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눈으로만 읽다가 제 사연 써보기는 처음이네요. 누가 글 보고 알아볼 것 같고 왠지 인터넷에 저에 관란 글을 올리는 게 꺼려졌는데 용기내서 씁니다. 문제가 될만한/지워야 할 것 같은 부분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혹시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신 분들이 있다면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여쭙고자 글을 씁니다.
저는 20대 중반 여대생이고 언니(3살차이)와 오빠(6살차이)가 있어요. 부모님은 제가 초등학생일 때부터 맞벌이를 하시느라 지금도 평일엔 저녁 9시~11시에 돌아오십니다.
오빠가 저희집 가장 큰 걱정거리이긴 한데 언니와 저는 대학교 들어가서 여지까지 크게 부모님 속 안썩이고 살아왔습니다.
어른들 말씀에 오빠도 분명 어릴때는 장난끼가 많은 귀여운 아이였다고 하는데 오빠가 고3일 때부터(나이차이가 있어서 그때 제가 초등학교 6학년이었어요) 엇나가기 시작하고 학교 안가더니 지금까지 끝이 없네요..
오빠가 집 안에서 스트레스를 푸는 건지 괜히 만만한 엄마 아빠한테 허구한 날 쌍욕하고 밖에 나가서 사람들 만날 때나 친구들 만날 때에는 사람 좋은 척 해요. 친척들한테도 싹싹하게 잘하구요.
심지어 친구들을 집에 불러놓고 (저는 오빠 친구들이 오면 무서워서 방에 있어요) 부모님이, 특히 아빠보고 정신병자라고 ㅂX라고 욕하는 것도 많이 들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6학년 이후로 항상 오빠의 모습은 공포 그 자체였어요. 처음 오빠한테 맞았을 때 부모님께 말씀 안드리고 참다가 나중에 또 맞았을 때 너무 무서워서 말씀 드렸거든요.
그런데 그때도 아무 변화가 없더라구요. 오히려 엄마는 속상해서 한숨만 푹푹쉬시고 아빠는 혼자 너무 순진하셔서 오빠가 그러고 싶어서 그랬겠냐 오빠한테 남매의 정을 나누자고 사이좋게 말하거라. 라고 하시고 너무 답답해서 그 다음부터는 최대한 오빠 피해다녔어요.
오빠도 부모님한테 혼나고 달라지는 게 아니라 "너가 집에서 부모님이랑 오래 있을 것 같냐 나랑 더 오래 볼 것 같냐"라고 해서 그냥 최대한 안부딪히려고 하고 대들지 않고 정말 쭈굴이 그 자체로 살았어요.
오빠가 저를 그냥 만만한 샌드백으로 생각한다는 게 느껴져서 최대한 집에 늦게 들어가려고 했구요. 오빠가 고등학교 2학년인가 3학년때 친구랑 싸우고 온 날, 집에 씩씩거리면서 들어왔는데요. 저는 언니랑 거실에서 얘기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집에 오자마자 저를 바로 발로 차더라구요. 그냥 건들듯이 차는게 아니라 빵하고요. 너무 놀라고 무서워서 꺼이꺼이 울었고 그 자리에 피멍이 들었어요. 남자 고등학생이 여자 초등학생을 발로 찼으니 아플 수 밖에요. 그런데 나중에 한다는 말이 자기가 친구랑 싸워서 너무 화났는데 제가 보여서 그랬다고 미안하다했구요. 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일로 맞은게 너무 억울했는데... 그때가 차라리 지금보다 좋았어요. 살면서 오빠한테 셀 수 없이 맞았지만 그때는 때리고 미안하다고 라도 했거든요. 지금는 남자는 미안하다는 말 하는거 아니라면서 제 노트북을 말없이 가져가놓고도 돌려주지도 않고, 때려놓고 전혀 미안해하지도 않습니다.
