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죽어가는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안녕하세요 경기도 어디 구석진 곧에 사는 27살 남자입니다.
아내에게도.. 친구들에게도 말 못하고 부모님에게도 말 못하는 저는..
죽어가는 '폐암 환자' 입니다.
전 일찍이 꿈을 포기하고 2009년 사병으로 입대해서
2010년 직업군인 부사관으로 임관했습니다.
그리고 아내와 2011년 결혼했습니다. 제 나이 22살때 였죠.
참 일찍 결혼했어요. 사고쳐서 결혼한건데.. 속도 위반 같은게 아니고
그냥 아내와 눈맞아서 구청가서 몰래 혼인신고했습니다..
그땐 무슨 깡으로 그랬는지.......
결혼해서 아내와 함게 군아파트를 얻어서 살기 시작했죠.
가난했습니다. 군대 하사 월급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결혼전엔 몰랐는데 아내가 빚이 좀 있더군요 거의 3천 만원 가량..
빚도 빚이었고 결혼 한달만에 아이가 생겨서 산부인과 다니고..
나이가 어렸던 지라 모아둔 돈도 없었죠.
참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뭐 이런 얘기를 하려던건 아니구요.
전 작년 군생활을 접고 중사 전역해서 아내와 함께
고향으로 내려와 살기 시작했습니다.
이래도 저래도 가난은 벗어날수없었어요.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4월에.. 일하는중에 가슴이 많이 아프더라구요. 정말 많이..
그러다 속이 메스꺼워져서 화장실을 가서 토를 했는데
웬걸.. 피를 세바가지는 쏟았더랬죠.
피를 쏟아내고 나니 참 시원하더이다. 메스꺼운것도 없어지고
가슴도 안아프고 속이 참 시원했죠. 시원한 느낌도 잠시였고..
머릿속이 복잡했어요.
'뭐지... 나 왜 이렇게 피를 토해냈지...'
다음날 전 혼자 병원을 찾아갑니다.
큰병원은 아니고 동네 병원이었는데..
의사가 그러더군요.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건 많지 않다고
그러니 마음의 준비 하시고 큰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아보라구요.
본인의 소견으론 폐암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폐종양의 일종일수 있으니 너무 걱정말라고...
아 눈앞이 하예집니다. 웃음도 안나오고 눈물도 안나오고
그냥 온세상이 하얗게 보이데요.
그 다음주 큰병원을 찾았습니다.. 어느 대학 병원인데..
검사를 받았는데.. 폐암중기 이상 확진 이란 말을 해주더군요.
으아........................................... 속이 타들어갔습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결정한건... 이혼이었어요.........
그냥머릿속에 생각나는게..
아.. 이혼하자.. 이뿐이었죠.
왜 병걸렸는데 이혼을 생각했냐구요?
전 보험하나 들은게 없어요.. 보험비 받아 치료할수도 없었고....
아내는 어려서부터 잔병치래를 많이해서
아플때마다 제가 잔소리를 많이했어요...
그것때문에 상처도 많이 받았을겁니다.
아프다는데... 많이아프다는데 감싸주고 보살펴주진 못할망정
자주 아프다고 잔소리하고 혼냈어요... 이제 생각하니 전 정말 미친놈인가봐요
결혼 생활 5년동안 가난에 시달리게 하고
잘해준것도 하나 없고.. 아플땐 잔소리하고..
아들한텐 제대로 신경도 못쓰고.. 함께한 모든 시간이 고통스러웠을거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혼자 결정했죠.. 이혼하자...
이혼해서 내 아내는 누구보다 착한 여자니까...
나같은거 금방 잊고 잘살거다.. 내 옆에 있을때보다 더 없이 행복해질거다...
이생각만으로 이혼을 결정했죠.
이혼하잔 말에.. 헤어지잔 말에 아내는 정말 많이 아파했고
절 붙잡으려 노력했어요...
