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안해도 눈치 채셨을겁니다
떡하니 제앞에 말똥말똥 서있는 것은 태준선배입니다
"헉; 네..어떻게 된거죠? 죄송해요..제가 폐끼친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아니야 풋..괜찮아 정말 괜찮아 풋.."
괜찮다면서 저렇게 웃는것은 무얼뜻하는 거랍니까(ㅡ ㅡ)
모닝커피를 건네는 태준선배의 손이 오늘따라 더 가늘고 하얗거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속은 좀 어때? 괜찮니?"
"네에.."
제가 얼마나 어마어마한 일을 저질렀는지 알수있었습니다
선배에게 푹 쓰러져 제대로 쏠린후 정신을 잃었던것까진 기억할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뒤..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습니다
선배말로는 그러고 나서 베시시 웃더니 쿨쿨 뻗었답니다-_- 환장합니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이걸 어쩌나 싶어서 고민하던차에 할수없이 집에 데리고 왔다고합니다
그래도 남자는 다 늑대라고 했습니다-_-;;
하지만 태준선배가 늑대라면 전 여우이고 싶습니다 으흐흐흐
"너 그 버릇 여전하구나?"
"네? 무슨말씀이세요.."
"큭 아무데나 쏠리고 아무데나 훈장 남기는거..큭"
"도대체 무슨말씀이세요? "
"신입생 환영식때 였던가 어떤 다큰 숙녀가 내 옷에다가 훈장을 남기고 도망을 갔지모야"
허어어억~~~~~~~!!!
정말 머리위로 큰돌덩어리 하나가 쿵소리와 함께 떨어지는거 같습니다.
그럼..그러타면..그때..그사람이.....
얼굴이 달아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서..선배님...;;"
"이제 기억나니?"
"그때 그 사람이 선배님이셨어요?"
"그래., 너가 그냥 도망가듯 뛰어가버리는 바람에 너 이름도 못물어봤었지모야 훗"
헉-_- 내이름 알아서 나중에 혼내주려고 했었나 봅니다
똑같은 실수를 두 번이나 했으니 어쩌면 좋습니까
선배는 나의 학교 선배이자 직장 상사인데
설마 앞으로 날 두고두고 괴롭히는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ㅠ.ㅠ
"네.정말 죄송했어요 >.< 정말 죄송해요"
"푸하하하하하~~~~!"
또 웃기 시작합니다 정말 사람 환장하게 만듭니다 (ㅡ ㅡ)
"푸하하하하하하하~~ 풋,,.미안"
"아..아니예요-_-;"
집에 가야겠습니다 더 이상 신세 질수도 없고 그리고 저 사람 계속 저렇게 웃으면
저 열받아서 안댑니다-_-
"선배님 저 그만 가볼께요 신세 많이 졌어요 죄송해요"
"아니야 ^^ 큭 조심해서가"
그렇게 그의 웃음을 뒤로한채 집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날이후 선배 얼굴 마주하기가 어렵습니다 얼굴도 못쳐다보겠습니다 ㅠ_ㅠ
매일아침 내가 해야할일중에 하나는 팀장실 정리와 따뜻한 헤이즐럿 한잔을
하얀 테이블위에 준비해 놓아야 하는것입니다
테이블에 무언가 이리저리 흩어져있습니다
정리를 하다 우연히 송채희..라는 글귀를 봤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제 이름입니다
왜 있자나요 남의 일기 훔쳐보는게 얼마나 잼있는지 흐흐
'송채희.. 널 처음봤을 때....'
덜컥!
"송채희씨 모해요?"
헉!!! 큰일났습니다
"네? 아..아니예요 팀장님 나오셨어요;; 그럼 수고하세요"
말을 얼버무리고 그 자리를 뜨긴 했지만 자꾸 그게 마음에 걸립니다
'송채희.. 널 처음봤을 때...'
흐음...그날을 이야기하는 건가 신입생 환영회...
눈이 내립니다 올 겨울 첫눈인거 같습니다
창문이 유난히 커서 눈이 내리는 모습에 한참 도취되어 있었습니다
"송채희씨 잠깐 나좀 볼래요?"
태준선배 였습니다
"네 팀장님.."
팀장실의 문을 똑똑 두들겼습니다
"네 들어와요"
선배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귓가에 여울졌습니다..
"무슨일로 부르셨어요?"
여전히 선배 얼굴을 보는건 어렵습니다..
"음..."
무언가 고민하는 듯한 표정입니다
"송채희씨 오늘 눈오는데 모해요? ^^"
그렇게 고민하다가 꺼낸 말이 저거랍니다 괜히 겁먹었습니다(ㅡ ㅡ;;)
"별다른 계획 없어요.."
"음.."
또 고민합니다 -_- 저렇게 답답한 사람인지 몰랐습니다
선배가 어렵게 말문을 여는거 같습니다
"송채희씨 그럼 나랑 오늘 데이트할래요?"
헉..지금 저게 말이랍니까 데이트 .,데이트... 데이트라뇨!!
지금 선배가 저한테 데이트 하자고 한거 맞습니까?
난생 처음 받아보는 데이트 신청입니다 ㅠ.ㅠ 감격해서 눈물까지 나오려고 합니다
더더군다나 상대가 선배라니 .,정말 쓰러지겠습니다
"송채희씨 어때요?"
"네?.. 아...네.."
"승낙한거죠?"
"네 ^^"
두 번 말하면 잔소리입니다 선배가 데이트 신청을 하는데 제가 지금 제 처지에
무슨 거절입니까! 이런 기회 언제 또 올지 모릅니다! 제게 데이트 신청이라뇨 크큭
오늘 제 생애 최고의 날입니다!!
크큭 언제 제가 저런 킹카랑 데이트를 하겠습니까~
그렇게 퇴근시간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no 8 End -
(이슬)
좋은것만 보고 좋은것만 듣고 좋은 사람만 만나고., 더더욱 좋은 기억만 한다는건
어려운 일입니다.
가끔은 좋은것들만 생각하려 애쓰지 말고
내가 무심코 지나친 수많은 사람들과 내가 무심코 지나친 수많은 풍경들.,..
한번 기억해보세요^^
어쩌면 그 지나친 수많은 사람들속에서도 나의 인연이 있을수 있고
무심코 지나친 수많은 풍경속에 정경을 이룰만한 아름다운 풍경이
다른 아름다움에 묻혀 빛을 바라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다른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친 것에 대해 한번더 생각할줄 아는 내가 되길 바랍니다
내가 지나친 수많은 사람들 내가 지나친 수많은 풍경들 이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