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이 있어서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굉장히 오랜만에 부산에 간 거였는데, 이번에 가니까 스무살 때 여행갔던 생각이 나더라고요.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 고2때 친구들이랑 2박 3일로 부산에 갔었죠. 저와 W를 포함해서 총 여섯 명이서 갔었죠. 부산 해운대 가보셨는지 모르겠는데, 부산 사람들은 오히려 안 간다고 하더라고요. 외국인을 포함해서 타지에서 온 관광객까지 정말 인산인해를 이루더군요.
낮에 물놀이 하고 저녁엔 고기를 구워먹었죠. 그 때 여자친구가 있는 친구는 한 명이었고, 저랑 W를 포함해서 다른 친구들은 여자친구가 없었죠. 그러다보니 다른 이성들과 같이 놀자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됐죠. 헌팅이라고 해야 하나. 사실 애초에 해운대로 갔던 것도 그런 걸 염두에 두고 있었을 수도 있고요.
친구 한 녀석이 적극적으로 그런 이야길 했고, 다들 찬성하는 분위기였죠.
전 대학도 공대를 가서 그런지 여전히 여자랑은 어색해했었고, 쉽게 어울리는 편은 아니었지만 친구들한테 잘 맞춰주는 성격이어서 놀자하면 놀고, 아님 말고, 그런 주의여서 딱히 좋지도 싫지도 않았어요.
다만 W는 그런 자리를 굉장히 불편해하긴 하지만, 그 자리에선 굳이 강하게 싫다고 하진 않더라고요. 그냥 알아서 해라, 뭐 그런? 어쨌든 결국 여자들과 함께 술자리를 가지기로 합의를 봤죠.
중간과정은 생략하고 어쨌든 저희 여섯명이랑 여자 네명과 우리가 잡은 민박집에서 술을 마시게 됐죠. 거실이 제법 크고 방이 두 칸 있는 민박집이었죠. 그 여자분들도 2박 3일로 부산에 놀러온 저희랑 같은 지역 사람들이었는데 그 날 거의 밤새서 게임하고 술을 마셨죠.
요새 말로 단호박이라고 해야 되나. W가 진짜 단호박이었는데, 그 상황에선 엄청 분위기 쎄하게 만들긴 했는데 제 입장에선 진짜 웃겼거든요. 처음에 다 같이 이미지게임을 했죠.
~할 것 같은 사람 지목하고 걸린 사람 술 마시고 그런 게임인데.
여러 질문이 오고갔겠지만 생각나는 질문이 딱 하나 있어요.
여기에서 가장 호감 가는 사람은? 뭐 이런 질문이었을 거예요.
보통 그런 질문에 당연히 이성을 지목하지 않나요. 그 때 여자 두 명인지, 세 명인지 W를 지목했었는데 정작 W가 지목한 사람은 저였었죠. 그래서 친구 한 놈이, 게임 룰도 제대로 이해 못 하냐고 이성을 지목해야 된다고 그랬는데, W가
진짜 없어.
라며 완전 단호하게 말해서 분위기가 정말 쎄-했죠. 근데 전 그게 너무 웃긴 거예요. 저 혼자 완전 자지러지게 웃었죠. 저를 지목해서 웃겼다기보다는, 그 상황에서 본인 내키는 대로하는 게 참 W답다, 싶더라고요. 아무리 호감 가는 사람이 없어도 있다고 하지 않나, 그런 분위기에선.
그 때의 저와 W의 관계는.
평범한, 아니 그보다는 조금 더 가까운 친구 정도? 수능 끝나고 또 여자문제로 마찰이 있었던 적이 있었죠. 세 명의 여자 중에서 두 번째 여자를 가로채갔다고 해야 하나. 뭐, 제 여자친구는 아니었지만 제가 고백하려던 여자였었죠. 어쨌거나 그 여자를 W가 사귀었죠.
