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이상해졌어
여자친구랑 1박으로 여행을 갔다오고나서는 아무래도 이상해
계속 방에 틀어박혀서 밥먹으러 나오지도 않고...
여자친구가 집이 엄청 엄해서 처음으로 여행을 가는 거라 가기전에는 내내 헤벌쭉해서 그렇게 좋아했었는데 말야
(집에는 여자친구들과 여행을 간다고 거짓말을 한듯)
점심먹기 전에...아무래도 걱정이 되서 문앞에서 말을 걸어봤어
[오빠, 왜 그래? 무슨일 있었어? Y(여자친구)랑 싸운거야?]
아무리 불러도 아무런 대답이 없어..
[....오빠?]
얼마후에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오빠가 대답했어
[Y한테 전화가 오면.....나..없다고 해..]
[뭐야~! 역시 싸운거였어? 에휴...일단 밥이나 먹어!]
[.....]
그러고 몇번이나 더 불러봤는데 오빠가 더이상 대답하지 않아서 그냥 포기하고 내려와서 우리끼리 점심을 먹었어
저녁때 집 전화가 울렸어
엄마는 장보러 나가고 없었기때문에 내가 받았어
Y였어
[...Y인데요...K(오빠) 있나요?]
난 잠시동안 사실대로 말할까 말까 살짝 망설였어
하지만, 집으로 전화를 했다는건 오빠가 핸드폰을 안받았단 얘기인거잖아?
오빠가 아직 저러고 있는데 괜히 억지로 전화를 바꿔줘봤자 상황만 더 악화될것같단생각도 들고
무엇보다도 나중에 오빠가 승질이라도 낼까봐 그게 무섭더라고..
[미안해요. 지금 잠깐 밖에 나갔는데.....집에 언제 올진 모르겠어요]
[...........ㅋ찾.았.다!]
[.......네?]
-뚝, 뚜-뚜-뚜-
어쩐지 기쁜듯이.... 갑자기 전화를 뚝 끊는 거야
(잘못 들은건지 몰라도 끊기 직전에 후후훗하고 웃는 소리도 들린것같기도 하고...)
왠지모르게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기분전환이라도 할겸 좋아하는 버라이어티 프로 재방송을 봤어
그날 밤
인터폰이 울렸어
[네~누구세요?]
엄마가 받았어
[Y인데요..]
시간은 밤 10시를 넘기고 있었어
집이 그렇게 엄하다던 Y가 이런 시간에 외출을 하다니.....
엄마랑 난 눈길을 주고받으며 어떻게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어쨋거나 이런 한밤중에 여자를.. 것도 오빠 여자친구인데 인터폰 너머로만 얘기하는건 너무한것같아서 집안으로 들여보내기로 했어
엄마가 [잠깐만 기다리렴]하면서 현관쪽으로 향했어
2층에서 오빠가 뭐라고 소리를 지르는게 들려 왔어
철커덕-
현관이 열리는 소리와 동시에....
엄마의 찢어질듯한 비명소리가 들렸어
[꺄아~!!!!!!!!!!!!!!!!!!]
난 깜짝놀라 움찔했어
아빠도 거실에서 귀를 파다말고 그자세 그대로 움찔...
벌떡 일어나 얼른 현관쪽으로 가서 엄마를 불러보려고 했는데..........
.........안 움직여....
...........몸이 안 움직이는 거야
움찔하면서 어깨가 내 볼따구까지 올라와있는 상태로 가위에 눌리기라도 한것처럼 꼼짝도 할 수 없었어
아무리 몸에 힘을 주려해도 안돼....
(힘이 안들어간다기 보다.. 그 자세자체가 어깨에만 힘이 잔득 들어간듯한 느낌이었지만)
목소리도 나오질 않았어
그래도 간신히 눈은 움직이길래 곁눈질로 아빠쪽을 봤더니 아무래도 아빠도 같은 상태인것 같아
현관에서 거실로 통하는 문이 열리고 있어
-끼이긱.........
스윽...스윽...
현관에서부터 옷이 스치는 듯한 소리가 나면서 누군가 다가오는 느낌이 들었어
Y다!
...아니...Y맞나???
검은 원피스의 옷자락이 보였어
전에 딱 한번 Y를 만난 적이 있긴한데....