근데 전 끔찍하게 밀어냈습니다. 정말.. 끔찍하게..
지금 아프면.. 헤어지고 나서는 나때매 더 아프지 않을테니...
그 생각뿐이었어요. 정말 아내에겐 큰 상처였겠죠..?
결국 법원에서 이혼 서류를 쓰고 3개월 숙려기간을 받았습니다..
너무 아팠어요.. 너무 힘들었어요.. 정말 이혼이라니...
내가 이 여자를 떠나보낼수있을까..
그리고 5월이 됬죠. 5월초 갑작스런 친구의 부친상으로
조금 바쁜 일정을 보내고 다시 찾아간 병원..
정밀 검사 2차 결과와 뭐 혈액검사며 촬영이며..
등등등 검사결과들을 받으러 갔는데
의사가 말했습니다.
수술은 확률적으로 성공하기 힘들테지만
젊으시니까 희망을 가지시라고..
완치의 확답은 드리지 못하지만
수술까지 해서 실패하더라도
지금부터 치료잘받고 병원통제에 잘따르면 1년...
1년...... 1년.... 하................................
수술할 돈이 어딨겠습니까...
1년 치료 잘받고 병원통제 잘따르라구요...?
1년동안 지불할 병원비가 없는데...?
티비서나 보던건데.. 시한부인생.. 신발.......................................................
집에와서.. 혼자남은집에서.. 그렇게 담배를 펴댔습니다..
미친놈.. 폐암이라는데... 얼마 안남았다는데...
그날 하루 핀 담배가 5갑은 되려나요...
아내가 보고싶었어요.. 이미 짐싸들고 나간 아내가...
아내가 너무 보고싶었어요.............
울며 불며 애원하고싶었고... 다말하고 잘못했다 용서를 빌고싶었어요.............
몇번 연락은 했죠... 그런데.. 아닐거라 생각했는데...
내 아내는 분명 날 그리워하겠지.. 아직도 날 사랑하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내가 싫데요... 정말 싫다는군요............
아.. 지금도 머릿속이 복잡하네요.. 하하
그럴때마다 싫다는 사람 억지로 붙잡으면 안되지.. 라고생각했어요
또다시 가난에 허덕이게 해선 안되니까요..
어떻게... 어떻게... 5년을 힘들게했는데..
내병수발까지 들게 할수없잖아요...........................................................
의사말대로.. 젊으니까... 아내도 젊으니까... 이 힘든 시기 이겨낼수있을테니...
그러니까 정말 내가 놓아줘야 하는게 맞는가보다.. 생각했어요..
숙려기간 3개월이 지나 7월이 되고 다시 법원에 갔죠..
내가 먼저 도착했고 조금 기다리니 아내도 오더군요..
판사에게 이혼 확인 서류를 받고 아내가 따로 구청에 제출하고
우린 이혼했습니다. 그날이 마지막이었죠.. 아내를 본게..
2개월 좀 더지났네요
하루하루가 지옥같았습니다.. 너무 힘들었어요
보고시은 아내.. 보고싶은 아들.. 친구들만나며 내 속을 달랬습니다.
부모님도 찾아가지 못했어요... 결혼도 맘대로, 이혼도 맘대로..
그런데 이젠 병까지.. 난 부모님께도 불효자죠..
그러다 저번주..
아내에게 연락이 와서 무슨 자녀 장려금이니 뭐니 얘기를 하며
내 신분증이 필요하다더군요. 그래서 두달만에 만날수있었어요..
그 보고싶은 아내를 다시 보니... 행복했어요..... 너무너무..
으아........... 난 참 못났다 라는 생각이 들더이다.
정말 오랜만에 만나 같이 밥을 먹었죠. 밥을 먹으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러다 찌질하게... 남자친구는 있느냐.. 물어봤어요.
사실 전 그보다 몇일전에 아내의 카톡 프사를 봤죠.
왠남자와 찍은 사진이 있더군요.. 마음이 찢어질듯 아팠는데..
