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인 내가 더 좋아하는 사랑을 먼저 해서 그게 다인줄 알고,그런 아픔이 당연한 줄 알고,그럴 가치 없는 사람 때문에 멍청하게 폐인처럼 지내고 이제 괜찮아지기 시작하고 널 만났어.
전혀 예상조차 못하게 갑자기 내 삶 안에 사랑이란 모습으로 찾아온 너.널 만나고 여자로서 사랑받는단 게 뭔지를,남자가 여자한데 꽂히면 보이는 태도와 말과 행동을 글로만이 아닌 몸으로 배우게 됐어.너 때문에 불과 두 달 전에 날 힘들어 몸부림치게 만든 그 놈이 얼마나 찌질하고 병신같은 놈인지도 알게 됐고 꿈과 야망을 담은 남자의 눈빛이 사랑하는 여자를 볼 때 얼마나 따뜻하게 변할 수 있는지도 알게 됐어.그리고 사랑이 어떻게 남자와 여자를 변하게 할 수 있는지도 알게 됐어.
전 놈한테선 항상 무언가 말끔하지 않고 찝찝한 느낌이었어. 분명 그 애도 나한테 관심이 있는데 날 좋아하는가라고 스스로 물었을 때 깔끔히 나오지 않는 대답. 그래서 내가 좋아하지만서도 이상하고 찝찝하고 싫었어.
근데 너랑 있는 동안엔 얘가 날 좋아하나란 질문을 내게 할 필요가 단 한번도 없었어. 오히려 네가 나때문에 이 질문을 많이 던졌을 거야. 난 참 바보같게도 너와 헤어진 후에야 나도 널 사랑한단 걸 깨달았거든. 남자를 위해 울어본 게 너가 처음이란 거, 진짜야. 밥도 제대로 못먹어서 체중 줄면서까지 고생했던 그 놈때문에조차 나오지 않던 눈물이 널 생각하면, 내가 얼마나 널 아프게 했을까, 얼마나 내가 원망스럽고 미웠을까 네 마음을 느끼면 기다렸다는 듯 나오더라.찌질함을 무릅쓰고 어렵게 내가 연락해 전해준 장문의 편지, 한 자 한 자 다 진심이야. 단순히 빈자리가 커서 오는 당장의 상실감에 취해 쓴 게 아니야. 하루종일 고민하면서 더하고 빼고 고치면서 전해준, 마지막이라고 각오하고 전한 말들이야. 넌 내가 너한테 중독됐다고 생각하지만 중독이 아닌 걸. 사랑이야 그건. 우리 다음 세상에서 제발 다시 만나자, 제발. 우리 사이 문제가 아닌 걸.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우리 밖의 문제인 걸. 그러니까 그 문제가 사라져 있을 다음 세상에서 꼭 만나자. 제발 내 바람대로 거기 가 있어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