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2살 여 직장인입니다.
첫 직장이자 지금 다니고 있는 일터에서 마치 제가 현대판 농노인 모습이라서 글을 쓰게 됐습니다.그만둘까 말까 정말이지 고민 많이 했습니다만 뉴스에서도 주위에서도 취직이 너무 안 된다고 하소연들을 하길래 망설이다보니 어느새 9개월 재직중입니다.친구들에게 고민을 털어봐도 어느 회사든 다 똑같이 또라이가 있다. 다른 회사도 똑같다.이런 소리를 하길래 정말 그런가 싶어 여쭈어봅니다.
올해 1월에 대학 졸업 전 취직을 했습니다. 1월 중순이라서 조금 급하게 취직을 했거든요. 한창 좋은자리 빠질 때라서 앞 뒤 잴 것도 없이 첫 연락에 첫 면접에 첫 직장이 되었습니다.비극의 시작이죠. (참 멍청하지 않습니까 ㅠㅠ)
인상은 별로였으나 면접때는 누구보다 친절하게 대해주길래 좋은 사람인가보다 했습니다. 여직원도 저 뿐이었고 나머지는 남자(라고 해봐야 아저씨들이지만 좋은 분들입니다.)라서 편하겠다 싶었습니다. 세무회계과 졸업 후에 회계관련된 직종으로 찾아들어온 거라 대학 때 배운 거 써먹을 수도 있겠고.
면접 후 다음 날 출근을 했습니다. 어제 면접 본 인간과는 다른 모습에 조금 충격이었죠.
개뿔도 모르는 상태에서 일을 배우면서 이틀 째 되던 날부터 잔소리가 장난아니었습니다.빨리 배워라, 가만히 있지마라, 메모해라 등등.
그야말로 앞 뒤 없이 정신없이 배웠습니다.
구구절절 적고 싶지만 쓸데없이 길어질 거 같아서 뭉쳐적어보겠습니다.
**업무관련**
"일한지 **개월이나 됐는데 아직도 회사 돌아가는 걸 모르냐.""아침에 마감한 후에는 할 일도 없으면서 가만히 놀지 말고 일한거 복습해라.""회사 다니는 여직원은 뭐든지 완벽해야 된다.""넌 아직도 업무를 거꾸로 하냐."
주된 입버릇입니다. 주5일에 4일은 듣는 거 같습니다. 노이로제 걸릴 거 같아요.일단은 사무보조부터 제가 배우는데 사실 아침마감에 주된 업무는 전표마감하는 거고 이거는 전 차장님한테 차근차근 잘 배웠습니다.
다만 직속 상사(여, 연금 받아먹는 나이)가 성질이 개판이라서 빨리빨리하라고 부채질이죠.
정작 본인은 1도 할 줄 모릅니다.본인도 완벽하지 않습니다.
1. 결제
제가 업무보조라면 회사 내의 결제업무는 직속 상사(통칭 상사)가 맡고 있습니다. 관리자거든요.
저는 상사가 결제한 금액을 기록만 합니다.
그런 저한테 결제 했을때 계좌번호가 뭔지 , 상대방 통장이 개인인지 법인인지를 알아오랍니다.
...?
어떻게요? 전화번호도 모르고 안 가르쳐주면서?애초에 결제건을 나한테 하나도 안 맡기면서 저런 자잘하고 세세한 것 까지 어떻게 알아보란 말입니까;; 본인들이 출처도 모르는 곳에 입금해놓고 내역이 어떻게 되냐고 물었을 때 짜증냅니다.어쩌란거임ㅡㅡ
2. 모든 걸 알아야 한다.
한 번 배우면 모든 걸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하나를 배우면 열을 알아랍니다.;본인은 한 번 배우면 안 까먹는다고, 완벽하다고 입버릇처럼 말 하는데 주둥이를 박살내고 싶습니다. 와장창!업체 전화번호도 자력으로 알아내야하고(114, 인터넷서칭 등 난리피웁니다.)그 업체가 다른 거래선에 뺏겼는 지 안 뺏겼는지 가만히 컴퓨터만 보고 있는 제가 알아내야합니다. 하루종일 사무실에 있지만 알아내야합니다.
