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에 맞지 않는 이야기지만
이 곳 채널 글들을 보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써봐.
친구에게 하는 말이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쓸게
고등학교 첫 등교날.
모르는 아이들로 가득한 낯선 교실 맨뒷자리에 앉아서 이어폰을 꽂았어
진짜 모르는 애들밖에 없었거든
담임이 들어오고 분위기 가라 앉으니까
옆에 어떤 애가 앉더라
나는 어색해서 가만히 있는데
지가 먼저 쭈뼛거리면서 인사하더라
그게 처음이였어
그때부터 이 감정이었나?
그건 잘 모르겠다
고1때부터 고3까지 쭉 같은반이었어
3년간 너무 많은 일들을 함께했고
너무 친해졌는데 정신차려보니 졸업식이더라
졸업할 때 너무 가슴 아팠다
왜 그런거 있잖아 드라마나 만화같은데 보면
졸업식날 용기내서 고백하는거..
그런 상상 가끔 하곤 했었다?
근데 막상 졸업식되니까, 그냥 먼 나라 얘기같더라
도저히 못하겠더라..
그때 문득 생각이 들었어
내가 왜 고백 한번 못 해보고 이렇게
가슴 아파야 되는지 너무 억울했어
그 날 밤에 집에서 몰래 울었고
그냥 그냥 그렇게 대학을 갔어
넓은 학교에서 여러 사람들 만나면
자연스레 잊혀질 줄 알았어
나도 그냥 다른 남자들 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었고
그게 안 되더라도 일반남자는 좋아하지 말자..
그렇게 하려고 노력해서인지
잘생긴 애들은 많았지만
더 이상의 짝남은 안 생기더라
항상 생각하는건 아니지만
밥을 먹을때 웃긴 얘기들을 때
내 의지와 상관없이 그냥 문득문득 그애가 계속 생각났어
근데 생각날때마다 연락할 수도 없더라
절대 들키면 안 되는 비밀이니까..
근데 딱 하나 술이 뭔지
어느 날은 필름이 끊겼는데
다음날 확인해보니 그 애한테 전화 했더라
혀꼬인 소리로 병신같이 그냥 계속 좋아한다고 말했대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면서 말해주는데
심장은 떨리지 목소리는 침착해야지
아닌척..친구로써 괜한 호기부린척
어영부영 넘기고 그냥
전화번호 지웠다
카톡에서 안 사라지길래 카톡도 탈퇴하고 다시 가입했어
이제 술 먹고 필름이 끊겨도 연락할 방법이 없도록..
그렇게 2년이 지났다
일부러 그 애 소식은 안 들으려고 노력했고
그 애도 딱히 연락은 안 왔어
서로 그렇게 친했는데
멀리 떨어져 산다는게 얼마나 큰지
그냥 그렇더라 연락 안 하게 되나보더라
어차피 난 짝사랑이니까 별 기대도 안 했으니까
그냥 나름대로 웃으면서 잘 지냈어
근데 어느날 수업 중에 고딩 친구한테 전화가 왔다?
오랜만에 연락이라 뒷문으로 나가서 받았어 근데.
죽었다더라
응?
걔 죽었대
누가?
...
그 아이 이름이
너무 까마득한 느낌이고
갑자기 세상이 너무 조용하더라
전화기 너머로 묵직한 목소리만 또렷하게 들리는데
한마디 뭐라고 알겠다고
장례식 가겠다고 말을 해야하는데
갑자기 가슴이 턱 막히더라
턱..
진짜 눈물도 안 나더라
정신없이 장례식에는 갔는데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사람들은 무거운 표정으로 있는데
영정사진 속에 있는 그 애가
내 기억 속에 있는 그 애가 맞는 거야.
한 놈이 울기 시작해서
나도 그냥 울었다
멈출 수가 없더라
내가 너무 미안해서
이렇게 슬픈데 같이 죽어줄 용기가 없어서 너무
미안하더라..
그날 이후로
매일 같이 고등학교 때 싸이 방명록 읽고 또 읽고
사진 보고 울고 또 보고..
진짜 미치겠는건
전 카톡을 탈퇴해버려서
그동안 카톡한 내용을 볼 수가 없는거야..
날 보고싶다고 했었는데
분명히 그랬었는데
기억은 흐려지고
확인은 할 수가 없는거야...
근데 그렇게 몇 달이 지나니까
그냥 담담해지더라
무섭도록 담담해지더라
이게 벌써 2년 전 이야기.
그 이후에 사겼던 여자친구에게 미안하지만
여전히 아무 이유없이 문득 문득 생각이 나.
난 지금도 첫사랑하면 그 애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고등학교 때 그 모습 그대로..
짝사랑도 사랑이잖아
추억도 많고 후회도 많다
만약에 지금 그 애를 다시 만나면
꼭 좋아한다고 말할거다. 내 입으로 직접.
남잔데 니가 좋다고. 사귀어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