고등학교 2학년 때, 제 여자친구와의 사이에서 W가 (본의 아니게?) 개입됐던 거와는 달리 그 당시 제가 고백하려던 여자는 저와는 아무 관계도 아니었고, 그 여자애와 W가 사귄다고 해서 우리 우정에 딱히 금갈 건 없었죠. 이건 다음에 글로 적어보겠습니다.
여자애와 제 관계가 어떠했든 간에, 결국은 제가 W라는 친구를 참 좋아했기 때문에 이상한 삼각관계에 휘말렸어도 W와의 사이는 유지가 됐던 거 같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리고 대학생 때는 여느 고등학생 동창들처럼, 키스했던 사실은 다 잊은 듯이 그저 평범한 친구처럼 지냈죠.
어쨌거나, 그렇게 해운대 민박집에서 다 같이 술을 마시다가, 왕 게임을 하게 됐죠. 처음에는 웃긴 걸 위주로 시켰었는데 점점 수위가 세졌죠. 여기에 대해서 자세히 기억도 안 나지만 자세히 쓰면 좀 읽으시는 분들이 불쾌하실 것 같아서, 대충 적어보자면.
W랑 어떤 여자분이랑 걸렸죠. 왕 걸린 친구가 키스를 하라고 시켰죠. 아니, 키스를 걸어놓고 W와 여자분이 걸렸다고 해야 되려나. 그 전에 저나 W는 그런 수위 있는 벌칙에는 안 걸렸었는데 W가 키스를 걸린 걸 보고 있자니 기분이 좀 요상하더군요. 솔직하게는 좀 싫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뭔가를 할 수는 없었지만.
주변에서 W와 여자분의 키스를 몰아가는 분위기가 형성이 됐을 때, W가 여자분한테, 억지로 안 하셔도 된다고 말하더라고요. 자기가 대신 벌칙주 두 잔 마시겠다고요. 왕이 시킨 걸 안하면 벌칙주를 마시는 거였거든요. 맥주컵에 소주를 가득 채워서 마시는 거였죠.
W가 그렇게 말을 하니까 여자분이 우물쭈물 하더라고요. 그래서 W가, 그럼 자기가 여자분 몫까지 소주 두 컵을 마시겠다고 하면서 키스를 안 하는 방향이 되었죠. W는 소주 두 컵을 마셨고.
그리고 또 얼마 후에 저랑 W가 러브샷 3단계였나, 뭐 그런 게 걸렸죠. 입에서 입으로 술을 전해주는 거였죠. 주변 사람들은 남자 둘이서 러브샷이 걸리니까 재밌다고 웃어댔는데, 저는 도저히 웃어지지가 않더라고요.
그 때까지 한 번도 W와 고등학교 2학년 때 키스했던 거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고, 마치 그런 적도 없었던 것처럼 지냈지만, 실제로 없었던 일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묻어두고 지냈지만 억지로 묻어뒀던 과거의 기억 한 조각이 그 게임으로 인해 파헤쳐지는 듯한 기분이랄까.
둘 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고 지냈는데, 그 상황이 재연되니까 웃어넘길만한 가벼운 분위기라고 느껴지지는 않았던 거죠.
어쨌건 그 벌칙?이 걸리자 제가 좀 당황하면서 반사적으로 W를 쳐다봤죠. W도 저처럼 어색하거나 당황했을 수도 있었겠지만, 여전히 W는 포커페이스였죠.
제가 떠보는 식으로, 하기 싫으면 벌칙주 마시면 되니까 굳이 안 해도 된다는 식으로 말했죠. 저는 싫지 않았지만, 2학년 때 키스 이후에 저는,
W는 저와의 키스를 후회하고 있다고 그래서 없던 일로 하고 싶어하는 거라고, 혼자서 결론 내렸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신경이 쓰였죠.
그럼 너가 두 잔 다 마셔, 너가 거부하는 거니까.
라고 하더라고요. W가 그렇게 말하니까 저도 오기가 생겼죠.
나도 상관없는데?, 라고 대꾸하고는 뭐, 3단계 러브샷을 했죠.