어떻게? 몰라요^-^!
내가 영업하는 것도 아닌데 알아내야합니다. 인터넷 만능시대!거래선 뺏겼는지 몰랐다고 하면 왜 그것도 모르냐고 대체 회사에서 뭘 하냐고 합니다. 월급 공짜로 받아먹고 일 그딴식으로 할 거면 때려치우랩니다.
내가 알아낼 수 있는건 거래선이 망했는지 안 망했는지 알아보는 것 뿐인데.
3. 뒤집어 씌우기의 달인
본인의 잘못 -> 사장님께 혼남-> 여직원한테 뒤집어씌움, 같잖은 변명 -> 사장님 "여직원은 일한 지 얼마 안 되었으니 그럴 수 있음." -> 봐줌 -> 본인의 잘못 -> 무한의 인피니티
와, 사장님 나 얼마나 일 못한다고 생각할까 ㅎㅎ전에는 우리에게 을인 회사 여직원한테 잘못 뒤집어씌워서 그 여직원 퇴사했다고, 그걸 저한테 자랑하더이다. 인성보십쇼;;
4. 지구온난화도 내 탓 될 기세(feat.기분파)
제가 1%도 관여 안 된 일에 대해서도 제 탓입니다. 왜냐구요? 그건 상사가 그렇게 정했기 때문^^!을인 회사2에서 무슨 소리를 들었는 지는 모르겠는데 외근나갔다 와서 다짜고짜 하는 말이 을인 회사2와 뭔가 잘 못 되면 다 네 탓이다.
...?네?
또 말하길 네 탓이다.
보다 못한 사수가 "그건 아닌 것 같다. 여직원은 모르는 일이다."
쌩까고 다 네탓이다.
미쳤나? 왜, 자연재해도 내 탓이라 하지.
기분파가 상당히 심해서 본인 기분나쁘면 온갖 꼬투리 다 잡습니다.
그 중에서 몇 개 꼽자면, 우리는 이면지를 찢어서 메모지로 씁니다. 손으로 네모반듯하게 접어서 찢는데, 가끔 엄지손가락만하게 튀어나올 때가 있는데요. 그 종이 나한테 들고와서 주면서 똑바로 자르라고 던져줬습니다. 욕 나오더라구요.
또 다른 건, 저보고 와보라고 하길래 (원래 오라가라 잘 합니다. 지는 궁디 붙이고 앉아서.) 갔더니서류 주면서 세금계산서 보내라고 하더이다. 보내고 서류 다시 올려드렸더니 본인은 필요없다고 갖고 있으랩니다. 갖고 있었습니다. 사장님 오셨죠. 사장님께 혼나더군요.그리고는 저보고 서류 달랍니다. 한 두개도 아닌데 어떤 서류 찾으시냐니까 짜증내면서 아까 니가 가져간 서류 달랍니다. 이건가 싶어 갖고 갔습니다.이걸 왜 니가 갖고있냐합니다.
?
노망난 것 같습니다ㅎ
5. 건망증?
어떤 업무가 약간 안 맞으니 내역 뽑아와, 해서 내역 뽑아갔습니다. 약 2시간 후에 또 뽑아오라합니다. 줬습니다. 1시간 후 달라고 합니다. 줬습니다. 3시간 후 다시 달라고 합니다. 줬습니다.
대체 어따 팔아먹은거지?;; 글 쓸수록 짜증나고 빡치네영ㅎㅎ그리고 다음날 2장 더 뽑아줬습니다.
6. 사람 무시
본인이 세상 누구보다 잘 나고 빛나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 외 직원(특히 말단여직원)은 의견조차 피력하지 못 하는 무력한 생물입니다.
