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일찍 태어나길 잘못한것 같아요. 지금같으면 매장당할일을

ㅇㅇㅇㅇ |2015.11.03 12:15
조회 267 |추천 0

 

 

제가 예전에 대학다닐때는 선배가 주는 술을 거절하면 안됐었습니다. 이름모른다고 술먹이고,

초면에 얼굴도 제대로 못익혔는데 선배 집주소 모른다고 술먹이고, 폰번호 모른다고 술먹이고

 

별 말같지도 않은 이유로 대학에 들어오자마자 한번도 입에대지 않은 술을 먹으면서 참 괴로웠습니다.  인사안한다고 단체로 모아놓고 1시간동안 붙잡아놓고 설교& 언어 폭력에 지금같으면 SNS에 떠돌일인데 그때는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던 제자신이 갑자기 불쌍해졌습니다.

 

소학회같은데를 입부 신청했는데 하필 술을 많이 먹는 곳이었습니다. 저는 알바로 한달에 15만원 벌면서 식비와 차비를 충당해야하기 때문에 매주 3000원씩 걷는다는 이야기와 매주 술을 먹는다는 이야길 듣고 기겁해서 도망치듯 나왔죠. 진짜 싫었습니다. 역시나 눈초리는 장난 아니었죠. 한살 많다는 이유로 '쟤 뭐냐' '너 왜 안오냐' 째려보며 내뱉던 선배같지도 않던 그 선배의 얼굴이 아직도 떠오릅니다.

 

첫인상부터 너무 싫어졌습니다. 그래도 선배때문에 다니는게 아니라 내 자신을 위해서 다니는 거랍시고 정말 열심히 다녔습니다. 인사안받는 사람부터 시작해서, 나간것이 술때문이다라는 소문이 이상하게 와전되서 저는 천하의 개념없는 무개념 1학년이 되어서 학교생활을 했죠. 지금생각 해보면 어떻게 버텼나 싶어요. 무시하고, 모두 째려보고 거지같았어요.  단체 MT때는 아무도 타지않은 버스에 먼저 타게되어서 제가 타고 싶은 자리에 가방을 친구들과 같이 놓아놓고, 숙소까지 데려다주시는 기사님이 고마워서 친구들과 돈을 조금씩 모아서 음료를 사드리고 다시 탑승했는데, 선배들 전부 저와 친구들이 맡아 놓은 가방을 보란듯이 던져놓고 제자리를 차지해놨더라구요.

 

불만이면 뜨자며 노려보고 싸울태세를 취하던 그 선배의 얼굴도 정말 치고싶었지만 참았습니다. 때린다고 달라질것 같았으면 벌써 때렸겠지만, 그런것도 아니고 저 선배와 똑같이 되는게  싫었어요.  그렇게 되어도 인사 받을때까지 정중하게 인사드렸던것 같습니다. 저는 돈에 예민해요. 어렸을때부터 가난하게 자랐고, 수중에 있는 돈이 얼마없어서 그것이 어떤일로 펑크나게되면 집까지 걸어가야합니다. 집은 학교에서 20km가 넘는거리에요. 차라리 왜 나갈수밖에 없냐고 물어봐주었다면 하고 원망같은것도 합니다. 사람들은 뒷말을 좋아한다지만, 당하는 입장에서 정말 개같은 일이에요.

 

그 선배들이 졸업할떄는 꿈만 같았습니다. 이제 그런식으로 알게모르게 괴롭히는 사람들 눈치 안봐도 되니까요. 그 선배들이 졸업하고나서는 정말 학교 기분좋게 다녔습니다. 제가 당했던 것들 다시 되돌려 주지 않았어요. 술 못먹는다 하는 친구들은 아직 남아있는 선배들 눈을 피해서 다른것 마실것 같은걸 사오도록 시키고 최대한 멀리앉아서 술 먹지 않게 해줬죠. 그런분위기가 지속되니까 2년뒤에는 학과에서 술을 권하는 문화 자체가 사라졌습니다. 정말 뿌듯했어요.

 

그러고 끝이구나 생각했는데 아니더라고요. 선배들중에 나쁜 선배들만 있었던건 아닙니다. 잘대해주셨던 분들도있어요. 그중 한분이 결혼식이라고 해서 찾아갔는데, 그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예상하지 못했던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조금 다를줄 알았죠. 미성숙했던 대학교 1~2학년 때랑은. 위아래로 남자친구와 절훑으면서 다 들리도록 욕하셨던 그분들 때문에 또 마음에 상처를 입었습니다. 지금은 어느정도 나이도 먹었고 컸으니 다르게 생각해줄때도 되지않았을까하고 먼저 다가가서 인사도 건넸지만, 정말 개무시하더라고요. 받는둥 마는둥이라도 해줬으면 좋을텐데, 인사를 안받으면서 제가 뒤돌아서니 그때 되서 또 쑥덕쑥덕 욕하는 소리가 귀에 들렸습니다.

 

나이먹어서 개념을 찾는건 아닌것 같더라고요. 나이는 벌써 20대 후반 달리시는데 머리는 아직도 초등학생 이하인것 같았습니다. 진짜 채널 이름대로 개깊은 빡침을 느꼈어요. 똑같은 사람되고 싶지않아서 입 다물고 있었지만 한 순간은 정말 패죽이고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차라리 지금처럼 대학에서의 일이 모두 알려질수있는 SNS 같은것이 활성화 되었더라면 제가 그시절에 좀 덜 괴로웠을까도 생각해봅니다. 부러워요. 저는 언제 어디선가 또 그 분들을 마주치겠죠? 아직도 저한테는 괴로움의 연속입니다. 그분들도 SNS에서 누군가에게 비판받았더라면 제가 지금까지 이렇게 괴롭지는 않을텐데.. 원망스럽습니다.  

 

긴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