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친구와 인연을 끊고 싶어요

ㅇㅇ |2015.12.14 17:00
조회 226,929 |추천 723

안녕하세요.. 제목처럼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친구가 있는데, 제가 너무 괴로워서 이제는 정말 이 친구랑 인연을 끊고 싶습니다..

 

이기적인 생각이라는 거 알지만 제 이야기 좀 들어주세요. 제가 이기적인 건지, 그냥 계속 도와줘야 할지....

 

저한테는 고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낸 3명의 친구들이 있는데요, 저 포함 4명이 정말 징글징글하게도 붙어다녔어요 항상.

 

그 중 한 친구는 공무원 시험 준비를 오래 해서(7년) 저희가 다 시집가고 애기낳고 할 동안 늘 도서관에만 있었거든요.

 

그러다가 작년에 드디어  꿈에 그리던 합격을 했고, 그 동안 어지간히도 급했는지 같은 공무원(둘 다 9급) 남자를 만나 올해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근데 결혼하기 전에 청첩장 돌린다고 저희 4명이랑 남편들까지 해서 8명이 다 같이 모였었거든요.

 

그 때 좀... 뭐랄까 여자들 뿐만 아니라 여자의 남편들까지 모두 한 입으로 그 남자는 진짜 아닌 거 같다고 반대를 했었어요.

 

사실 9급 공무원 시험이 물론 경쟁률도 쎄고 붙기 어려운 건 알지만, 말끝마다 오빠가 이래서 알잖아 저래서 알잖아 하면서 무슨 정말 세상 모든 이치를 혼자 통달한 사람처럼 너무 거들먹거리고 잘난척이 심하더라고요. 말끝마다 남자가 남자가 이러는것도 듣기 싫고, 가오가 어쩌고 하는 것도 좀 꼴불견이었구요.

 

남자는 남자가 보면 안다는데, 제 친구 남편들까지도 죄다 저 사람은 좀 아닌 거 같다고 수군수군 했었어요.

 

근데 그 친구가 우리 넷 중 마지막 주자이다 보니 혼자 너무 조급했던 것도 있고 해서 엄청 밀어붙여서 결혼식을 하긴 했거든요.

 

근데 둘이 신혼여행을 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신행 다녀와서 처음 만난 날 정말 펑펑 울더라고요. 자기가 결혼을 잘못한 거 같다면서.

 

그래서 우리가 왜 그러냐고 싸웠냐고 아무리 물어봐도 그냥 울면서 결혼을 잘못 한 거 같다고만 하고 더이상 말을 안하더라구요.

 

그러다 몇일 후에 저희가 그 친구 집에 집들이겸 놀러갔었어요. 

 

주말 오후에 갔었는데, 그 집 남편이 외출했다가 돌아올 시간 즈음이 되니까 친구가 갑자기 매우 불안해 하면서 집안을 막 후닥닥 치우더니 빨리 가라는 거에요.

 

저희가 피자를 시켜먹었는데, 자기 집에서 먹고 나가는 손님한테 피자 박스를 쥐어주면서 가다가 이것 좀 버리라고. 그러면서 막 피자냄새 나면 안된다면서 부랴부랴 환기시키고 하길래 왜 그러냐고 했더니 우리가 놀러온 걸 남편이 알면 안 된다는 거에요.

 

아니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나요 그 집에서? 그때도 정말 이해가 안가고 이상했지만, 친구가 하도 난리를 치길래 그냥 얼떨결에 후다닥 나와버렸죠. 사실 이 때부터 뭔가 조짐이 보였었는데.. 대수롭지 않게 넘긴 게 너무 후회돼요.

 

그리고 몇 일 있다가 새벽에 1시도 넘어서 그 친구한테 전화가 왔는데 울면서, 저희 집 앞 맥도날드에 있으니 잠깐 나올 수 있겠냐는 거에요.

 

그래서 남편한테 살짝 얘기하고 나왔는데, 하아.. 정말... 아직도 꿈만 같고 심장이 미친듯이 뜁니다.

 

왼쪽 눈썹 부분과 광대 근처가 말 그대로 '밤탱이'가 되었더라구요. 한눈에 이건 누가 봐도 남편한테 맞았구나 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았어요.

