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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14

|2015.09.14 11:54
조회 3,187 |추천 27


왜이렇게 오랜만인거 같은 기분인지 모르겠습니다.ㅋ 주말은 잘 보내셨나요? 오늘도 힘 내서 활기찬 하루 시작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어제는 날씨가 너무 좋아서 도저히 안나갈수가 없더라고요. 근교로 다녀오려고 했는데 어쩌다. 톨게이트를 두번 지나치고 나니까. 이미 장거리가 되어있더라고요.ㅋ 일요일 장거리는 아무래도 무리네요.ㅋ

지난번에 애인이 해준것중에 제일 좋았던게 뭐냐고. 물어봐 주신걸 지금까지 답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죄송해요. 애인이 해준거는 다 좋았는데 개인적으로 선물 받은것 중에. 처음에 해준 신발 선물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신발 선물하면 도망?간다고 누가 그랬다고 했나. 암튼 그래서 구두 한켤레랑 런닝화 하나랑 해서 두개를 선물 해주더라고요. 왜 두개냐니까 하나 신고 도망 갔다가 하나 신고 다시 오라고..ㅋ 이게 그땐 유치했는데 뒤늦게 뭔가 미안하기도 하고 그렇더라고요.

애인이 써준 글을 보고 저도 되게 감동 받았는데. 근데 왜 기억에 남는건 오줌 밖에 없는걸까요.. 슬프다..

이제 사람들이 저희 이야기를. 울보와 오줌싸개의 이야기라고 기억하실거 같아서 걱정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술때문에 혼났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우리 애인은 원래 잔소리가 많은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지켜보다가 한번 경고하듯이 날려주는 편인데. 제가 오줌싸개가 되던 그맘때에 술을 거의 매일 먹고 다녔을 때였어요. 회사 동기들이랑 죽이 잘 맞아서. 퇴근하면 맨날 저녁만 먹자고 하다가. 한잔만 하자 하다가 그렇게 한잔이 두잔되고..

꽐라가 되면 제 집으로 가는 경우보다. 애인 집이 더 편하기 때문에 당연히 애인 집으로 갔는데. 그날은 애인이 참다 폭발을 한건지. 니네집으로 가라고 그러더라고요. 자세히 기억이 안나는데 술기운에 조금 다투고. 그 다음날이 주말이었는데 몇주 전부터 그 주 주말에 놀러가기로 이야기가 되어있었거든요. 근데 제가 술병이 나는 바람에 가지 못하게 된거죠.

단순히 여행때문만이 아니라. 참고 참다가 터진게 보이더라고요. 저는 제가 늦게 다니고 약속도 안지키고 그래서 화났구나. 싶어서 눈치만 슬슬 보면서 있었는데. 얘기좀 하자 하면서 앉더라고요.

자기 화난거 보이냐고 해서 보인다고 했더니. 뭐때문에 화난거 같냐고 물어보는데. 왠지 제 생각을 뭔가 다 알고 물어보는 듯한 그런거 있잖아요. 그래서 그냥 내가 무조건 미안하다 말을 했더니. 자기가 화가 나는건 그런 이유가 아니라고 하면서 답답하다 그러더라고요.

술 먹고 늦고 그런건 상관 없다고 하더라고요. 사회생활인거 자기도 알고 다 이해하는데. 매일 그렇게 술을 마시면 속은 어떻게 하냐고. 하더라고요. 제가 자주 속 아프다 그러고 골골거리고 그러니까. 걱정이 됐나보더라고요.

여행 못가게되서 그것때문에 화가 났을거라고 생각한 것과는 달리. 제 건강때문에 걱정을 하다 화가 난걸 알고나니까 정말 더 할말이 없어지더라고요.

자기한텐 맨날 아프지마 아프지마 하면서. 안먹어도 되는 술을 그렇게 먹고. 왜 맨날 속 아프게 그러고 다니냐고. 내가 그랬으면 좋겠냐고 그러더라고요. 아프면 걱정되고 무서운건 마찬가진데. 뭐라고 하면 잔소리 한다고 생각할까봐 말도 못했다고 하더라고요.

이 얘길 차분하게 쭉 하는데. 우리애인 그 포스가 있어요. 약간 많이 시크한 말투로. 정곡만 찌르는 그거.. 근데 가만히 듣고보니까 애인은 제 건강을 걱정하고 있는데 저는 다른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늦게 들어갈 때마다. 내일 또 출근 해야할텐데 늦으면 피곤해 하면서. 술 많이 마시면 속 아플텐데. 걱정하고 있었을 애인을 생각 하니까 미안하더라고요. 근데 더 미안한건. 바쁘다는 핑계로. 사회생활이라 빠질수 없다는 핑계로. 늘 뒷전에 둔건 아니었나 싶고. 이해해주니까 괜찮을 거라고 스스로 합리화를 시키면서. 같이 있는 순간에도 떨어져 있을때도. 내 생각을 해주고 걱정을 하는 애를 너무 외롭게 뒀구나 하고. 한참만에야 반성이 들더라고요.

