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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같은 맘으로 대하기가 어렵습니다

|2016.01.09 13:25
조회 3,108 |추천 17
(방탈 죄송합니다)

안녕하세요 20대 여자입니다.
모바일이라 혹시 오타가 있더라도 이해 부탁드릴게요.

저희 가족은 저와 여동생이 어렸을 때부터 외국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학교도 여기서 다니는 중이구요 (저와 여동생 모두 대학생입니다).

제 친구가 이번에 놀러와서 했던 행동, 말과 한국 돌아가서 하는 말들도 너무 화나는데 제가 예민하게 구는 건지 톡커님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외국으로 나오기 전에 초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친구들이 3명이 있습니다.
그 친구들과 한국 갈 때마다 만나고, 제가 여기 있을 때도 카톡으로 자주 연락하며 지냈습니다.
이번 겨울방학 때 그 3명중 한명의 친구가 저도 보고 여행도 할 겸 제가 있는 지역으로 온다고 하더라구요 (2-3주 정도).

놀러온다는 연락을 했을때도 지난 다음 생각해보니 그 친구는 너무도 당연하게 저희 집에서 묵는다 하더군요. 물어보지도 않았으니까요.
그래도 '친구 사이에 뭐' 하는 생각으로 넘어갔습니다.
친구가 온다는 말에 일단 기쁜 마음 먼저 든 건 사실이었어요.
저희 부모님도 그 친구 좋아하셨구요 (지금은 모르겠지만)..

그런데 이 친구, 시간이 지날수록 기쁜 마음보다는 얼른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들더군요.
자고 일어난 이부자리 정리는 커녕, 먹은 것 치우기, 뒷정리 하기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처음 며칠은 그냥 손님이니까 하는 마음으로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참는 것도 한계가 있고, 하루이틀 있는 것도 아니고 몇주씩 있는 거고, 제 친구라서 집에 있는 건데 동생과 부모님 보기 민망해서 한마디씩 했습니다.
일어나면 이불은 너가 좀 정리해줘. 너가 먹은 거 싱크대 안에라도 넣어. 등등 하면서..
그러면 그 때는 하더라구요. 근데 그것도 그때뿐이었어요 ㅋㅋ 말 안하면 안합니다

그런데 정말 어이가 없었던 건, 생전 안 와본 곳 놀러오면서 정말 아무것도 알아보지 않고 왔더라구요.
저는 학기 중에는 너무 바빠서 구경하러 다니고 놀러다닐 여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 사는 지역은 동생이 대학 가면서 이사를 와서 옛날 지역처럼 알지 못하구요.
그 친구는 정말.. 하다못해 서울에서 어디 놀러갈 때도 그렇게 맛집 검색 할만 한 거 검색 열라게 하더니 여기선 손 까딱 안합니다.
저도 잘 모르는데 제가 알아보고 가는 길도 찾아보고 해야 나갑니다.
그러면서 집에선 우리 내일은 어디가? 하는데 얼마나 얄미운지...
몇 번 제가 너무 힘이 들어 "오늘은 너가 고르는 곳 가자" 했는데 그럴 때마다 뭐 했는지 아세요??
집에 있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네이버 몇번 두드리다 말더군요.
저도 막판엔 그냥 너가 안말했으니 안나간다 배째란 식으로 했거든요.

이런 거 저런 거 다 해줄 수 있습니다. 눈 딱 감고 몇주 참으면 가니까요. 그리고 하라 하면 하긴 하니까요.
처음엔 서로 좋은 마인드로 생각하려 했는데 점점 그게 안되더라구요.
고맙다 미안하다 저한테 말 안하는 거는 그렇다 쳐도 저희 부모님이 걔 밥해먹이는거, 재워주는 거, 같이 나갈 때 관광료나 밥 사주는 거, 뒷정리 등등 감사합니다 제가 할게요 그런 말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 안합니다. 얼굴 뜨거워 죽는 줄 알았어요
밥도 얼마나 먹는지 저희 네식구 먹을 양 혼자 다 먹고 매끼+간식ㅋㅋㅋ
아빠랑 같이 셋이 나갔는데 아빠가 입장료 내시는 동안 저보고 자기 사진 찍어달랍니다 ㅋㅋ 그리고 당연한듯 받아서 제가 오히려 아빠 고마워 라고 하니 그제서야 아 감사합니다 그러더군요
저랑 둘이 나가면 한국에서처럼 더치페이는 당연했구요. 절-대 먼저 나 구경시켜줘서 고마워 이건 내가 살게 한 적도 없습니다.

