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년 차 삼심대 중반 남자입니다.
현명한 분들의 조언을 얻고자 아내 아이디로 몰래 글을 남깁니다.
아내는 뭐랄까.. 시크하고 조용한 성격이었습니다.. 창백할만큼 하얀 피부에 빨간입술..
눈매는 강아지처럼 선한데 성격이 많이 신경질적이어서 주변인들이 깬다고 할 정도였지만
제 눈에는 속에 감춰져 있는 따뜻한 마음이 보여서
정말이지 오랜시간 쫓아다니고 좋아했고...사랑했고..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결혼하면서 타지역으로 오게 된 아내는 일을 잠시 쉬며 저를 챙겨줬습니다.
매일 제 아침을 차려주고 입을 옷을 챙기고
그날그날 먹을 영양제와 과일.. 그리고 커피를 보온병에 챙겨주었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목욕물 받아주고.. 씻는 동안
뭐 먹고 싶다고 하면 바로바로 준비해주고..
피곤해서 제가 먼저 자려고 할 때면
어김없이 침실로와서 제 머리칼을 쓸어 넘겨주며
오늘 하루도 너무 고생했다
좋은 꿈꿔라 하면서 조곤조곤 말하던 아내였습니다.
때로는 책도 읽어주고요.
그뿐아니라
10여분 거리 내에 사시는 어머니... 아버지 돌아가시고 많이 적적하실텐데..
외아들인 제가 신경을 많이 못 써 드리는데도
아내가 일주일에 서너번쯤 어머니 저녁 챙겨드리고...
생강청이네 약도라지네.. 하며 직접 만든 무언갈 드리더군요.
자세히는 못봐서 모르겠는데 집에 갈 때마다 항상 양손 가득 뭘 들고 갔습니다..
외식을 좋아하지 않아서 집에서 만들어 먹었고
솜씨 좋아서 입맛 까다로운 어머니나 저나.. 매우 만족하며
아내가 해준 음식들 항상 맛있게 먹었고 감사했습니다.
그러다 아내가 임신을 했고
임신 막달쯤 몸 움직이기 힘들다 하기전까지
변함없이 절 챙겨줬던 아내였습니다.
저... 여자 경험 별로 없습니다.
20대 초반에 아내를 처음 만나 첫눈에 반해 짝사랑했지만 제 마음을 받아주지 않자 그 이후에 몇 명.. 잠깐 만나긴 했지만
깊은 관계까지 가본적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여자가 어떤지 솔직히 잘 모릅니다.
아내가 기본인거라 생각했고 다들 이렇게 산다고 생각했어요.
시시콜콜 제 이야기 하는 성격도 아니고
형제도 없으니까
그저 내 눈에 보이는 현실이 전부인것처럼 믿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아이를 낳고.
달라졌습니다.
이제 곧 돌을 바라보는 딸아이.
예쁘죠. 예쁩니다..
제가 퇴근하면 아장아장 걸어오며 안기는데
아내는 제 눈 조차 안봅니다.
왔어? 도 없어요.
벨 누르면 문 안열어줍니다.. 제가 번호키 누르고 들어와요.
저녁은?? 하고 물으면
알아서 챙겨먹어. 하며 엄청 신경질적으로 대답합니다.
같이 아이 목욕 시키다 잘못해서 아이 눈에 물이 튀면
저를 아주 잡아 죽일듯이 쳐다보는데
솔직히 너무 외롭고... 그렇습니다.
아내는 이제 내가 눈에 안보이나 봅니다.
먹을것도 아이 이유식 위주..
나는 평소대로 걷는데.. 왜 이렇게 쿵쿵거리냐며 짜증을 내고..
시어머니?
................. 같이 밥 먹자 하면 난리납니다
둘이 먹으라고. 나는 싫다고.
왜 싫은지 알수가 없으니 너무 답답할뿐이고요.
아내에게 내조 받을 때 그게 당연하다 기본이다 생각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표현에 인색한 것도 아니였습니다.
기념일마다 꽃다발에 선물 사갔구요.
남들이 육아 힘들다고 많이 이야기해서
도우미 쓰라고 했는데도
굳이 본인이 하겠다고 해서 터치 안하는데
갈수록 신경질만 느는 것 같아요.
저는 전문직이고 아내는 프리랜서였는데
일을 하고 싶어 그런건가 물으면
확 신경질 내면서 지금 애가 이렇게 어린데 어딜 맡기냐고 화를 버럭버럭.
오늘 크리스마스라 꽃다발에 귀걸이 케이크 하나 이렇게 사서 집에 들어가는데
아내가 쳐다도 안봅니다....
식탁위에 올려 놓는데 뭐랄까...
그냥 눈물이 핑 도네요.
저도 이젠 지쳐요.
딸아이가 한없이 사랑스럽다가도.
네가 없었으면 너만 없었으면..
우린 예전처럼 행복했을텐데 싶구요.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내는 왜 갑자기 변했을까요?
제가 무얼 잘못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가슴이 너무 답답합니다.
작은 조언이라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