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고한 나의 이등병 군화에게
곰신이였던...
|2015.11.23 02:54
조회 136 |추천 1
다 똑같아도 너는 다를줄 알았다.
추운 겨울이 슬슬 풀릴 때쯤 정말 스치듯이 만나 스며들듯 서로에게 빠진 우리.
그런 감정을 처음느끼며 하루하루 날짜를 같이 세며 쭉쭉 가자고 약속하던 우리.
78일을 나와 달콤한 사랑을 나누고 군대에 입대한 너.
서로 이렇게 제대로 연애해본건 처음이라 모든게 서로가 처음이였고 시작이여서 흔들림 단 한번없이 오직 서로에게만 몰두할 수 있었다.
나보다 순진하고 순수했던 너이기에, 늘 나쁜 남자들에게 데이기만 했던 나에게 너는 처음으로 곰같은 남자였다. 처음으로 불안함 없이 사랑을 키워갈 수 있던, 처음으로 내가 주는 사랑을 동등하게,때론 더 크게 다시 주던 남자였다. 주고 받는 사랑이 잴 수 없이 비슷한 적은 처음이라 이런게 정말 사랑이고 연애구나 싶었다. 사랑받는 느낌을 주던, 마지막이여도 좋을 그럴 남자였다 너는.
입대하던 날. 여자가 울면 헤어진다는 말을 듣고 울음을 꾹참고 집가는 전철에서 미친듯이 울었다. 일주일 내내 울었다. 인터넷편지쓸수있는날만 미친듯이 기다리며 버텼다. 그걸로 하루하루를 버텼다.
78일의 사진과 대화내용과 음성녹음과 기억들로 몇 년 같던 5주를 보냈다. 너의 첫편지에 펑펑울고 너의 첫 영상에 펑펑울고 잠들땐 너와의 통화내용을 들으며 울었다. 하지만 정말로 기다릴수있을것같았다.기다리는게 지쳐서 힘든게 아니고 너가 보고싶어서 힘든거였기때문에..
주변사람들이 아무리 뭐라해도 그냥 너가 미친듯이 보고싶었다. 그 오주동안 우리는 정말 누구보다 애틋하게 사랑했다고 말하고싶다.
너없이 너 생일을 축하하고 너 없이 첫 백일을 맞았다.
누군가와 100일을 맞아본 적이 없어서 혼자라도 기쁘게 맞이했다. 수료식날, 생각보다 담담했던것같았겠지만 너를 보내고 나서 이상하게 울음이 또 터졌다. 다시 그런 나날을 보내야 한다는 두려움에 그랬던 것 같다. 40일뒤의 첫외박, 그 이후부터 나는 좀더 편하게 너를 기다렸다. 그러나 너를 더 사랑했다. 가끔 전역뒤의 우리를 상상하기도 하고 내년 걱정을 미리할 정도로.. 하여간 너의 부재에 익숙해지려고 했고, 내 일상생활에 몰두하면서 너를 기다리고 사랑했다. 매일 전화해주는 너로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친구들이 그랬다. 생각보다 잘 기다리는 것 같다고 이러다가 너 다 기다리는거 아니냐고. 어딜가도 사람들이 물었다. 기다리냐고. 그냥 웃어넘겼다. 기다리고싶으니까 기다리는거겠죠,하고. 그리고 너의 긴긴 호국훈련..
시험기간과 겹쳐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여기며 다시 긴 생이별을 맞은 우리. 그 20일동안 내 마음은 묘했다. 사랑받는 기분이 사라졌고 너의 존재가 불확실하게 느껴질 정도로 길게 느껴졌다.그래서 20일뒤의 너의 전화에서부터 너가 느낀 나의 변함이 그거였을 것이다. 알고보면, 변한게 아니고 투정이였다. 두번째 외박때도 난 너에게 서운함을 그렇게 많이 느끼지않았다.
친구들 챙기는거, 나는 좋았다. 너가 좋아서 네 친구들까지도 좋았기때문에 난 나만 챙기고 나만봐달라고 징징대기 싫었다.그치만 사랑받는 느낌이 줄어든 그 시기에 너를 보니 괜히 퉁명함과 관심을 끌고싶은 마음이 앞서, 사랑받는 느낌을 받고싶은 마음에 괜히 투덜대고 마음이 예전같지않다며 너에게 나를 알리려고 애썼다. 나는 너가 나의 얘기를 더 들어주거나 더 많은 얘기를 하고싶을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더라.. 아무말이 없더라...그리고 그다음날전화에서도 내가 화냈던 이유는 그거다. 너의 애정을 받고 관심을 받고 그런거에대해 너와 얘기하고 대화하고싶었는데 너는 그얘기는 별로 하려하지 않거나 내가 원하는걸 모르는것같아서 그냥 어색함만 풀려는 것 같아서 . 계속 침묵으로 답하길래 홧김에 끊어버렸다.
이렇게 우리가 싸운건 처음이였다.늘 크게 싸운적 없던 우리.그래서 이렇게 이별이 빨리찾아온건가.
