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따르면 응답자의 62.4%가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국회의원이 여기자의 가슴을 ‘거칠게’ 만지고도
“음식점 주인인 줄 알았다”고 답하는 세상. 몰지각한 남성들의 직장 내 성희롱 백태
만상과 여기에 대한 남자들의 생각, 그리고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봤다.

은행 안 화장실은 남자 소변기를 거쳐 여자 화장실로 들어가게 되어 있는데 차장은 꼭 문을 열어놓고 볼일을 봅니다. 무심코 문을 열었다가 볼일을 보는 그와 눈이 마주쳐 깜짝 놀라면 느끼하게 씨익 웃으며 “들어가~”라고 하고요. 또 남자직원 몇몇과 함께 점심을 먹자고 해서 따라갔더니 개고기 집에 데려가고, 거기서 개 불알을 특별메뉴랍시고 주문하고선 그 것을 제 눈앞에 들어 보여주며 먹어보라는 둥 정력에 좋다는 둥, 보기에도 역겨웠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회식자리에선 자기 아들이 고등학생인데 자길 닮아서 고추가 크다는 둥의 저질 농담을 아무렇지 않게 합니다. 주변에서 “차장님~” 하면서 눈치를 줘도 허허 웃고 말아요. 차장의 요구에 따라 옆자리에 앉아 술을 따라야 하고, 그럴 때면 어깨에 손을 올라오죠. 슬쩍 내려놓으면 ‘아빠 같은 사람인데 뭘 그래.’ 라며 절 이상하게 쳐다보더군요. 노래방에 가면 남녀 짝을 지어 브루스까지 춰야만 하는데 다른 선배들이 다 ‘그러려니’하다 보니 저 혼자 뭐라고 할 수도 없어 참고만 있습니다. - 김은혜(26세, 은행원)
# 화장실에서 아래쪽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푸훗’하고 비 웃어버려라. 쪽팔려서 다신 그런 말 안할 것이다.
# 아마 잘 모르고 하는 행동일 것이다. 정중하게 ‘기분이 안 좋다’ 고 말하면 알아듣지 않을까?
# 꼭 그런 놈들이 발기부전이다. 그냥 불쌍하게 생각하고 무시해라.
직장 내 성희롱은 피해자가 가해자를 직접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징계 책임을 사업주에게 두고 있다. 성적으로 불쾌감을 주는 이상의 행동은 성희롱이며 사무실이 아닌 술자리에서 벌어지는 성희롱이라 할지라도 전체 회식의 경우는 ‘직장 내’의 범주에 든다. 은행이라면 규모가 큰 회사인 만큼 노조나 여직원회 등을 통해 사업주에게 차장의 이 같은 성희롱 실태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 공개 사과나 징계 등의 처벌을 가할 수 있다. 다만 여기서는 다른 동료들이 협조를 안 하고 있다는 게 문제. 모두가 가만히 있다고 해서 그것이 바른 행동은 아니며, 또 선배들이 하지 말라고 해서 본인이 느끼는 성적 불쾌감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그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런 성희롱이 직접적으로 규제가 가능하며 ‘이런 일이 반복되는데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해명해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신고 이후의 불이익을 걱정하는데 이렇게 문제제기를 했다는 이유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불이익을 가한다면 남녀고용평등법 14조 3항에 따라 법적으로도 처벌 가능하다. 이때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 만 원 이하의 벌금이 주어진다.
비교적 남녀가 평등한 잡지사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마감이 끝나고 회식자리에서 다 같이 술을 마시다 모두 어느 정도 취했습니다. 우연히 제가 편집장 바로 옆 자리에 앉아 있게 되었는데 그가 갑자기 “너랑 같이 자고 싶다.”라고 하더군요. 당황해서 바로 자리를 피했습니다. 주변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모두 그 말을 듣지 못했지만 전 분명 똑똑히 들었어요. 편집장은 유부남에다 꽤 가정적인 사람입니다. 평소 편집장과 큰 문제는 없었지만 그 말을 들은 후엔 도저히 같은 사무실에 앉아 있을 수가 없더군요. 2틀 후, 사표를 내고 현재 휴직 중입니다. 그 역시 아무 말 없이 사표를 수리하더군요. 그런데 조금 억울한 마음이 듭니다. 잘 못한 것도 없이 왜 저만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지... - 박정미(27세, 기자)
# 정말로 사랑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그런 것까지 성희롱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나.