때리는 이유는 여러가지에요. 밥먹다가 제 말투가 마음에 안든다고 먹던걸 던지고 숟가락을 던지기도 하고 '너가 잘못했으니 맞을만하다'라고 생각해요. 제가 오빠방에서 제 노트북을 말 없이 되찾아간 날엔 "쥐새끼처럼 어디 방에서 노트북을 훔쳐가(다시 한번 말하지만 제 노트북입니다)" 하면서 발이랑 주먹으로 때렸어요. 그날도 억울해서 방에서 울다가 지금은 과제때문에 필요해서 노트북 새로 사서 쓰는 상태입니다.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되는 사람인지라 무슨 이유로 또 화낼지 모르겠어서 제 지갑에서 돈을 훔쳐가도 제 방에 와서 먹을 걸 가져가도, 친구랑 저 다들리게 제 욕을 해도 그냥 가만히 있습니다. 그래놓고 자기 친구한테 인사 안한다고 또 욕하면서 화내길래 이젠 오빠 친구오면 방에서 안나와요 최대한.
오빠가 아빠랑 사이가 특히 안좋아서 자기가 방 안에 있고 식탁에서 저랑 아빠랑 얘기하고 있으면 "지금 5초내로 방 안에 안들어가면 니 뒤진다"이런 식으로 말을 합니다. "Xx들이 짜증나게 한다"라고 하고 정말 5초내로 안들어가면 방 열고 나오면서 "내가 우스워보이냐 xx아?" 하면서 쫓아와요. 하도 반복되는 패턴이라 그냥 집 안에 오빠가 있는 것 같으면 거실이나 식탁으로 안나옵니다.
부모님한테 패륜아짓 하는 것 보기 싫어서 경찰에 신고해보자, 친척한테 말해서 타일러보자 말씀 드려도 진전이 없네요.
부모님은 (특히 엄마가) 자식 욕해봤자 제 얼굴에 침뱉기 밖에 안된다, 친척들 앞에 얼굴을 들 수가 없을 것 같다라고 하시는데 그 마음도 이해가 가요. 직접 낳은 자식한테서 온갖 쌍욕을 다 들으면 마음이 얼마나 찢어질까 싶구요. 부모님이 저한테 너라도 속썩이지 말고 잘해야된다 너때문에 사는거다 그러시는데 너무 답답하면서도 어떻게 오빠를 바꿀 수 있을지 모르겠고 바꿀 수 있을지 가망이 안보여서 그냥 포기하고 살았어요. 그래서 오빠를 따로 살게 하자, 집에서 내보내야 철이 들거다라고 가족끼리 상의한 후에 따로 오피스텔을 구해줬어요.
참.. 그래도 사람은 안 변하더라구요. 오피스텔 간 후에도 가끔 새벽 4~5시에 술취해서 집에 돌아왔거든요. 그래도 전보다 오빠 얼굴 덜 봐서 좋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엔 방 빼고 집에 돌아왔어요. 그렇다고 방 얻으라고 부모님이 대주신 돈(보증금)을 돌려드린 것도 아닌 것 같아요.. 부모님께 돈 얼마나 대준 건지 물어보면 그냥 한숨만 쉬셔서 답답합니다.. 두분 다 폭력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평생 '손해보고 사는게 손해주는 것보다 낫다'라고 살아오신 분이에요.
저도 힘이 부족해서 항상 맞고 참고 살면서 '이보다 더 나빠질 일은 없겠지...' 이생각만 하면서 살았는데 웬걸. 요즘에는 친구랑 사업한다고 하던데 사업얘기 한답시고 집에 친구 불러서 같이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친구가 집에 있으면 전처럼 쌍욕도 안하고 저 자고 있는데 와서 때리고 가지도 않고 좋은 점도 많아요. 하지만 전 아직도 오빠 얼굴만 봐도 맞던 생각이 나고 존재만으로도 이미 악몽같은 존재라서 같은 집에 있는 것만으로도 끔찍합니다.