 

친구는 말도 못하고 계속 울기만 하고, 안되겠다 싶어서 그 날은 일단 저희 집에서 재우고 다음날 친구 4명 다 모여서 그 집으로 쳐들어가자 했는데, 그 친구가 질겁을 하면서 말리는 거에요. 우리 부부 문제니까 알아서 하겠다면서..

 

솔직히 지금 생각하면, 알아서 할 거면 새벽에 전화도 하지 말았어야지,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 때는 저도 너무 놀라고 경황이 없어서 친구가 완강하게 버티니까 그냥 그러라고 하고 집에 보냈어요. 그 때부터 저의 지옥같은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거의 4개월 동안 거의 한번도 빠짐없이 일주일에 두세번은 새벽 3시고 4시고 할 거 없이 전화가 와요. 울면서.. 죽고 싶다고.. 그러면 저는 계속 달래주다가 이혼하라고 윽박도 질렀다가, 친구가 집앞에 와있다고 하면 데리고와서 재워주기도 하고.. 그럴 때마다 한 번도 얼굴이 정상인 때가 없었어요. 항상 멍 투성이...

 

그러고 다음날이면 또 좋게 풀었다면서, 남편이 미안하다고 무릎꿇고 싹싹 빌었다고, 화만 안내면 잘 해준다면서... 그랬다가 그 다음날 밤에 또 전화와서 울고불고..

 

이 짓을 4개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했습니다. 정말 미칠 것 같았어요. 저도 만성 수면부족에 정신은 피폐해지고, 저는 물론 제 남편까지 정상적인 생활이 전혀 안되더라구요.. 하지만 가족과 다름 없는 친구이고 제가 특별히 뭘 해줄 수 있는 것도 없기에, 그냥 얘기라도 들어줘야만 한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러지 않으면 정말 자살이라도 할 것 같았거든요.

 

그러다 제가 결정적으로 이 친구랑 인연을 끊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생겼는데요..

 

그 친구가 도서관에서 오래 공부를 하다보니 살이 많이 쪘었습니다. 원래 20대 초반까지는 정말 날씬했었어요. 근데 수험생활이 길어지니까 자연히 살이 찌더라구요.

 

합격만 하면 빼겠다고 했었는데, 결혼준비 하면서 또 여러가지로 스트레스도 받고 하니까 오히려 더 찌더라구요.

 

그런데 결혼하고 그렇게 가정폭력에 시달리더니, 정말 급격히 살이 빠지더군요. 결혼하고 거의 하루도 제정신으로 잔 적이 없고 매일 울면서 자고 낮에도 정상적인 생할을 못하니까, 살이 빠진다기보다 거의 인간이 초췌해지더라구요..

 

근데 맞아서 울고불고 할 때 외에는, 그러니까 좀 제정신일 때에는 오로지 자기 살 빠진 거 자랑 밖에는 안 하는 거에요. 몇 키로 빠졌다, 몇 키로 빠졌다, 만날 때마다 그 얘기만 하고 또 자기가 이제 일을 해서 돈을 버니까 미친듯이 옷만 사고..

 

다른 두 명 친구들이랑 얘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은 거 같다, 정말 미쳐가고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를 할 정도로 살 빠지는 거랑 옷 사는 거에 집착을 하더라구요..

 

그러다 또 남편하고 뭔 일 터지면 죽는다고 하고..

 

정말 제가 너무나 힘이 듭니다.. 남편한테 이혼하자고 말이나 해봤냐고 했더니, 자기를 죽일 거 같아서 말도 못 꺼내겠답니다.

 

솔직히 저도 가정이 있는 몸인데, 이건 정말 사는게 사는게 아니고, 마치 제가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사람처럼 매일같이 우울하고 정상적인 생활이 안됩니다. 친구가 아니라 제가 정신병원이라도 가봐야 할 거 같아요..

 

저 말고 다른 친구 두 명은 진작에 이 친구 연락을 안 받고 있습니다. 새벽 3시고 4시고 전화를 해대니 남편들도 짜증을 내고, 그나마 그 두 명은 집이 좀 먼 편이고 애기도 있기 때문에 비교적 가깝고 아직 애도 없는 저희집으로 항상 찾아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제가 다 받아주는 형국이 되었는데...