이혼한지 얼마나 됬다고 왠 남자지.. 이런 씨x 거리던게 몇일전인데
그날 어쩌다 만나게 되서 찌질하게 물어봤어요...
근데 없다더군요? 사귀기 시작한지 얼마안됫는데
헤어졌다더군요. 속으로 쾌재를 불렀습니다. 혼자 속으로 노래를 불렀어요.
이제 또 다시 생각하니 나 진짜 찌질하구나.. 싶네요
밥먹고 아내를 보낼때가 됬는데 여기서 또 찌질함이 폭발합니다...
아내 핸드폰검사를 했네요..
뭐 별거 없었는데 카톡한 사람들중에 하나가
어떤 남자였는데.. 아내는 아무것도 아니다 라고 말하고
대화내용은 절대 그런 아무것도 아닌 사이가 아니란걸 눈치 챌수있을정도였어요
그냥 대충 내용은
남 : 푹자 몇일 잠도 못잤을텐데
아내 : 응 고마워
이런 식이었죠.. 그냥 의심이 들더이다..
얼른 그남자 번호를 외웠어요.
아내는 끝까지 아무것도 아니라고 아무사이아니라고 하더군요.
아내를 집에 보내고.. 3차 찌질함이 폭발합니다.
아내가 집에 가자마자 외워둔 번호로 전화를 했죠.
그때가 거의 새벽 한시가 다되가던 시간인데..
전화를 해서는 OOO씨 맞나요 하고 물어봤죠. 맞다더군요.
대뜸 그냥 몇살이냐 물어봤는데 대답을 안해주더군요.
당연한거긴하죠 모르는 사람한테 전화와서 나이를 묻는데..
나같아도 대답안해요. 그래서 전 그냥 물어봣어요.
OO이랑 무슨 사이에요 하니..
당당하게 남자친군데요 하더군요.
으............. 그때 그순간 제감정은....
이건 누가봐도 개찌질인데.. 나란인간 참....
다짜고짜 내가 OO 남편이다 우린 4살된 아들도 있다
어쩧다 저쩧다 쏘아붙였어요. 이혼한 얘기는 쏙 빼구요....
같이 잤느냐 물어보니 한번 같이 잤더랍니다.........
으......................... 정말 죽고싶었습니다..
어휴.... 전 그 남자에게 말했습니다.
난 이일로 아내와 싸우고 싶은 맘이 없으니
그냥 조용히 마무리해라... 이런 전화 받은 적도 없는 거로 하고
그냥 조용히.. 마무리 해달라.. 내 심정 이해할거다.. 라는 거짓말을 하며.......
마치 잘사는 부부인것마냥... 거짓말하며......
그러고 전화를 끊었어요.
그랬더니 얼마 안되서 아내에게 문자가 옵니다.
얘기했냐느니 어쨋다느니..
잡아땠죠. 무슨말이냐 하니
그때되서 말하더군요. 아까 그 문자본 사람이 남자친군데
갑자기 헤어지자더라.. 갑자기 이럴 이유가 없다 왜 그러겠냐
너밖에 더 있지않겠느냐....
뭐 그렇게 됬죠.. 전 그냥 속으로 또다시 좋다고 노래를 불렀죠.
헤어졌다잖아요... 그순간 전 정말 좋았는데
아내가 너무 힘들어하더군요... 너무 많이 아파하더군요.....
정말 많이 좋아한다고............... 아............................................
윽...............................................끅............................
혼자 눈물 콧물 쏟아냈습니다...
그남자가 카톡을 차단했는지 카톡도 안보고 전화도 안받는다고...
너무 많이 힘들어 하더이다................
아.....................................................
이 미친놈.... 그렇게 끔찍하게 밀어내놓고.....
그렇게 힘들게 해놓고... 그렇게 고통스럽게 해놓고.....
또 난 아내에게 죄를 지었습니다........ 새벽 3시 즘이었네요.....