익숙해지고 편해지면 그만큼 소중하게 생각을 못하게 되는거 같아요. 왜냐면 늘 있을테니까 늘 있어줄 거라고 생각을 하게 되니까. 그 사람은 당연하니까 라고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래서 나중에 더 후회하게 되는 거 아닌가 싶더라고요.

생각을 해보면 세상에 당연한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내가 가진 모든 것이나 주어진 모든 것. 전부 노력이나 희생으로 이루어 지는 것이지. 공짜도 없고 당연히 라는 것도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연애 관계에서도. 당연히 잘해주고 당연히 사랑받고 가 아닌. 이 모든게 당연하고 마땅한게 아니라. 정말 감사하고 소중히 대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어야 하는건데. 받는거에 익숙해 지다보면 너무 당연시 되어가는 것들이 많더라고요.

자기의 시간을 쪼개고 희생해서 나를 생각 해주고.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해주는 것이 당연하지 않고 정말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을 해야 서로에게 더 많은 마음을 인정 받을수 있는거 아닌가 싶더라고요.

그 이후로는 가능하면 금요일 저녁 이나 수요일 저녁 이런 식으로 술 약속을 줄였는데. 근데 술 멤버들이 하나 둘 장가가고 나니까. 자연스럽게 모임이 줄더라고요.ㅋ

애인이 아플때마다 걱정되고 무서웠듯이. 애인 또한 제가 어디가 조금만 아파도 불안해 하는걸 알고 나니까. 제가 저 스스로 더 챙기고 나 먼저 건강하고 잘 챙겨야 내가 애인도 챙길수 있는거구나 느꼈습니다.

그리고 한마디 변명을 해보자면.. 옷장에 그런건 어두워서 그랬어요. 네 뭐..더 비겁한 변명이네요.ㅋ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어제 날씨가 좋아서 차를 타고 다니면서 데이트를 했는데요. 차안에서 애인이 그런말을 하더라고요.

우리가 모르는 사람들에게 우리얘기를 하면서. 우리를 격려하는 사람들도 있고 응원해 주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우리가 서로 좋아하는 이야기를 하는게. 누군가에겐 슬픔을 줄수도 있을거 같아서 조심스럽다고요.

왜 그런말을 하나 했는데. 자기도 저랑 잠깐 멀어지고 안좋았을때. 티비에서든 인터넷 에서든 행복한 사람들이 나오는걸 보면 원망이 들었대요. 물론 거기에 대해 반성도 하더라고요. 남들의 행복에 대해 같이 기뻐해 줘야 맞는건데. 그럴 여유가 없으니까. 다 안좋고 다 나빠보였다고. 그건 자기가 반성 한다고 하면서요.

근데 누군가는 우리의 글을 보고 자신의 힘든 상황을 비관하며. 우리를 미워할지도 모를거란 생각을 하니까. 갑자기 너무 조심스러워 진다고 하더라고요. 걱정도 팔자라고 생각 했는데 이것 또한 배우게 되더라고요. 얘는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까지도 늘 걱정하고. 생각하고. 한다는게 참 신기하기도 하고요.

다른사람의 행복을 함께 기뻐해 주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다른사람의 행복이 누군가에겐 상처가 될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저 또한 조심스러워 집니다.

만약 저희 글을 읽으시는 분 중. 스스로 너무 힘든 상황이나. 어려운 상황에 계신 분들. 그리고 마음의 여유가 없는 분들은. 글을 남겨 주세요. 저희도 힘들어 봤고 아파 본 사람들이기에. 그걸 같이 해결해 드릴 순 없어도. 부족하겠지만 그래도 함께 들어 드리고 위로 드릴수 있을것 같아서요.

오늘도 모자란 저희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감사합니다.

추천수27
반대수0
베플ㅇㅇㅇ|2015.09.14 12:57
안녕하세요 무님! 무님 엄마처럼 포근한 ㅇㅇㅇ입니다(지난번 댓글에 저보고 엄마처럼 포근하다고 하셔서요 ㅋㅋ) 어제 날씨 좋던데 데이트라니 부럽네요ㅠ 이전에는 글을 읽으면서 무님 애인분이 참 부러웠거든요 무님이 굉장히 사랑해주시는것같고 챙겨주시고 생각해주시는게 잘 보여서요 근데 오늘 글을 보면서는 무님이 부럽네요 술 먹고 자꾸 늦게 들어오고 그런거 챙겨주다보면 짜증날만도 한데 무님 건강을 제일 먼저 걱정하시고 차분하게 얘기하시는게 참 보기 좋아요 그리고 무님과 애인분의 글을 보면서 누군가는 슬퍼할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하신다는게 대단하신것같아요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 꼭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번글에서는 무님 애인분에게 인생을 배우고갑니다 ㅎㅎ 오늘은 두분에게 감사인사하고 갈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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