"○○아, ○○이 안 맞으니 이리 와라."
거래선과의 결제금액이 안 맞는다고 하더군요. 딱 천만원이 차이난답니다. 6번 뽑아준 그 서류입니다. 보니까 딱 천만원 차이나는게 떡하니 눈에 띄더군요. 손가락으로 이거 때문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거 아닌데." , "넌 잘 몰라서 그런 거 같다. 가 있어라. 내가 알아서 할게."
..? 대체 왜 묻는거지? 관심받고싶나;;
미쳤는갑다, 하고 자리에 와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에 "지난 3개월간 거래내역 찾아봐라."밑도 끝도 없이요? ㅎ_ㅎ 그래서 3개월간 전부를 찾아보라고요? 전부요? 라고 되물으니까 짜증내면서 하기싫나? 그러면 니는 아침에 마감말고는 딱히 하는 일도 없으면서 어쩌고 저쩌고가 시작됩니다. 으아 발암
아무 의미도없이 득도 없이 인생무상으로 종이만 휘떡 넘겼습니다. 여기 없는 걸 뻔히 알고 있는데 이런 뻘짓을 해야한다니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 뿐이었죠. 대체 10년을 근무했다는데 뭘 알고있는건지?;; 그렇게 3시간을 내리 찾았습니다.
속으로 죽이고싶다, 중얼거리면서 찾고있는 와중에 "○○아, 내가 드디어 찾아냈다." 하는겁니다.
아이고 대단해! ^^ 우리 상사님, 어화둥둥~ ^ 0^/
가 보니까 제가 지적했던 그 부분입니다. 싯ㅅㅅ팔내 3시간. 내 뻘짓. 내 노동 !!!!!
열받아서 "그거 제가 아까 말씀드린 부분인데요."
"아니다, ○○아. 그거랑 다르다."
뭐가? 뭐가다른데. 정년퇴직 할 나이 지나지 않았나 진짜 으아 미쳐
그리고는 사장님께 전화해서 "제가 알아냈어요. 여직원이 잠깐 착각한 거 같아요. 이제 해결됐으니 업무 보고 오세요."
ㅇ컹ㄹㄷㄹㅋㅇㄹㅇㅅㅋㅋㅇ아ㅋㅋㅋ카나ㅏㄴㄴ아ㅓㄹ얄
회사에서 쓰는 프로그램 다루는 건 난데, 아는 척 잘합니다. 뭐가 안 맞아서 마감이 늦어진다고 보고하면 뭐가 안 맞냐고 하길래 여차저차해서 안 맞는다니까 "안 맞을 수 밖에. 이래이래해서 이렇게 마감해라." 뭐마ㅝㅁ뭐무머ㅜ뭐라는거야 그렇게하면 마감이 더 꼬이는데1!!!
무시하고 제가 하던대로 합니다. 그리고 몇분 후에 이게 이렇게이렇게 해서 안 됐기때문에 이렇게 마감했습니다. 하면 래퍼토리.
뭐래? - 그거 아니다 - 니가 잘 모르네
그러고 프로그램 회사에 전화하니까 내 말이 맞ㅇ음
7. 회계
회계전공에 회계자격증에, 적어도 본인보단 내가 더 잘 알텐데!!!!!!
말하기 앞서 입버릇처럼22 또 말하는 "업무 거꾸로 하지 마라."회계를 담당하기 전, 저는 중간에 낑겨있는 불쌍한 닝겐이었습니다.
마감을 하고나면 사수가 주는 회계업무를 받아 상사에게 전해주는 형식이었씁니다.
사수가 회계마감을 틀리면 면박은 다 내 것입니다! 하하!
"사수가 올린 회계마감을 니가 검토해보고 나한테 줘야 하는 거 아니냐? 업무 왜 거꾸로하냐?"
뭐래냐 ㅁ진짜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까? 내가 거꾸로하는건가?????????????보통은 내가 마감 -> 사수가 검토 -> 상사(관리자)가 검토
이게 맞는 순서 아닌가요???????? 나는 회계 그때 다루지도 않았는데 내가 ㄱ검토를 하라고???또라이네요.