그저 술자리 게임이었지만 순간 과거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더군요.
그리고 또 다른 게임을 하다가 제가 걸려서 폭탄주를 마셔야 했는데, 그 땐 이미 술을 많이 마신 후라 정말 괴롭더라고요. 전 원래 게임도 술자리도 좋아하지 않아서 그 자리가 딱히 재미있지도 않았고요.
제가 좀 망설이고 있으니까, W가
대신 마셔줄까? 라고 하더라고요.
흑기사 하고나면 소원 들어주는 게 있으니까 보통 전 제가 다 마시는 편이긴 한데, 그 땐 도저히 못 마시겠더라고요. 근데 이미 W도 많이 마신 상태라, 너 마실 수 있겠냐고 물어봤더니 대답 없이 폭탄주를 들이키더군요.
W가 다 마시고 나서, 제가 소원이 뭐냐고 물었더니 지금 당장은 생각나는 게 없다고, 나중에 말하겠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뭐 다시 게임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또 술 마시면서 진실게임 같은걸 했죠.
진실게임에서 보통 첫 키스, 첫 경험, 첫 사랑 이런 걸 물어보곤 하잖아요. 물론 더 야한 것도 물어보지만 그 땐 겨우 스무살이었으니까.
누가 저한테 첫 사랑이 언제냐고 물었는데, 모르겠더라고요. 첫 사랑이 있었나, 딱히 기억나는 것도 없고. 첫 여자친구 같진 않았거든요.
지금 저에게 첫 사랑이 누구냐고 물어본다면 지금은 대답할 수 있겠지만, 그 당시엔 모르겠다고, 없는 것 같다고 대답했죠. 그리고 첫 키스가 언제냐고 물어 보길래 그 땐, 첫 여자친구랑 키스했다고 대답했죠.
사실 저에게 첫 키스는 W였고, 여자친구랑은 그냥 가벼운 뽀뽀를 했던 거지만, 그걸 구분해서 대답하는 것도 웃기고, 그걸 떠나서 첫 키스가 W라고 말하진 못하겠더군요.
그리고 W가 저에게 물었던 건,
자기를 알게 된 걸 후회한 적 있냐는 질문이었죠.
그런 장난스러운? 재밌는? 분위기에서 물어볼 질문은 아닌 것 같다고 느꼈지만 대답 못 할 것도 아니라서, 후회 한 적 없다고 대답했죠. 실제로 단 한 번도 W를 알게 된 걸 후회해본 적은 없고요.
그 외 다른 질문들은 기억 안 나네요.
그리고 W에게도 대충 비슷한 질문들이 이어졌죠. 근데 여자분들이 W에게 관심이 많아서 좀 더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물었던 것 같아요. 이상형 이런 것도 물어봤던 것 같고, 어쨌든 다른 친구들에 비해선 확실히 흥미진진한? 느낌이었죠. 워낙 말도 없고 철벽을 쳐대니까 더 궁금증을 자극했을 수도 있고.
W가 받았던 질문 중에 또렷이 기억나는 건
첫 키스가 언제냐는 질문이었죠.
딱히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도 아니었는데 노코멘트 하고선 술을 마시더라고요.
저 역시도 W의 첫 키스가 누구인지 궁금했어요. 설마 나? 라는 의문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럴 리는 없다고 생각했죠. 저와 키스하기 전까지 여자친구를 사귄 적이 없을 것 같진 않았거든요.
그리고 다음 질문이.
첫 사랑은 누구? 라는 질문이었죠.
이번에도 W가 노코멘트하고선 술을 마시더군요. 첫 키스나 첫 사랑이 사실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아닌데 술을 마시니까 다들, 너무 신비주의 아니냐며 뭐라 했죠. 저 역시도, 그게 말하기 어렵나? 싶었죠, 그 때 까지는.
그 다음 질문이 아마,
첫 사랑과 첫 키스가 같은 사람이냐는 질문이었을 거예요.