빌고 또 빌었습니다.. 미안하다고 잘못했다고... 아내는 울기만하고..
계속 힘들어했습니다... 그러다 아내가 지쳐 잠든게 3시즘...
전 계속 잠들지 못하고 혼자 끙끙앓았어요......
정말 많은 생각을 했고.. 아내에게 미안했고..
정말 진심으로 아내가 행복하길 원했습니다...
그래서 전 그남자에게 다시 연락을 했어요.
얘기좀 할수있겠느냐...
처음엔 만나서 얘기하자고 했는데 만나는건 무리라더군요..
그래서 문자로 대화를 했습니다. 그남자는 그때당시
야간에 일을 하던중이었기에 통화도 어려웠죠.
그래서 카톡으로 대화를 시작했는데.....
전부다 밝혔습니다.
언제 이혼했는지... 아무 사이아닌것부터..
우리 옛날 가난했던 시절까지....
전부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그사람의 마음을 다시 돌려보려고
나의 비밀까지 얘기했습니다.
아내에게도 말하지못한 내 비밀... 난 시한부 인생으로 곧 죽을 거라는.....
이러면.. 그사람이 내 부탁을 들어줄거라 생각했어요..
그런 얘기들을 하니까... 그남자가 그러더군요
오늘 12시 이후부터 지금가지의 일은 모두 없던거로 하겠다구요...
정말 펑펑 울었습니다. 정말 미친듯이 눈물으 쏟아냈습니다..
너무... 너무 아팠습니다... 가슴이..
내병으로 아픈것보다 더 많이... 정말 많이 아팠습니다.........
죽을것만 같았어요....
그리고 하나 더 부탁했습니다...
나 오늘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아내를 볼테니...
아내를 보내고나서 연락할테니 그때 되면 아내에게 다시 연락해달라고..
지금 바로 말고..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정리 잘하고 연락주겠다고.......
알았다더군요...
참 고마웠습니다.. 입장 바꿔 생각해봤다면... 나라면.. 절대 그렇게 못할텐데..
좋은 남자구나...
그날 다시 아내를 불러 만났습니다.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대화를 했습니다..
근데... 하.. 또 여기서 4차 찌질함이 폭발합니다......
이제 보내면... 끝나는건데... 이제 정말 행복을 빌어줘야 하는데.....
근데... 보내기 싫어서... 내가 갖고싶어서..
아내에게 다 말해버렸습니다..
사실 나 죽는다고.. 폐암이라고... 널 보니 살고싶다고...
우리 다시 시작할순없냐고... 미안하다고 잘못했다고
용서해달라고 제발 돌아봐 달라고 염병 지랄을 하고싶었죠...
근데 그냥 딱 폐암으로 곧 죽을거라 말했어요..
아내도 많이 슬퍼해주더군요..
하지만 그거로 끝이죠... 끝이어야죠... 아내는 행복해야하니까.....
난 죽지만.. 아내는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아야하니까...
그래서 아내를 보냈어요.. 그리고 그남자에게 전화를 했죠..
아내를 보냈다고.. 알았다더군요..
그러고서 아내에게도 연락이 왔습니다.
너 다시 그남자한테 연락했니.. 다시 만나자더라.. 너지..
뭐 이런 내용의 대화였죠..
그남자.. 약속 지켜줬구나.. 정말 약속 지켰구나.......
고마움과... 증오심... 두 감정이 뒤섞여 내 가슴을 괴롭혔습니다..
이제 그만해야죠.. 정말 그만해야지... 내가 이러면 안되지..
안되지 안되.. 놔주자.. 행복하길 기도하자.............
라고 생각하며 단념했습니다...
이 일이 있은지 5일 됬네요..
5년.. 50년.. 500년 같았던 5일..
난 지금도.. 그리고 죽을때까지도 아프겠죠..
가슴에 칼이 꽂힌것처럼.. 이렇게.. 아프다 죽겠죠...........
난..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