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어릴 때 부모님이 장사를 하셔서 할머니 또는 외할머니 집에서 많이 컸다고 합니다. 물론 시어머니도 같이 키우셨죠. 누나는 아예 대놓고 할머니들이 키워주셨다고...
육아 경험이 적어서인지 나중에 손주 백일에도 아기 유모차에 넣다가 떨어뜨릴 뻔 하셨어요.
암튼...
남편 어릴 때 시아버지 가출하시고 두 분 이혼하셔서 남편 혼자 외롭게 컸다고 들었습니다. 특히 중학교 때는 누나도 가출하고 시어머니는 장사하시니까 혼자 도시락 싸서 학교 다녔다고 해요. 물론 할머니, 외할머니 댁에도 자주 가서 도움도 받았구요.
그러다 고등학교 부터 기숙사로 들어가서 살았구요.
그 뒤론 어머님도 다른 남자분과 연애, 동거 등 시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남편이 대학가서 방학이 되거나, 군대가서 휴가를 나와도 집에 잘 가지 않고 어머니만 가게에서 본 다음 친구 집에가서 자거나 외가댁에 가서 잤습니다.
남편 군대 갈 동안 어떤 아저씨와 살림을 합치셔서 남편 방도 없어져버렸다고 해요. (그 분이 재혼하신 아저씨인지는 차마 못 물어봤지만..)
저희 결혼 전에 혼인신고 하시고 정식으로 재혼하셨고 이미 그 전부터 명절에는 그 아저씨댁으로 가셨습니다.
남편은 명절에 친가 갔다가 외가로 가서 나중에 어머님을 만났구요.
시아버지는 나중에 남편 대학 때 남편 쪽에서 연락처를 알아내서 만나서 가끔 뵌다고 들었고, 결혼식에도 참석 하셨습니다. 그냥 작은 방에 혼자 사세요. 명절에도 고향 안가십니다. 연락도 다른 친척이나 가족과 안하고 지내시구요.
저희 결혼하자마자 친할머니는 돌아가셨고, 모시던 큰 댁에서는이미 할머니가 병원에 입원하신 뒤 아예 집을 줄여서 세를 놓아버렸습니다. 즉 명절에 가도 잘 곳이 없어요. 결혼 후에 인사 갔을 때도 집 줄여서 좁다고 못 들어온다고 장사하시는 곳에서만 뵈었습니다. (남편의 친할아버지, 외할아버지는 오래 전 돌아가셨습니다)
이 상황에 명절에는 어디로 가야할까요?
친가 갔다가 근처에서 여관 잡고 자자는데... 자기 어릴 때도 친척들 많이 모이면 애들은 여관방 잡고 자라고 했다고~
전 할머니 돌아가시기도 전에 집 줄인 건 이미 큰어머니가 더이상 친척들 오기 싫다고 한 거 아니겠냐고 하는데, 아니래요. 어른들이 자기 가면 반가워하고 좋아한다네요.
외가로 가면 된다는데... 외할머니 혼자 지내시고 가까이 사는 외삼촌과 외숙모가 오시긴 하지만... 외숙모 입장에서 시누도 없이 시누의 아들 며느리 손주까지 명절 내내 있다가 자고 가면 불편하지 않겠냐니까 아니래요.
어디를 가도 크게 제사나 음식 장만하거나 하지는 않아요.
다만 저희 상황이 어디를 가도 딱히 반겨줄 사람이 없을 것 같은데...
그리고 시아버지 시어머니도 없이 어디를 가야할지도 모르겠구요.
나중에 시어머니가 그 아저씨 본가 갔다가 오신다고 그 때 만나면 된다는데...
친정이 근처라 (거의 처가살이) 명절에 친정 안가고 가는 건 크게 불만 없고, 가서 잠깐 일하는 거, 불편한 건 참겠는데... 어차피 저 일 시킬 어른들도 없지요.
문제는 진짜 어디로 가냐는 거에요.
어디도 가야할 곳이 아닌 곳 같은게...
눈치도 없이 가서 밥 얻어먹고 앉아있는 게 싫어요!
잠깐 들러 인사하는 건 얼마든지 괜찮지만, 먹고 자고할... 그럴 곳이 없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