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3년 좀 넘은 아줌마입니다.
지금 맞벌이 중이고 아들 하나 있는데요.
몇년 지내다 보니 저도 몇가지 에피소드가 쌓여서 적어봅니다.
저희 시어머니 천성은 나쁜 사람이 아닙니다.
근데 결과가 좋지 않을 때가 많았어요.
어머니는 서울에 살고 저희는 부산에 살고 있는데요.
이야기는 산후조리부터 시작됩니다.
워낙 어머니랑 살갑게 지내고 있었고, 제가 할말 못참는 성격이라
겁없이 시어머니 산후조리를 받았습니다. 그땐 정말 뭘 모르고 "우리 시어머니는 안그래"
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닐 때였어요.ㅋ 아기도 보고싶어하실꺼 같고 그래서
산후조리 먼저 해달라고 했습니다. 엄청 고맙다고 하시더라구요. 홀시어머니라서
더 외로움도 많이 타시거든요. 대학 다니던 아가씨랑 같이 와서 산후조리해주고 가셨어요.
산후조리 때에는, 후라이팬 하나 망가뜨리고 가셨습니다.
코팅된 후라이팬이었는데, 고기 구워주신다고 쓰시고 쇠수세미로 박박 닦아서
코팅이 다 벗겨졌더라구요.. ㅋㅋ 그리고 늘 미역국에 한두가지 반찬 해주셨는데,
하루는 밥먹으라고 불러서 식탁에 갔더니, 꽃게찜만 덩그러니 있더라구요.
산모 반찬으로 아무것도 없이 꽃게찜... ㅋㅋㅋ 어머니가 자기 시어머니라서 이러는거 아니라고
아가씨랑 검색해봤는데 꽃게가 산후조리에 좋다고 써있었다고...그러시는데
참 웃기기도 하고,,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는 일이에요.
그 다음번엔 아기가 100일 전인 설 명절이었어요. 어차피 제사를 모시지도 않고,
친정은 다음에 가도 된다 싶어서 또 아가씨와 어머니가 역귀성하셨습니다. 5일을 있다가
가셨는데, 아기가 얼마나 예쁘셨겠어요. 그 예쁜 아기 낳아줘서 고맙다면서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사실 우리집이라 내가 하는게 더 편한데...라고 속으로만 생각했어요.)
그럼서 밥을 하신다고 압력솥을 올려놓고 아기를 보시다가 압력솥을 홀라 태우셨어요..
10만원 넘는 압력솥 엄마가 사주시고, 계속 그냥 전기밥솥 써서 새거였는데...
아무리 수세미질을 해도 안없어지더라구요. 괜찮다고 했지만,,,아까워서 눈물이 핑..ㅋㅋ
그 다음 또 놀러오셨어요.
그땐 저희가 주택에 살고 있을 때라 빨래널기가 참 좋았습니다.
오셔서는 정말 어머니 오신다고 그 전날 빨아놓은 이불까지 빠시면서
너네 집에 와서 빨래를 하면 기분이 너무 좋다면서... 계속 주구창창 빨래를 하셨습니다.
근데 사건은 또 마지막날 발생했네요.
제가 손빨래하려고 모아 깊숙히 넣어둔 빨래바구니를 찾아 저한테 물어도 보지 않으시고
세탁기를 돌리셨어요. 거기에는 제 얇디 얇은 팬티스타킹 여러개와,
10만원짜리 보정속옷이 들어있었거든요. 근데 그 보정속옷이 스타킹처럼 올이 풀리는
재질이라서 꼭 손빨래를 해야 했는데, 한꺼번에 돌리시곤, 너는 건 까먹으시고
기차를 타러 가셨네요.. 배웅해드리고 와서 손빨래 하려고 보고 멘붕..
제 팬티스타킹들과, 보정속옷의 올이 다 풀려 브래지어와 니트티를 칭칭 감고 있는데
또 눈물이....ㅠㅠ 이번엔 진짜 타격이 너무 커서 남편이 엄마한테 전화했네요.
집에 오면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라구요.ㅋㅋ
그 후론 정말 오셔서 제가 해드리는 밥 먹고, 그냥 앉아서 애기만 보시고 가셨는데
이번에 아이 두 돌 때 또 오랜만에 마이너스의 손 발휘하고 가셨어요.
전 코렐 그릇이 이가 나가는건 처음 알았네요. 코렐 냉면기 이가 나갔더라구요.
세라믹 식칼도 정말 이가 왕창 나가서 어머니 가시고 다시 샀습니당...ㅠㅠ
아기 생일이라고 특별한걸 해주신것도 아닙니다.
미역국 잡채 나물세가지 갈비찜 해주셨는데,, 그 식칼은 왜 그렇게 된걸까요?
원래는 아가씨 시집가고 나면 같이 살자고 해야겠다 완전 생각하고 있었는데,
3년이 지난 지금은 딴건 몰라도 살림은 따로 살아야겠다...생각합니다..ㅋㅋ
정말 이럴땐 어머니 천성이 그러신게 원망스러워요..진심으로 화낼수도 없으니깐요..ㅋ
가끔 봐서 이정도인데,, 같이는 못살겠죠?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