보다못한 저희 부모님이 친구에게 ㅇㅇ아, 너 글쓴이같은 친구 찾기 힘들다~ 글쓴이 한국가면 너가 매일매일 같이 다닐 수 있니? 쉽지 않단다~ 라는 식으로 얘길 해도 그냥 네ㅎㅎ 하고 말더라구요.

저랑 같은 나라 사는 다른 친구는 한국에서 친구가 와서 며칠 지내다 갔는데, 한국 나갈 때마다 만날 때는 항상 그 친구가 계산한다고 합니다. 그 때 자기 재워주고, 데리고 돌아다닌 거 고마웠다면서요. 그게 얼마나 부러운 건지 첨 알았습니다.
밥 사주는 친구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런 수고를 알아줄만큼 속 깊은 친구가 있다는게 흔치 않다는 걸 이번에 깨닳았거든요..

암튼 이렇게 고생을 하고 저는 다시는 외국으로 놀러온다는 친구들 우리집에서 지내게 하지 않겠다, 그 친구와는 여행을 절대 가지 않겠다 등 저만의 다짐을 하고 그래도 몇년만에 본 친구 좋은 추억만 기억해야지 하고 서운했던 거 다 잊으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며칠 전에 (거의 돌아가자마자) 그러더군요.
거기 있을 때 돈 너무 많이 썼다는 식으로 얘기하다가 제 선물 사간 것도 비싸단 식으로 얘기하더라구요.
정말 읽는 순간 '얘 진짜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가격을 따질 거면 제 쪽에서 지출이 훨.씬. 많습니다.
기름값, 숙박비, 식비, 관광비 등 저도 나열하라면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행 오는 거 자기 돈으로 온 것도 아니고, 설령 자기 돈으로 왔더라도 그건 본인이 원해서 한 지출이지 저 때문에 한 게 아니지 않나요?
그 때 너무 화가 난 걸 불구하고 좋게 얘기했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끝도 없고 너가 알게 모르게 우리 가족도 안해도 되는 엄청난 수고를 너 하나때문에 했는데 고맙단 얘긴 커녕 그렇게 얘기하면 정말 섭섭하다 라는 식으로요.
사과는 엄청 길게 하더라구요, 말실수라고. 그런데도 저는 맘이 풀리지 않네요.

한국에서는 밖에서만 만나고 따로 계산하고 했기 때문에 이런 면이 있는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눈치가 원래 좀 없는 편이라 귀여운 면이 있는 친구구나 했는데 그냥 배우지 못한것 같습니다.
이제 얘기 나누기도 싫고, 한국 가서도 얼굴 보고 싶지 않습니다.
그 친구 가족들도 꺼려집니다. 딸을 남의 집에 거의 한달을 맡기고 자기들 동남아 여행하느라 바빠 전화는 커녕 카톡도 없었던 가족.
제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걸까요?
부모님 말씀으로는 한국에서 놀러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고충을 잘 모른다, 재워주고 먹여주는 게 당연한 줄 알더라. 맘 쓰지 말아라. 하시는데 저는 정말 이번 경험이 상처가 되고 화가 자꾸 나서 그렇게는 안될 것 같습니다.
정이 많고 남의 얘기도 잘 들어주는 친구라 좀 어리버리해도 좋은 친구라 생각했는데, 다시 옛날같은 맘으로 보기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제가 오바하는 건가요? 답이 없는 거겠죠? 제가 그렇게 느끼는 건 어떻게 제 맘대로 컨트롤이 안되니..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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