월이라 짐작할정도에요.
그 많은 자식들을 어떻게 저 여린 여성의 몸으로 키우셨을까하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결국 도착하신곳은 이모님댁에서 불과 몇십미터 떨어진곳에 있는 슈퍼마켓이었어요.
난 먹을것을 사주시려나? 아니면 잠시 대화나누다 가시려나?하며 들어갔는데
안에서 외할머니의 목소리듣고 제 어머니 연배의 아주머니께서 문열고 고개를 내미시더니
간단한 인사말과 함께 저의 이름을 듣고는 저를 쳐다보시고 외할머니와 계속 대화를
나누시더라구요. 결국 그 슈퍼마켓주인댁 아들과 선을 보라는 의미였던 것이지요.
전화로 누군가 부르니까 한참만에 웬 키큰 남성이 들어오더군요.
조금 있다가 그 남성과 둘이 같이 차타고 식사하러 나갔습니다.
인상은 정말 그냥 시골 청년스러웠구요. 해석은 촌스럽다입니다.
제 나이는 28살이었고 요즘으로 치면 그냥 한창나이였는데..
원하면 조금 어린 세련된남성을 만날수 있기도 하지요.
그런데 상대남성은 30대 중후반으로 보일만큼 늙어보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머리좀 이발하셔야하지 않나? 갑자기 우리가 불러서 갑자기 선을 보시네...그런 느낌이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설마...선을 볼것이라고 미리 언질은 해놓은상태겠지..당연하지..
머리가 참 덥수룩해보였어요. 차를 몰고가서는 가까운곳에 유명한 냉면집이 있다고 하시며 저를 그곳으로
데려갔습니당. 커피숍이 아닌 냉면집이라 좀 분위기가 묘하게 깬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지만 마침 식사때라 배고프던 참이긴했어요. 그러니 커피가 들어갑니까?
후루룩후루룩 냉면먹으며 대화를 하는데 제 말을 끝까지 잘 안들으시고 적당히 중간에 자르고
자기 이야기위주로 많이 하시더라구요. 그때 이미 아 안되겠다...란 맘과 함께
저는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남자야말로 아 뭘 잘 아는구나...
란 마인드를 평소에 가졌던 사람인데 말이지요.
아무튼 그런 타임을 끝내고 후에 집에 돌아와 낮에 만났던 상대남성에 대해 간단하게 대화를 가졌어요.
그런데 충격적이었던것은 어머님의 말씀이었어요.
그 남자는 나의 먼 친척뻘되는 사람인데, 같은 성씨이며 아마 몇촌쯤 될껄?하시는 겁니다.
게다가 이모님의 두 아들중 큰아들, 즉 저의 사촌오빠의 절친이라는 거에요.
그럼 난 먼 친척되는 사람과 선을 본것이란 말야? 란 놀란 소식에 게다가 저의 사촌오빠는 애석하게도
정신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한것으로 아는데,,아무튼 정신이 온전치 못한 분이세요...
현재는 돌아가신지 조금 되었지만, 아무튼 평소에도 약을 계속 먹어야 했던 수준이었죠.
아무튼 선을 보았던 사촌오빠의 절친이라는 분은 저의 타입이 전혀 아니었기 때문에
연락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몇개월 후에 다짜고짜 저에게 전화를 해서는
저에게 보고싶습니다. 보고싶어서 전화했어요..계속 이러더라구요. 술취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저런 말투로 말을 할까 싶었어요. 무서웠습니다.
정말 영 아니었다는 생각과 함께 저의 외할머니도 이해가 안가고
그런 상황에 있었던 내가 별로였다...란 식의 말을 몇년이 지나서야 엊그저께 생각나서 아버지께 말씀드리니까 뭘 그렇게
신경쓰냔 식으로 가볍게 무시하시더라구요..
현재는 돌아가시고 안계신 제 외할머니생각나서 써봅니다.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