# 편집장 집에 전화해서 와이프한테 다 얘기해라.
# 취해서 그런 거다. 그러면 안 되는 거지만 취하면 이성이 마비되어 실수하는 경우가 있다.
앞서 이야기 했듯 전체 회식은 직장 내의 범주로 포함된다. 이 경우 역시 성희롱으로 볼 수 있으며 편집장이 사장이 아니기 때문에 사업주에게 편집장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단, 회식자리에서 아무도 듣지 못했다면 증명할 방법이 부족하다.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편집장이 ‘자신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한다면 명예 회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녹취, 사진, 동료들의 진술서 등 가능한 면밀한 입증 자료가 필요하며 성희롱에 대한 사건일지를 써두는 게 좋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일이 있었으며 그로인해 심정적으로 얼마나 힘들었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회사를 그만 둔 상태라 할지라도 1년 이내에 발생한 성희롱에 대해서는 처벌이 가능하며 만약 사업주가 피해자의 문제제기를 무시하고 넘어간다면 노동사무소나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이 가능하며 사업주에겐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주어진다.(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제1항)
- 임영진(28세, 비서)
# 그래도 이사가 양심은 있는 것 같다. 3개월 동안 안 건드린 것 보면 그렇게 나쁜 사람만은 아닐지도...
# 현재는 아무일 없다면 그냥 넘어가면 되는 것 아닌가. 너무 외로워서 잠깐 그런 것일 뿐이다.
# 호텔 방까지 따라간 사람에게도 분명 잘못이 있다. 어느 정도 여자도 뜻이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 출장 역시 ‘직장 내’의 범주에 포함된다. 또 중국 출장 중에 받는 중국어 과외라면 업무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일이지만 1년 이내에 일어난 사실이라면 사업주에게 문제제기를 함으로써 처벌이 가능하고, 다만 현재는 전혀 ‘성희롱’에 해당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고 있는데다, 증거자료나 증명할만한 주변인이 없다면 당시의 ‘성희롱’ 사실을 증명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 게이 야동을 쫙 깔아 보여줘라. 남자들은 그런 것 싫어한다.
# 어리고 쉬워 보이니까 그러는 거다. 옷차림부터 얌전히 하고 말할 때도 똑 부러지게 쉽지 않은 인상을 줘라.
# 변태다. “부인도 사장님 이런 것 보는 거 아세요?”라고 따끔하게 얘기해라.
성적인 불쾌감을 느끼는 것뿐만 아니라 작은 사무실에 단 둘이 있는 경우가 많다면 성추행 등 더 안 좋은 일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은 만큼 신고를 하는 게 좋다. 이 케이스는 사장이 바로 사업주이기 때문에 법적인 절차를 통한 직접 고소가 가능하다. 관할 노동 사무소에 신고하면 된다. 그러기 위해선 증거자료를 만드는 게 우선 되어야 한다. 피해자에게 그런 동영상을 보여주는 걸 사진으로 찍어둔다거나 내용을 녹음해라. 사업주가 성희롱을 한 경우에는 정도 여하에 따라 1천 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 이승현(29세, 프로그래머)
# 여자들, 무조건 따라가지 좀 마라. 따라가는 사람도 바보다.
# 전에 내 여자 친구도 그런 일을 당한 적이 있다. 결국 그 일로 싸우다 헤어졌다.
# 남자친구가 팀장을 가만히 두던가? 그러고도 계속 다닌다는 당신도 참 독하다.
칵테일을 마시고 모텔에 간 건 전체 회식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직장 내 성희롱으로 볼 수가 없다. 또 술자리이기 모텔까지 간 과정을 기억하지 못하고, 또 그 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형법적인 처리도 불가능하다. 증거가 없음은 물론, 기억조차 하지 못한다면 법적으로도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단, 회식자리에서 술을 따르게 한 것만큼은 문제제기가 가능하다. 어떤 분위기에서 어떻게 술을 따르게 되었는지 정황과 또 그때의 기분에 대한 내용 등을 일지로 작성해 사업주에게 제출하면 된다.
# 남자들이 농담으로 그런 건데 너무 발끈하면 오히려 더 이상하게 보인다. 그냥 같이 그런 농담 좀 건네면 안 되나.
# 부드럽게 농담처럼 “OO씨는 이런 농담을 하니까 애인이 안 생기는 거예요.” 이렇게 우회적으로 기분 나쁘다는 것을 표현해라.
# 무관심한 척 굴면 제 풀에 지쳐 그만둡니다. 결혼하고 나면 오히려 그런 관심이 그리워질걸요.
일상적으로 성적농담들이 오가는 것에 대해서 그때그때 반응을 해야 한다. 그들 스스로는 그것이 잘 못된 것이라는 걸 모를 수도 있다. 친한 동료인 만큼 징계를 원하지 않는다면 이런 문제들이 그들 스스로 개선될 수 있도록 말을 계속해줘라. 그들도 똑같이 당해봐야 알 것이라는 생각에 만약 남자직원들에게 똑같이 그런 식의 농담을 건넨다면 여자 역시 성희롱으로 걸린다. 당신들은 재미있지만 본인은 전혀 재미있지 않다는 것, 또 이런 상황 때문에 본인이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는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불법행위라는 사실을 말로써 인식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