 

정말 확 인연을 끊어버릴까 싶다가도, 이러다 나중에 얘가 정말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어 너무 두렵고, 경찰에 신고를 해볼까도 했지만 특히나 가정폭력 같은 경우에는 옛날에 간통처럼 폭력이 이루어지는 딱 그 장면을 잡지 않는 이상 그냥 주변에서 신고하는 건 별로 소용이 없다고 하더라구요.

 

이 친구를 정신병원에 데리고 가볼까도 했지만, 얘는 잘못이 없잖아요. 그놈이 개자식인걸..

 

이럴 때 제가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냥 괴롭힘을 당하고만 있으면 불쌍해서라도 어떻게든지 도와주려고 할텐데, 다음날이면 또 너무 멀쩡한 얼굴로, 응 어제 좋게 얘기해서 풀었어, 다신 안 그런데 이러면서 근데 나 진짜 살 많이 빠지지 않았어? 다리도 다시 예뻐졌지? 나 지금 몇 키로다? 몇 키로다? 너는 몇 키로야? 이러니 제가 미칠 지경입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현명한 조언 부탁드릴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723
반대수17
베플|2015.12.14 17:36
너!! 한번 더 나한테 연락하면 그때는 니 남편 내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언제까지 내가 너때문에 이렇게 지낼 수는 없고 끝을 내야겠다고 단호하게 말을 해주시는게 좋지 않을까요... 그리고 나한테 연락할것이 아니라 경찰서 가라고 해야지요 ....
베플22|2015.12.14 17:09
친구가 왜 잘못이없어요 잘못한걸 알면서도 바로잡지 않고 자기가 자기 팔자 꼬고 사는데요? 저같으면 이렇게 해도 저렇게해도 못알아들으면 인연끊을거같아요 아니면 정신병원을 데려가던지요... 거의 주 3일 이상 새벽마다 그러는것도 남의가정에 피해주는거고 잘못된걸 알면서도 용서해주는거보니 맞아죽을때까지 이혼할생각 안할거같아요
베플어쩌|2015.12.14 17:33
딱 잘라서 말하세요. 니가 널 그렇게 맞고 살게 둘거면 앞으로는 맞아도 전화하지도 말고 니가 선택한거니까 다 감내하면서 살라고. 너도 알다시피 이미 다른 애들은 너 피하고 있는데 그게 왜 그럴거 같냐고. 걔들도 나도 싱글도 아니고 우리도 생활이란게 있는데 니가 매번 새벽에 연락해서 잠깨우면 우린 어떻게 생활하겠냐고. 물론 니기 힘든 상황에 처한걸 알지만 니 스스로 폭력을 끊어낼 생각이 없는데 제 3자인 우리가 아무리 가까운 친구라지만 뭘 어떻게 도와줄 수가 있겠냐고. 처음부터 그런 놈인줄 알았다면, 우리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 결혼 막았을 거라고. 근데 신혼여행 갔다와서 니가 울던 날, 넌 우리를 믿지 못했는지 우리에게 저 놈의 실체를 말해주지 않았고, 그래서 결국 이렇게까지 상황이 악화되지 않았냐고. 나도 ㅇㅇ랑 ㅇㅇ이도 우리의 소중한 친구인 니가 이렇게까지 힘들게 지내는 모습을 보니 차마 가슴 아파서 외면도 못하겠고 정말 너무나도 힘들다고. 니가 왜 이혼을 피하는지 모르겠으나 그놈이 죽일 거 같아서 그런거라면 우리가 대신 싸워서 지켜줄테니 우릴 믿고 제발 그 지옥에서 그만 나오라고. 요즘은 이혼이 흠도 아니고 그렇게 살바에야 혼자 행복하게 예전처럼 우리랑 살자고. 이혼하고 싶은지 아닌지 그것만 딱 말해보라고.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진행해주겠다고. 만약 니가 결혼을 유지하겠다면 더 이상 난 널 도와줄 수 있는게 없으니 그렇게 알라고. 어떻게 할래?ㅡㅡㅡ이렇게 말해서 대답에 따라서 친구들이 대신 맞서 싸워주시는게 어떨까 싶어요. 하도 맞아서 두려움에 이혼 생각을 못하는 걸수도 있어요. 가장 소중했던 친구들 아니었던가요? 친구를 구해주세요. 맞으면 증거 사진도 찍어 주시고, 진단서도 끊고 경찰에 신고도 계속 해주시고요.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