싸워보지 못해서 해결하는 방법도 몰랐나보다. 그이후로나는 너에게 전화가오지않자 마음을 정리하려했다. 빼빼로재료를 다 사놓고 만들다가 망할 손버릇때문에 망쳐서 선임들 꺼까지 보내기엔 쪽팔려서 망설이다가 보내지 못했다. 정리한다면서 빼빼로를 만드는 내모습에 알았다. 난 너를 그대로 좋아하고 있단 걸. 그리고 200일에도 너는 전화가 오지않았다. 내가 너무화내서 위축되서 그런건가 싶었다. 그렇게 100일에 이어 200일도 혼자 보냈다.내마음이 권태기인줄로 알았다. 그때까지는. 그치만 계속오지않는 너의 전화에 점점 불안해지고 마음이 누그러워지고 다시 너가 그리워졌다. 어쩔 수 없이 나는 너를 사랑하고 있었다. 결국 내 마음이 권태기가 아닌 결핍임을 알게 된 나는 너의 연락만을 내내 기다렸다.
얼른 너와 해결하고 그토록 하루하루 기다린 첫휴가를 함께 하고 싶었다. 그리고 휴가날까지 너는 연락이 없었고 나는 가슴이 미어졌다. 그래도 내가 연락하면 연락올줄알았다. 내가 마음을 회복하는동안 너는 마음을 혼자 정리했던 걸까. 날 처음 만난 홍대에서 나와 사랑했던 홍대에서 내가 사는 홍대에서 그날 내가 너의 연락만 기다리며 술마신 홍대에서 너는 밤을 샜더라. 그 사실은 헤어진 나중에야 알았지만 충격적이여서 너를 정리하기에 보탬이 되었다.
다음날 용기내서 연락을 더 해보았다. 그때까지만해도 나쁜놈나쁜놈 하면서도 너가 다가오면 사르르 풀릴 예정이였다. 그리고 당장 달려가서 안기고 울고 싶었다.
용기낸 연락에 너는 '이제 좋아하는 것 같지 않다'며 세상에서 가장 아프게 나를 죽였다. 죽고싶었다. 그냥 아무생각이 나지않고 이해가지않았다. 미친듯이 울었다. 가슴이 미어지다 못해 찢어지는 것 같았다.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흐르고 감당할 수가 없었다.
너만은 정말 다를거라 믿었기에
너만은 정말 내 마지막이라 생각했기에
너만은 절대 그런말을 내뱉지 않을 아이라고 생각했기에
나는 받아들일수없었다.나는 여전히 너를 처음그때처럼 사랑하는데, 아니 그때보다 더 애틋하고 애절하게 널 사랑하는데 한순간에 마음이 없다며 떠나는 너를,그 이별을 도저히 감당할수가 없었다.
208일동안 너를 내남자친구로 가지고
130일동안 너의 부재를 사랑으로 견디고
나는 이곳에 혼자 남겨졌다.
아직은 이해하기도,받아들이기도, 감당하기도 너무 벅차서
천천히 잊어보려고 한다.
넌 나에게 208일이 아닌 2년 같던 사람이였으니까.
그리고 내 앞으로의 사람이였으니까.
과거뿐아니라 미래도 잃은 기분이였다.
추운 겨울이 슬슬풀릴때쯤 만나 추운 겨울이 시작되는 시기에 다시 헤어지는 우리.. 모두들 우리는 영원할 것같다고 말해준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으니까..그래서더받아들이기가 힘든 이별이다.
너의 마음을 이해하려면 한참이 걸리겠지. 이별을 이해하기도 한참이 걸릴 것이다.
친구 같은 연인. 내가 참 좋아하던 거였는데 너와 나는 딱 들어맞아서 더 만족스러웠다.
동갑을 싫어했는데 너덕에 동갑이 좋아졌다.
전역하고 같이 자취하며 학교를 다닐 생각에 가끔 설레기도 했는데 이젠 그 설레는 모든 꿈들도 하나하나 접어야겟지.
지금도 널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누가 심장을 누르고 있는것같아서 잠도 오지를 않는다. 몇일,혹은 몇주 혹은 몇달동안 이럴지는 모르겠지만 두렵다. 이런 아픔을 감당하기에 나는 아직 너무 여린것같다.
너랑의 208일은 절대 잊지 못할 나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전부가 될줄알았지만 일부에서 끝나버렸다.
넌어떻게 정리를 했니...언제부터 어떻게 나를 지운거니...말이라도 해주고 같이지우지 나혼자 내버려두냐 혼자 남아서 추억하다 천천히 쓰라리게 정리할게 너도 가끔은 날 추억해줬으면 좋겠어
정말 애틋하게 사랑했고
편하게 좋아했고
불안함 흔들림 하나 없이 사랑했어
많이 힘들겠지만 이제 정리해볼게
너도 가끔은 우리의 처음의 설렘과 우리가 나누던 달콤한 말을과 수많은 약속들 다짐들 그리고 애틋햇던 기억 추억 떠올려줬으면 좋겠어. 처음 고백한 날 처음 수줍게,그리고 웃기게 손잡던 날 처음 여행간날 셀수없겠지만 우린 서로에게 그 누구보다 소중했으니까.가끔은 텔레파시도 보내줘. 안부인사로.
꿈에는 이제 나오지 말자. 깨기 싫을테니까.
진짜 안녕 정말 안녕
많이많이 사랑했던 내 남자친구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