약간 뜸들이다가, 이 질문엔 대답을 하더군요.
같은 사람이라고.
그 때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죠. 사실 그게 저라고 한 것도 아닌데, 저는 왠지 저를 두고 하는 말인 것만 같더라고요. W가 저를 알기 전에 누구를 좋아했고 누구와 키스했는지 알지도 못하고 물어본 적도 없지만.
그 술자리에서도 계속 반신반의했죠.
나인가? 아닌가?
나였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한 편으로는 행여나 그게 정말 나일까봐 두렵기도 했죠.
그리고 제가 했던 질문은, W가 저에게 했던 질문과 같은 질문이었죠.
넌 나를 알게 된 걸 후회한 적 있어?
대답은,
있어.
였죠.
그 대답을 듣고 나서 제가 했던 생각은, 역시나 후회하네, 였죠. 날 알게 된 것도, 우리가 키스했던 것도. 난 한 번도 후회한 적 없는데, 라는 생각에 씁쓸하더라고요.
키스한 며칠 뒤 W에게 여자친구가 생긴 이후로, 저 혼자 W에게 절절매는 이상한 갑을관계가 되어버렸을 때에 이미 W의 마음은 저와는 다른 거라고 결론을 내렸고, 그 혼란한 감정들은 정리를 하려 했고, 스무살 즈음엔 이미 완전히 정리됐다고 생각했었죠.
근데 1,2년이 흘러 후회한다는 말을 직접 귀로 들으니까 잊은 줄 알았던, 다 치유됐다고 생각했던 아픔이 다시 절 쑤셔대는 것 같더군요.
표면상으로만 친구였을 뿐이지, 제 마음과 머리는 아직 제대로 정리를 못 했었던 거죠.
그 대답을 듣고 일순간 분위기가 썰렁해졌는데, 친구들이 이런 자리에서 무슨 그런 재미없는 질문을 하냐고 화제를 넘겨버렸죠. 아마 친구들은 저의 질문에 담긴, W의 대답에 담긴 말의 무게를 알지 못했겠지만 저에겐 쉽게 넘겨질만한 이야긴 아니었죠.
머릿속으론 계속 신경이 쓰였지만, 겉으론 뭐 웃고 떠들고 놀았죠. 그러다가 점점 너무 지치더라고요. 게임도 재미없고 술도 그만 마시고 싶고 이제 잠 좀 자고 싶고, 여자들은 좀 돌아갔으면 좋겠는데 술자리는 끝날 기미가 없고.
그래서 슈퍼가서 간식거리 좀 사온다고 하고 나왔죠. 여름의 밤바다는 진짜 좋더군요. 파도소리하며 그 특유의 바다냄새도 좋고, 살랑살랑 부는 바람도 기분 좋고. 새벽이었지만 해운대의 새벽은 정말 낮보다 화려하더군요.
혼자 바람 좀 쐴 겸 모래사장을 걷고 있는데 언제 왔는지 W가 괜찮냐고 묻더라고요. 둘이서 아무 말 없이 해변가를 거닐다가, 궁금함을 못 이기고 물어봤죠.
너 정말 날 알게 된 걸 후회해?
아까 그렇다고 말했잖아.
언제부터?
...
W의 침묵에, 지금도? 라고 다시 물었고,
W는, 어, 라고 대답했죠.
그리고는 할 말이 없어서 삼십여 분을 거닐었던 것 같아요. 왜 후회하는지 묻고 싶었지만 못 묻겠더라고요.
대신에, 그 순간에 말하지 않으면 제가 후회할 것 같아서 한참의 침묵 뒤에 제가 어렵게 말을 꺼냈죠. 난 후회 안 해, 라고.
제 말에 대해서 W는 아무 대답도 반응도 없었죠.
***
W가 교문 앞에서 여자친구를 소개한 그 날 밤에, 계속 뒤척이면서 잠을 제대로 못 잤죠. 화도 나고 짜증도 나서. 그래서 만나면 속 시원히 무슨 말이라도 해야겠다고 결심을 했었죠.
