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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화(哀話) 제 1 화- 슬픈 4남녀의 운명이야기

연화 |2004.01.11 20:53
조회 1,101 |추천 0

매화나무가 어지럽게 흩날리고 있는 3월의 봄, 한 소년이 누군가를 바삐 찾는 듯 산 비탈길을 재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가 풀어헤쳐져 앞머리까지  흘러내린 소년의 머리카락이  

 

오뚝 솟은 콧날을 뒤덮고 있었다. 

 

소년은 가다가 삐죽이 튀어나온 돌부리에 채여 넘어져 발등에 상처를 입었지만 그런 것은 소년에게 중

 

요하지 않았다.

 

소년의 눈에는 잠시뒤, 자신이 찾는 무언가를 발견한 듯 조용히 미소를 지은 체 그쪽을 바라보았다.

 

자신보다 한참 어린소녀가 땅바닥에 앉아서 자신이 꺽어놓은듯한 여러 가지 들꽃을 이리저리 엮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자기 뜻대로 안되는지 얼굴은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  그 모습에 소년은

 

피식 웃으며 소녀에게 다가갔다.

 

 


“에이~왜이리 안되는거야, ”


 

“연화아가씨, 제가 해드리지요. 들풀은 억세서 여린손으로 이런건 엮긴 힘듭니다.”

 

 

“어머, 청운 몰라,  다 틀려 버렸잖아.”


 

연화란 소녀는 얼른 제 손에 있던걸 급히 뒤로 감추었고 곧바로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버렸다.

 

곧 16세가 되는 청운을 위해서 꽃화관을 만들어 주려고 했는데 이미 틀려 버린것이였다.

 

연화는 뒤로 감추었던 것을 제손으로 비벼 스스로 망쳐버렸다. 칫..어차피 주지 못할거.....


 

“됐어, 몰라, 하여튼 왠일이야?”

 

 


금새 얼굴이 뾰루뚱하게 변한 연하는 청운을 밉지않게 노려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치마를 털어내었다.


 

“대감마님이 찾으십니다. 어서 가시지요.”

 

 

“아버님이 오셨단 말야?”.

 

 

연화는 금새 풀이죽어버렸다. 연화에게 아버지란 존재는 너무나 무섭고 두려움 뿐이였다. 그도 그럴것

 

이 어린시절부터 자주 전장에 나가시는 아버지의 얼굴을 자주 볼 기회가 없었고 한번씩 집에 돌아와도

 

가정소사의 일은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휘하 병사들에게 수련만 혹독하게 가르칠 뿐이였다.  그

 

수련에는 연화의 친오빠인 현영 또한 마찬가지로 참가하고 있었다. 그런 연화의 마음을 알아차린 청운

 

은 재빨리 미소를 지어보이며 연화의 앞으로 가 제자리에 앉았다.

 

 

“아가씨, 저에게 업히시지요, 마을 어귀까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다큰 처녀가 업혀가면 남들이 욕한단 말야,”

 

 

“후훗, 걱정마십시오. 제가 비밀로 해드리지요.”

 

 

“음..그럼 좋아, 아무에게도 말하면 안돼.”

 

 

다시한번 청운에게 신신당부를 한 연화는 그에게 업혔고, 곧 그들은 산 비탈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나 무겁지 않아?”

 

 

“아니요, 많이 드셔야겠어요. 좀 있음 혼처도 들어올건데 이렇게 말라서야 되겠습니까?”

 

 

“몰라, 난 앞으로 청운하고만 있을 거야.”

 

 

조용히 청운은 침묵만 지킬뿐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주인과 하인사이에는 주종관계만 성립될뿐 어

 

떤것도 이어질수 없는 사이란걸 알고 있었다.

 

몇해전 청운은 연화와 술래잡기 놀이를 하느라 날이 저문지도 모르고 늦게까지 밖에 있었는데 연화의

 

집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 온 하인들이 횃불을 들고 곳곳을 뒤져 청운과 연화를 발견해냈는데 연

 

화의 오라버니인 현영이 청운을 발견하자마자 그의 뺨을 갈겨버렸다.

 

 

“더러운 자식, 감히 어디서 이따위 짓이나 하려고 우리 연화를 꼬셔내”

 

 

그의 손에 나가떨어져 붉게 물든 뺨을 어루만지는 청운은 겁에 질려 주인을 바라보았다.

 

 

“오라버니, 청운은 잘못 없어요. 제가 가자고 졸랐어요.”

 

 

“조용하지 못해, 연화 넌 당분간 집에서 근신하고 있거라, 그리고 너 종놈의 자식, 넌 오늘 제삿날인줄

 

알아라.”

 

 

아버지 다음으로 그녀에게 무서운 존재인 오라버니의 명을 거절하지 못한채 그녀는 마을로 따라 내려갔

 

고 청운에게는 그다음 다른 하인들의 무수한 발길질이 이어졌다.

 

 

“흥, 종놈의 자식, 더러운 핏줄 따위가 넘볼수 있는 존재가 아니란 말이다. 여봐라, 이녀석 집으로  끌고가

 

 

서 200대의 매질을 한다음 일주일 동안 광에 가둬두어라, 만일 명을 어기고 이자에게 음식을 내어주는

 

자가 걸리면 그날로 그놈 또한 이 녀석과 같은 신세가 될꺼다.”

 

 

그후 정말로 일주일동안 광에 갇혀진 청운에게는 악몽같은 시간들이였다. 중간중간 자신의 홀어머니 상

 

주댁이 죽음을 무릎쓰고 자신의 아들을 살리기 위해 조금의 음식과 물을 넣어주었고 그가 겨우 풀려났

 

을때는 이미 초죽음 상태였다. 몇날 몇일을 죽음의 생사를 넘나들며 사경을 헤매더니 운이 좋게도 겨우

 

살아났었다. 모든 사람들이 죽을꺼라곤 했지만 소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후로 청운을 달라져 있었다.  아침마다 일찍 일어나 몸을 단련해왔고 연화의 부탁또한 자신의 처지에

 

서 할수 있는것만 들어주었다. 예전처럼 연화가 졸라도 묵묵히 자신의 일만 했고 연화또한 무언가를 느

 

꼈는지 더 이상 그를 귀찮게 하지 않았다. 아니 힘들게 하지 않기 위해 조심조심 행동했다.  청운이 살아

 

난뒤로 자신이 오라버니인 현영이 더욱 괴롭혔기 때문에 자신 때문에 더 이상 위험에 처하게 해선 안되

 

는 것이였다.

 

 

그들은 그날 이후 자신들의 위치가 다르다는걸  알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청운은 말야, 이쁜 각시 생기면 날 금방 잊어버릴 거야. 그렇지?”.

 

 

소녀는 청운의 어깨에 자신의 얼굴을 묻으며 힘없는 목소리로 말을 내뱉었다.

 

 

청운에게서 어떤말을 기대하면서 한 말은 아니였다. 그저 그렇게라도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서였

 

다.

 

‘아가씨, 오직 제 마음속에는 아가씨 밖에 없습니다. 평생을 가까이에서 지킬수만 있다면...’.

 

하지만 그의 속마음은 소녀에게 들리지 않았다.  어쩌면 영원히 가슴속에 있는 말을 할수 없을지도 모른

 

다.  청운은 슬픈 미소만 지어 보일 뿐 이였다.

 

마을로 내려가는 그들의 뒤로  붉게 물든 석양만이 그들의 뒤를 비추고 있었다.

 

 


에고~부끄러운 글 솜씨입니당.... 2화는 다음에 올릴께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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