지금 눈앞에 있는 것은 내 기억속에 있는 청초한 느낌의 아가씨였던 그 Y랑은 전혀 달랐어
찰랑거리던 긴 생머리가 막 자고 일어나기라도 한것처럼 엉망진창으로 산발을 하고선 몇가닥인가 얼굴까지 가리고 늘어져 있었어
원래 흰편이긴 했지만 지금 보이는 피부는.. 얼굴도 그렇고.. 혈색이 전혀 없는 창백한 모습이었어
걸음거리도 왠지 이상하게 부자연스러운 안짱다리였고...
거기다 오른팔은 벽쪽으로 뻗고 왼쪽 팔은 앞쪽으로 허공을 휘저으면서....
그래...마치 캄캄해서 아무것도 안보이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야
하지만 집엔 당연히 불이 환하게 켜져 있는 상태였으니 그 요상한 모습은 확실히 보였어
문 앞쪽을 지나던 Y가 천천히 내가 있는 쪽으로 얼굴을 돌렸어
[히익...!]
난 비명을 삼켰어
아니....그렇잖아도 가위에 눌린듯이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었지만...
눈이...이상해....
말 그대로..눈이 이상했어...
눈의 흰자위 부분이 새 빨갛게 물들어 잇었어
심하게 충혈된 정도의 레벨이 아니라
거기에 피가 고여있기라도 한것처럼 아주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어
그리고..
검은자위 부분은....
하얀색이랄까...
하얗고 투명안 막으로 덮이기라도 한것처럼 탁하고 흐린 느낌이었어
나하고 눈이 마주친것같은 느낌이 들긴했는데....촛점은 없었어
옛날에 언젠가 외국 호러영화에서 봤던 드라큘라? 뭐 그런 눈 같았어
아니...지금 눈앞에 있는 건 훨씬 악의로 가득찬 느낌이랄까...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나올만큼 너무 무섭고 끔찍한 눈을 하고 있었어
Y는 그 무서운 눈으로 정말로 기쁜듯이 눈웃음을 짓더니 말했어
[...거짓말하면 안되지?]
싱긋- 기분나쁜 웃음을 남기고 Y는 다시 앞쪽으로 얼굴을 돌리고는 손을 휘저으면서 더듬더듬 2층으로 올라갔어
잠시후...
오빠의 엄청난 비명소리와 함께 난 의식을 잃었어
다음날 아침..
내가 제일 먼저 눈을 떴어
아빠는 귀를 파던 자세 그대로 정신을 잃고 있었어
엄마는 현관에 쓰러져 있었고...
난 한심하게도 오빠방에 혼자 가보는 건 역시 무서워서
(문을 여는 순간 그것이 돌아보며 씨익 하고 웃는 장면이 그려져 버렸거든)
엄마 아빠를 깨워서 함께 오빠방으로 향했어
일단 노크를 하고 오빠를 부르면서 문을 열었어..
Y가..........
...없었어
오빠는....
오빠는.....
살아있었어...
그런데....
그런데...더이상 오빠는...오빠가 아니었어...
[으히히히.....헤헤헤.......]
[우...우우우....으흐흐흐흐]
넋나간듯 실실 웃으며 입을 헤 벌린체로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어
시선도 이상하고...목을 왼쪽 오른쪽으로 빙글빙글 돌려가면서...
[오빠!!오빠아!!!]
[K야!!정신차려!!K야!!!]
불러봐야 소용없을 것 같은 느낌은 들었지만 그렇게 불러대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어
그리고 그 싫은 느낌은 빗나가지 않았어
엄마는 그대로 울면서 주저앉아 버렸고 아빠는 뭔가 슬픈듯..화가 난듯한 표정으로 입을 꾹 다물고 있었어
아....
오빠가 이상해져 버렸어....
그 뒤로 부모님은 오빠가 다니던 대학교에 퇴학신청을 하고 오빠를 병원에 입원 시켰는데
벌써 반년이 지나도록 오빠는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았어
이미 이대로 다시 돌아올것 같지 않을 것같은 예감이 들어...
이 예감은....제발 빗나가기를 간절하게 빌고 있긴하지만...
Y는 물론 그 가족들까지도 모두 행방을 알 수 없었어
아빠가 경찰이며 흥신소에까지 의뢰를 해서 행방을 쫒고 있지만.....
그건 대체 뭐였을까?
이런 생각 자체가 이상하긴 하지만 혹 부모님한테 거짓말을 하고 오빠랑 여행을 갔던 Y가 그걸 들키고는 그렇게 심한 꼴을 당한걸까?
Y의 집이 엄청나게 엄하다는건 들었었지만...그 집 자체가 뭔가 이상한 혈통이기라도 한걸까?
이젠..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