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5시..
산속 비포장도로에 있다. 비 내린다, 전화기도 안 된다, 지나가는 사람도 없고, 근처에 사람도 없다.
언제 사람이 지나갈지 모르겠다...
차 사고가 났다.
차선도 없고, 어떠한 표지판도 없는 코너에서 차량끼리 부딪혔다.
누구 잘못이라고 말하기도 그렇다.
서로 누구 잘 못 이라고 따지기도 어렵다.
상대방 차량은 오른쪽이 완전 박살났고, 내 차량은 오른쪽 헤드라이터와 바퀴가 터졌다.
심하게 부딪힌것 같은데 아무도 다친 사람이 없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곧이어 사고 현장에 지나가는 아줌마가 사고 현장을 보고 괜찮냐고 물어본다.
그냥 지나칠수도 있는데 차량에서 내려서 적극적으로 알아봐준다.
나한테 보험이 있냐고 물어본다.
나는 보험이 없다. 눈앞이 막막했다.
상대방은 보험회사 하고 경찰에게 연락한다고 했다.
하지만 전화기가 안 터지는곳이다.
여러곳에 움직인결과, 핸드폰 신호를 겨우 잡았다.
그리고 상대방 남편에게 연락했다
" 사고가 났다 "
그리고 경찰에게 연락 해봤는데, 경찰은 다친 사람이 없고, 비오고 사고지역이 산속이기 때문에 올 수 없다고 한다.
상대방 보험회사에 연락 해봤다.
새해 연휴 기간이라서 전화 연결이 잘 안된다.
곧이어 상대방의 남편이 도착했고, 상대방은 남편을 보자 울기 시작했다.
사진을 찍고, 현장을 보존할려고 했다.
보험회사를 불러서 차량을 견인 해갈려고 하는데, 보험회사가 못 온다고 한다. 비가 와서 땅이 젖어 있다. 바닥이 미끄러우니 산속에서 견인을 하는것은 무리이다.
마냥 그렇게 기다렸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해야 할지 모르겠다.
상대방은 보험회사에 연락해서 다음날 차량을 견인하겠다고하고, 집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
산속에서 마냥 기다려야 하는가 ???
내 차량 상태를 보니, 오른쪽 바퀴가 터졌고, 다른것은 괜찮아 보였다.
차량 시동도 걸리고, 전기장치도 작동한다.
바퀴를 바꾸면 차량을 시티까지 움직일 수 있을것 같았다.
군대에서 운전병이였기 때문에 차량 바퀴 바꾸는것은 대략적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산속에서 비 오는날, 바퀴를 바꿔야한다.
비탈길이니, 평지로 차량을 이동 시켜야지.
차량을 움직일려고 하니, 바퀴가 안 움직인다는것을 알았다.
바퀴를 바꿔도 핸들 방향으로 안 움직이니
타이어를 바꿔도 움직이지 못한다.
상대방이 시티까지 데려다줄까 물어본다.
시티까지 가면 이곳 위치도 모르는데 이곳에 어떻게 다시 돌아와야 할까??
어쨌거나 내 차량을 다시 회수해야 하는데...
상대방은 현지인이라서, 아버지에게도 전화하고 여러군대 전화하지만
나는 전화할곳이 딱히 없고, 전화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할 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여기는 내가 살고 있는 멜버른에서 300킬로나 떨어진 어느 산속이다.
상대방 남편이 내 잘못인것 처럼 말해서 화가 났다.
" it sounds like it was my fault "
순간 분위기가 가라 앉았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경찰도 못오고, 보험회사도 못 오는데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아줌마가 우리를 시티까지 데려가 줄 수 있다고 한다.
고마웠다. 이렇게 큰 도움을 주다니...
그렇게 사고현장에 차량을 냅두고 떠났다.
시티에 가서 rscv 보험회사에 연락 해보기로 했다.
시티에 도착하고, 보험회사에 연락 해봤지만 연락이 안된다.
아줌마가 자기네 집에서 잠시 머물러도 된다고 한다.
이동하는 동안에 아줌마가 자기 친구가 이런 사고가 났었는데, 보험회사에 연락해서 사고현장에서 곧바로 보험을 가입했었던 경험이 있다고 이야기 해줬다.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이 있었다.