엄마는 이제 둘 다 곧 집에서 나갈거다, 너가 시험에 붙으면 우리가 나가서 살자 하시는데 이젠 부모님한테 맡기고 싶지가 않네요. 부모님이 다 선하시고 똑똑하신데 오빠문제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대안을 주시거나 문제를 해결해주신 적이 없어요. 저도 올 한해 시기가 중요한 상황인지라 더이상 오빠얼굴 안보고 살고 싶은데 집에서 자취비용을 대줄지도 모르겠습니다. 돈 그 자체때문이 아니라 학교에서 집까지 1시간도 안되는 거리인지라서 돈낭비라고 생각하십니다.
언니는 아예 중학교때부터 오빠랑 인연 끊고 (언니는 대화도 안하고 오빠를 너무나 싫어해요.) 해외생활 몇번 다니면서 집에서 나가서 살고 있어요.
저도 시험만 붙으면 직업 구하고 직접 돈벌면서 나가서 살고 싶은데 계속 집에 있다가 시험도 망치는 건 아닐지 불안합니다. 제가 고3일때도 이미 오빠때문에 맞고 울던 일들이 생생하거든요. 저는 오빠 수능 몇번 볼때마다 응원하고 가족끼리 학교 앞에 응원갔는데 수능 전날까지도 저한테 쌍욕하고 라면끓여오라던 사람입니다.
저는 자취하고 싶은 마음이 큰데 부모님께서는 여러가지로 걱정이 많이 되시는 것 같아요. 공부 외에 요리,청소,빨래 등 신경써야할 부분이 많다고 하시고 제가 자취하는 친구들 봐도 정말 자취가 쉬운게 아니라는 생각은 들어요. 하지만 집에 있다보면 집 안에 오빠가 들어오는 소리만 들어도 긴장되고 주눅드는게 느껴져요. 어느순간 오빠의 욕이나 패륜행동에 무감각해지는 자신도 느껴지고요. 오빠가 나쁜 인터넷용어 (31한 김ㅊ년) 쓰면서도 여자친구 만드는 거, 여자친구랑 통화 끝나고 바로 xx년하고 욕하는 거 보고 충격받았던 적도 있어서 예전에는 세상 사람들이 알고보면 다 오빠같은 사람일까봐 남자들 다 경계하고 무서워했어요. 또 오빠 영향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여자든 남자든 사람들이 호의 베풀고 잘해줘도 처음부터 믿지 않고 아무리 친해도 제 개인적인 얘기를 잘 안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친구들은 정말 착하고 좋은 사람을 만나서 세상엔 좋은 사람들이 더 많다는 걸 알게되었지만 항상 집에 갈때마다 다시 우울해지는 기분입니다.
부모님께 자취하고 싶다고 말씀드리려고 하는데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도와주세요. 혹시 비슷한 경험이 있으시다면 어떻게 해결하셨는지 듣고싶습니다. +)오빠가 확실히 근 1년간 저 때리지도 않았고 행동이 많이 좋아졌어요. 그런데 식탁에 아빠랑 얘기하고 있으면 지금도 '5초 세기 전에 닥쳐라'라고 해요. 저도 맞기 싫어서 그냥 밥 안먹고 방에 들어가구요. 2년 전에는 언니를 심하게 때려서 (그때 저는 여행가서 집에 없었는데 집에서 오빠 문 열어 주지 말라고 했대요. 오빠 버릇 고치겠다구요. 언니가 집에 있었는데 나중에 집에 들어와서는 언니 쇼파에 앉아있는데 집 들어오자마자 주먹으로 패서 팔, 다리에 피멍 다 들었어요. 그때도 미안하다고 안한걸로 알고있네요.) 아직도 오빠는 저한테 악몽같은 존재에요.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부모님이 어렸을 적에 오빠를 때리면서 키웠다든가 폭력적이라든가 하는게 절대 아니니 부디 무턱대고 부모님 욕은 하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