그래서 다음 날, 학교에서 W에게 이야기 좀 하자고 했죠. 막상 W를 불러내긴 했는데 입이 안 떨어지더군요. 선뜻 무슨 말도 못하고 머뭇거리고만 있는데 W도 재촉하지 않더라고요.
둘이 있게 되면 제대로 화를 내겠다고, 하고 싶은 말을 다 해버릴 거라고, 밤새 굳게 했던 다짐이 무색하게 제가 꺼낸 말은,
그 여자애를 좋아해?
였죠.
좋아하면?
하고 긍정도 부정도 아닌 대답을 하더군요.
질문에 대답이나 하라고 했죠. 그 여자애를 좋아하냐고.
내가 걜 좋아하든 안 좋아하든 그게 너랑 상관있어?
라는 W의 말에, 당연히 상관있지만, 상관있다고는 말 못하겠더군요. 그 놈의 자존심이 뭔지 내 입으로는 죽어도, 너를 좋아한다는 그 어떤 비슷한 뉘앙스의 말도 하고 싶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했던 말은,
넌 내가 우습냐? 만만해?
뭐 이런 말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가슴에 담아두고 있던 그 어떤 말도 시원하게 하지 못하고 오히려 삐딱선만 타게 되더라고요. 미성숙한 10대의 흔한 청개구리 심보랄까.
그럼 넌 뭘 어쩌고 싶은데, 나랑.
그렇게 말하는 W는 태연한 척 담담한 척 말했지만, 아마 W도 저 말을 꺼내기까지 용기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억지로 가라앉혀뒀던 주제를 우회적으로나마 수면위로 끄집어올렸으니까.
그럼 뭘 어쩌고 싶은데, 라는 말이 우리가 키스했던 사실을 전제로 하는 말이란 걸 바보가 아닌 이상 저도 알고 W도 알고 있었죠.
진짜 난 뭘 하고 싶었을까. W에게 여자친구가 생긴 게 미치도록 화가 났지만, 화를 낼만한 당위성이 내게 있었냐 하면 그건 아니었죠. W의 비난조의 말을 듣고 나니, 제가 W와 사귈 용기도 없고 그런 생각을 해 본 적도 없으면서, W에게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혼자 화내고 씩씩대는 내가 얼마나 어리고 유치한지 여실히 느껴지더군요.
넌 어쩌고 싶은데, 라는 그 한 마디의 파장이 제겐 꽤 크더라고요.
너 나랑 뭘 딱히 어떻게 하고 싶은 것도 아니잖아. 너도 단순히 충동적으로 키스한 거잖아. 키스 한 번 한 거 가지고 뭐 대단한 사이라도 된 것처럼 굴지 마. 여자친구 안 사귀면? 니가 나랑 사귀기라도 하려고 했어? 그런 것도 아니잖아. 말 꺼낼 용기도 없는 주제에 오바하지 말고 평소처럼 지내.
이렇게 말하는 것처럼 들리더라고요. W가 실제로 저런 의도를 가지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저는,
니 말이 맞네, 내가 오바했다.
라고 대꾸하곤 교실로 돌아왔죠.
***
요 며칠동안 많이 바쁘기도 했고 술도 많이 마셨고 집에도 늦게 들어와서 사실 제가 글을 올리고 있었던 사실조차 까먹고 있었어요. 애초에 글을 적을 생각도 못하고 있었죠. 그러다가 마지막에 쓴 글에 기다린다는 댓글이 여럿 있어서 오늘은 시간 내서 적습니다. 기다리실만한 거창한 이야기도 없고 재밌는 내용도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다려주신다고 하니 어찌됐든 감사합니다.
제 글이 엄청 두서가 없습니다. 오늘 쓴 얘기는 또 스무살 때 이야기였다가 고 2때 이야기였다가 뒤죽박죽이라 보시는 분들도 헷갈리실 테지만 그냥 그러려니 해주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