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망증’이 심하다! 혹시 치매? **
뭔가를 자꾸 잊어서 실수를 반복하면 건망증은 아닌지, 치매가 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게 된다. 그러나 기억에 대한 뇌의 기능이 어떠한지 정확히 알면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기억을 저장하는 곳은 대뇌피질 전체에 넓게 퍼져 있다. 뇌 전체에 걸쳐 폭넓게 저장된 기억을 연관된 사건과 경험에 결합시켜 불러내는 작용은 뇌 속 가운데 위치하는 변연계 신경망이 담당한다. 이 신경망은 조각조각 분산되어 저장된 기억을 서로 연관성 있는 일에 맞추어 일관되게 기억을 불러내는 작용을 한다.
*병적인 기억 장애는 뇌와 양쪽 측두엽에 이상이 생긴 것
뇌 안쪽 중심부와 측두엽 안쪽은, 우리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억을 저장한다. 이 기억은 수주에서 수개월 혹은 수년까지 저장되며 필요할 때 언제나 기억을 되살릴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나 뇌의 양쪽 측두엽에 병이 생기면 새로운 기억을 저장하지 못하게 되어 병적인 기억 장애가 생길 수 있다.
건망증이란 경험했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거나 어느 시기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 또는 드문드문 기억하는 증상을 말하며, 건망증 자체가 병명은 아니다.
기억을 못하는 경우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이전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타입과 새로운 지식을 저장, 유지, 인출하는 기능이 떨어지는 타입이 있다. 수면 내시경을 받을 때 주사로 수면을 유도하는 약물을 사용하는데 이 약물은 ‘이전의 기억을 못하게 함’으로써 내시경 도중 느꼈던 통증을 환자가 깨어난 후 기억하지 못하게 한다. 병적으로 생기는 기억 상실증의 경우 몇 분 전에 자기가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을 하지 못하고 한두 시간 전에 일어났던 중요한 일도 기억하지 못한다. 심하면 자기가 잊어버렸다는 사실을 잊어버리며 기억상실증을 부정한다. 병의 종류에 따라 시야 장애, 안구운동 장애, 운동 장애가 동반되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건망증은 의학적 의미의 건망증과는 차이가 있다. 사람의 뇌는 일의 중요도에 따라 기억의 순서를 정하는데 다른 일에 비해 비교적 중요도가 떨어지는 일이거나 한꺼번에 기억해야 할 일이 겹칠 때는 30초 이내의 단기 기억을 담당하는 ‘직업 기억’의 저장 용량 초과로 뇌의 기억 장치에서 제외될 수 있다. 바쁘게 생활하는 사람이거나 여러 일을 동시에 하는 사람은 일상적인 일을 쉽게 잊거나 중요한 일일지라도 뇌 기억 장치의 판단에 따라 기억을 못할 수 있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고 해서 치매가 쉽게 오지는 않는다. 그러나 건망증이 치매의 초기 증상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우리들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고, ‘특별히 치료 방법도 없다고 하는 치매가 오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이 앞서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수 있다. 그러므로 건망증이나 기억상실증을 유발하는 질환, 특히 치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대처해나가는 것이 좋은 것이다. 건망증은 치매에 의해서도 일어나지만 그 외에도 건망증을 일으키는 질병은 많다. 치매의 대표적인 원인과 기타 증상, 치료법을 알아보기로 하자.
*건망증과 기억상실증을 유발하는 질환, 치매
치매는 70대 이상의 나이에서 10% 정도 나타나며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그 비율도 높아진다. 치매 종류에는 원인을 아직 잘 모르는 치매인 알츠하이머병, 고혈압 동맥경화에 의한 뇌졸중 후유증으로 생기는 혈관성 치매, 유전성, 술, 반복적인 머리 외상, 중금속 중독 등에 의한 치매가 있다. 치매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평가 기준에 맟춰 생각 해야 한다. 환자의 기억력, 식사하기, 옷 입기, 환자의 취미, 판단력, 사회활동 가능 여부에 대한 이전의 환자 생활과 비교하여 판단한다. 또한 환자의 정신적인 상태를 평가함으로써 환자의 앞으로 어느정도 치료가 가능한지, 앞으로 증세가 어떻게 진행될지를 예측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치매환자는 기억 장애 외에도 우울증이 나타나고 스스로 위축되어 사회활동을 피하며 불면증과 초초감에 시달린다. 치매가 아니라고 부정하는 경향도 있다.이전에 익숙했던 환경의 변화가 생기면 당황하며 쉽게 길을 잃고 혼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사회적 예의범절이나 일상적인 생활은 비교적 잘 유지되지만 병 말기가 되면 사람을 잘 못 알아보거나 밤에 잠을 안 자고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혈관성 치매의 경우 고혈압, 동맥경화에 의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특별한 증상 없이 혈관문제가 반복해 발생할 수 있다. 뇌 속 가느다란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일이 반복되어도 환자는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CT, MRI 촬영 시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치매는 대개 초기부터 말기까지 8~10년 정도 병으로 고생하다가 영양실조, 2차적인 균 감염, 심장 질환 등으로 사망한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 1~25년 사이에서 다양한 결과를 보인다. 나이가 들어 뇌의 앞이나 옆 부위가 위축되어 오그라들면서 생기는 치매에는 무감동, 과식, 반복적인 충동적 행동, 성격 변화 등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치매 예방법
치매는 크게 예방 가능한 치매와 특별한 예방 방법이 없는 치매로 나눌 수 있다. 예방 가능한 치매에 속하는 혈관성 치매나 술에 의한 치매, 반복되는 머리 손상으로 유발되는 치매, 우울증에 의한 가성치매는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함으로써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알츠하이머 치매는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또 치매를 치료하는 획기적인 약물은 아직 없으나 치매 초기 증상이 나타나는 환자들에게 정신부활제를 써서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런 약에는 신경전달물질이 들어 있어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킨다. ‘뉴로세틸’ 이나 ‘니세틸’, ‘카니틸’(전문의약품, 의사의 진단 및 처방이 있어야 구입 가능)은 뇌의 일차적 퇴행성 변화나 뇌혈관 질환에 의해 나타나는 2차적 퇴행성변화에 효과가 있다. 한 알씩 하루 두세 번 복용하며 부작용으로 흥분 상태가 나타날 수 있다. 노인성 기역력 저하, 방향감각 상실, 의욕상실, 정서불안 및 행동 변화가 올 때 사용하는 ‘콜린 알포세레이트’ 약물(전문의약품)은 증상에 따라 한 알씩 하루 두세 번 복용한다. 부작용으로 구역질이 나타날 수 있다. 치매 초기에 나타나는 증상을 치료하기 위한 약재가 계속 개발 중이며 현재 나와 있는 여러 가지 정신부활제들도 일정 정도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