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없으니까 음슴체. 여기 글 써본 경험이 없으니 음슴체.
대출인척 접근해 얻어낸 정보로 뭐라도 해보려는 시도가 이번이 두번째.
내가 일하는 업장은 대학가의 작은 레스토랑. 결혼할 사람이 사장님이자 요리사, 디저트만드는 친한 동생, 그리고 나. 딱 셋만 일하는 작은 업장이라 이런 일 저런 일 다 같이 겪고 있는 입장임. 그러다 보니 어떤 일이 터졌을 때 당사자보다 나머지 둘이 더 부와악 할 때가 있음. 지금이 그 경우임.
저번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랬고 난 당사자가 아니고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큰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들어온다는 대출금을 믿고 큰액수의 계약이나 주문을 할 수도 있는 사업자들에게 정말로 큰 피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무서운 일임.
들어오는 것보다 나가는 게 많은 업장이라면 앞으로 나아질 기미가 조금이라도 보이는 업장이라면 울면서 먹는 겨자같은게 대출임.
우리도 그랬기에 여기저기 열심히 대출을 알아보던 사장님에게 8월 말 대출상담사라는 사람이 천만원 이상의 대출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며 전화가 옴.
마치 드라마나 영화를 볼때 우리는 뻔히 아는데 자기 혼자만 드럽게 눈치 못채는 주인공 무눈치병... 이 시점에서 사장님이 바로 그 병에 걸림.
그도 그럴것이 그 전화가 오기 전 사장님은 한 대출업체와 상담을 끝내고 후연락을 기다리고 있던 상황. 당연히 그 업체 내지는 그 업체에 연계된 상담사인 줄 알았던 사장님은 그렇게 병세가 악화됨. 운영자금과 대출에 대한 스트레스가 빚어낸 병... 역시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임.
거기에 더해 그 상담사란 사람은 친절하기까지 했음. 사업자 고객은 업장사정으로 인해 서류작성을 위한 방문이 어려울 테니 입금먼저 받으시라고. 와우. 9월 7일이라는 대출금 입금일 안내와 함께 필요서류는 대출금 입금 다음날 출장방문으로 받으러 갈 예정이니 일단 계좌번호만 알려달라고.
그렇게 9월7일이 되었는데 입금은 없었음. 전화해보니 대출자가 많아 밀려서 그렇다, 전산확인해보니 일주일 뒤 14일로 입금일 확인된다. 기다려보자함. 일주일 뒤? 입금 없음. 일주일 전 그렇게 잘받던 전화도 안받음.
이때까지 혼자 끙끙대던 사장님이 다 죽어가는 얼굴로 이렇다 저렇다 얘기함. 사기같다 말하면 뛰어내릴거 같고 나도 희망적 생각을 버릴 수 없었기에 더럽게 바쁜 상담사일 수도 있으니 계속 연락해보자 함. 연락 안됨. 그 상담사가 얘기한 대출업체에 진행상황 확인해보니 대출진행사항 없음. 사장님 영혼 무소유상태.
일은 이미 벌어졌고 달리 방법이 없으니 일단 알려준 계좌번호라도 대포통장으로 악용되지 않게 금융사기 문의를 해봄.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계좌의 경우 대포통장으로 이용할 수 없을 뿐더러 계좌번호만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없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게 아니니 신고도 어렵다는 답을 들음.
그렇게 안심아닌 안심을 하고 다시 힘을내어 대출을 알아보는 사장님에게 일주일 후 계속 걸려오는 번호는 다르지만 느낌은 비슷한 전화.
같은 실수는 없다고 사장님 이번에는 소속이랑 이름, 전화번호를 받아 피싱 문의먼저 해봄. 역시나 피싱.
무응대가 최선이라고 했다며 안받고 있는데 계속옴. 집념의 피싱업체임. 후폭풍 온 헤어진 전 연인도 아니고 이러다 새벽에 "자니?" 라고 메세지 올까봐 무서움.
타이밍이 기가 막힌건지 우리가 모르는 검은거래가 또 있는건지 ㄱ대출업체랑 상담하면 ㄱ업체 뭐뭐라고 해서 전화가 오고 ㄴ대출업체랑 상담하면 ㄴ업체 심사팀이라고 전화 옴. 신기함.
물론 피싱업계도 업계나름의 고충과 어려움으로 쉽게 버는 돈 아니라고 하겠지만 일반인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쉽게 벌고 있으니 이왕 한탕 노리는 거라면 돈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한테 접근해서 끼리끼리 좀 놀았으면 좋겠음.
우리는 지금 쉽게 돈벌 수 있는 방법을 알고도 그렇게는 하지말자는 고집아닌 고집 신념아닌 신념으로 천천히 하나하나 어렵게 돌아 가고 있는 중이라 놀아나줄 시간도 힘도 돈도 없음.
금융업계도 개인정보유출 방지를 좀 하시던지 도청 감청 스파이 점검을 좀 하시던지.. 마케팅 동의 했지 누가 피싱 동의 했음? 마케팅이랑 피싱은 엄연히 다르지 않음? 자기 정보는 자기가 지키자고만 하지말고 같이 좀 지켰으면 좋겠음. 맨날 더불어 사는 세상 함께 하는 세상하다가 꼭 이럴때는 갠플 시킴.
예방이 가장 좋은 거라지만!
의심많고(사장님 의심 짱많음 믿을건 자기밖에 없다고 하는 사람임) 조심한다 해도 급할때는 눈도 가려지고 귀도 막아지는 법이고, 일이 터지려면 뭐에 홀린 듯이 모든게 착착 맞아 떨어지는 법이니
일이 터졌다면 보이스피싱예방,구제를 담당하는 1332 번호로 얼른 전화 하는게 제일 좋음. 어쩌지 어쩌지 나혼자 발 동동 구르고 우왕좌왕 해봐야 답 안나옴.
어째 1332 홍보글 마냥 결론이 지어져서 나조차도 당황스럽지만 암튼. 정신 한번 똑바로 차린다고 될 세상이 아님. 여러번 똑바로 차려야 함.
그럼 모두 원활한 한가위 되시길.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