그렇게 아줌마집으로 이동했고, 그곳에서 보험회사에 연락했지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아줌마가 알고 있는 견인차량 회사에 연락했다.
Rscv 보험회사하고 연결되어 있는 회사라서 이곳에 연락하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때 시간이 밤 9시 넘긴 시간..
연말 연휴 1월 3일까지인데,, 그 전에 전화를 하니 자동응답기로 넘어가고, 마지막 희망으로 자동응답기에서 나오는 핸드폰 번호로 연결하니 마침내 연결이 됐다.
상황을 설명하려 했지만 못 알아듣겠다고 한다.
나의 머릿속은 패닉 상태라서 상황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도 몰랐었다.
옆에 있던 아줌마가 대신 전화를 받아줬고 상황을 설명하였다.
견인차량이 지금은 비가 와서 어려우니, 내일 아침에 하는것은 어떠냐고 물어본다.
가격은 기본 572불 이라고 한다.
비싸지만 선택권이 없었다. 우리는 최대한 빨리 산속에 있는 차량을 가지고오고 싶었다.
그래야지 고칠 수 있다는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는것이 아닌가...
내일까지 반드시 멜번에 돌아가야 한다.
견인차량 운전수가 설명을 듣고 아무래도 무리인것 같으니, 자기 차량으로 직접 가서 보고 결정 하겠다고 한다.
자기 차량으로 가는건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는것은 아니라고 했다.
아줌마 차량으로 다시 사고 현장을 갔다.
분위기가 무거웠다.
그렇게 20분정도 달렸을까...
사고현장에 도착해보니, 차량 견인은 무리 다고 한다.
땅이 마를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비가 계속 내린다.
산속이라서 불빛이 하나도 없다.
이대로면 땅이 마를때까지 2일 걸린다고 한다.
당연히 차량은 그 상태로 내버려두고 멜번으로 돌아가야 한다.
차량이 길 한복판에 있고, 불빛이 하나도 없어. 2차 사고를 우려해서 길가에 차량을 세우기로 했다.
핸들을 움직여봤는데 안 움직인다.
본인차량을 이용해서 끈으로 묶은 다음에 뒤에서 내 차량을 내리끈다.
차량 휠 갈리는 소리가 들린다.
욕이 절로 나온다
그렇게 비 맞으면서 작업을 마무리 하고 시티로 돌아갔다.
뒤늦게 시티에 있는 모든 숙소에 연락을 시도 해봤지만 모든 숙소가 꽉 찼다고 하는데, 마침내 비어 있는 숙소를 1군데 찾았다.
그때 시간이 밤 11시였다.
아줌마는 그때까지 우리를 도와주었다.
너무나도 고마웠다. 그냥 지나칠수 있는거 이렇게 까지 도와주다니...
아줌마가 아니였다면 나랑 와이프는 산속에서 누군가가 지나가기를 기다려야 했다.
11월달에 결혼하고 처음으로 떠난 신혼여행 겸 연말연휴 였는데, 산속에 갇힐뻔 했고,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면 이렇게 글 쓰지도 못 했을꺼다..
아줌마가 숙소까지 데려다주고, 밤 11시에 체크인을 하는것까지 지켜봐주었다.
체크인을 하고 아줌마는 돌아간다고 하니 나는 깊은 포옹을 하였고,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했다.
아줌마 집에 있었을때, 숙소를 구하지 못하면 자기네집에서 잠 자도 된다고 하였고, 배고플꺼라면서 과자 몇개와 견과류를 통에 담아 주었다.
그렇게 숙소에 와서 와이프 얼굴을 보니 왈칵 눈물이 났다.
사고에 대한 걱정때문에 나오는 눈물이 아닌, 와이프에게 미안한 마음에 눈물이 계속 나왔다.
깊은 산속 불 빛 하나 없는 비오는날에 옆에서 우산을 들어주면서 자기는 괜찮다고 하는 와이프가 너무나 고마웠다.
사람이 최악의 상황에 도달하면 본심이 나온다고 하는데 와이프는 자기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것을 다시 느꼈고, 여행하기 전에 왈가불가 하면 싸웠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사람이 너무나 미안하면 눈물이 나온다는것을 다시금 느꼈다.
와이프는 나를 달래주기 위해서 괜찮다고 다독여주었고, 나는 그렇게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