그리고 회계에 대해서 알면 내가 더 잘 알았지 본인보다 모르진 않을텐데!!본인은 회계의 분개, 계정과목, 적요를 구분도 못 하면서 제가 업무 못한다고 혼나는 것의 9할은 적요때문입니다. 회사마다 분개하는 게 달라서, 이 건에 대해서 계정과목을 어떻게 잡을까요? 라고 물으면 적요얘기만 합니다. 답답터졍그래서 굳이 계정과목을 말하면서 "보통예금으로 잡는 게 나을 거 같아요." 그러면 "아닌데. 있어봐라. 닌 잘 모르니까 내가 물어봐줄게." 내 말 듣기는 듣고 아니라하는건짛ㅎ
그리고 전화하고나서 내 말이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내말이 맞제? 이거 이렇게하는 거다. 내가 가르쳐줬으니 너 뭐 해줄건데?"
혈압상승!
8. 질투
얼마 전에 새 여직원이 입사했습니다. (불쌍한;;)그 여직원하고 둘이서 대화하잖아요? 질투합니다. 업무시간에 떠들지말라고 여기가 놀이터냐고 욕합니다. 절 따로 불러서 여직원한테 일 가르치지 말라고 하더군요. 무시하고 상사 없는 틈에 인수인계 해줬습니다.어느 날 제가 하루 빠지게 됐는데요. 그 때 새 여직원한테 "○○이 정신나간 애 아니냐. 일부러 너한테 안 가르쳐 주는거다. 지보다 일 더 잘하게 될까봐."
극혐
9. 그 외
쉬는시간, 점심시간 없음. 밥먹기전까지 일, 밥먹고 도착하자마자 양치 후 일. 밥은 무조건 빨리. 상사가 밥 다 먹으면 나도 밥 다 먹은거.
뒷담 다 들어줘야함. 뒷담 좋아하는 편 아닌데, 하물며 나랑 1도 상관없는 사람 뒷담 다 들어줘야하며 아무리 착한사람이라도 지한테 기분나쁘거나 안 맞으면 쓰레기취급받음. 그러면서 그 사람 앞에선 신경쓰는척 착한척. 늙은 여우가 따로없습니다.
일처리 똑바로 안 합니다. 일을 흘린다고 해야하나 질질 끈다고 해야하나. 회사에 전화오는 거 7할이 상사찾는 전환데 본인 곤란하면 "없다고해라.", "바빠서 안 된다고 해라.", "회의한다 해라."그럼 욕받이는 제가 됩니다. 곤란한 것도 나고, 죙일 사과하는 것도 나에요.
이거 외에 진짜 많은데 글 쓸려니 영; 정리해서 쓴댔는데도 정신사납네요. 암튼 이거말고도 억울한 일 참 많은데말이에요. 다들 직장생활 이렇나요? 제가 심한가요?
월급은 130도 안 되요. 저 시집온 줄 알았습니다. 청소는 물론이고 부엌청소에 몰래 숨겨놓은 과자 다 털어가고 별 것 아닌ㄴ거 도와줘놓고 얼마줄거냐하고 ㅋㅋㅋ 아짜증나보너스 줄 때도 생색은 본인이 다 냅니다. 지 돈도 아니면서. 특별히 준다나 뭐라나. ㅋㅋㅋㅋㅋ
1년 딱 채우고 퇴직금받고 바로 그만둘겁니다. 내가 모자라서 이딴 곳에 다니는 거 같습니다. 자격증 더 따고 더 준비해서, 어디든 또라이가 머문다면 전 돈 많이주는 또라이가 있는 곳으로 갈래요. 이 회사 덕분에 6kg 빠졌으니 이건 감사하네요 ㅋㅋ
직장인들 모두 힙냅시다. 엄마 아빠 사랑해요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