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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야한 얘기입니다.

눈이맑은생쥐 |2004.01.13 15:47
조회 2,764 |추천 0

주말부부이지만 한달에 한번도 보기도 힘든부부입니다.

저야  물론 괜찮지만 아이들(7살,5살이 되었죠)이 아빠를 못 알아보면 어쩌나 하고

왕복 일곱시간이 걸리는 거리이지만 연휴기간을 이용해 남편이 있는 도시로 갔죠.

갈때는 저녁을 먹고 아이들이 잠들시간까지 계산에 넣고는 출발해서 무리가 없었죠.

아빠를 만난 아이들은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었습니다.

 

다음날

차가 밀리면 힘들겠거니 생각하고 점심은 좀 늦었지만 출발을 서둘렀습니다.

보내는 아이들이 아쉬웠던 남편은 출발할때 과자랑 음료수를 봉지에 한가득씩 사주었습니다.

아빠도 오랜만에 보고, 봉지 가득 과자 선물도 받은 두녀석들은 신이 났습니다.

처음에는 아빠가 사준 과자며 음료수를  먹으며

음악도 듣고 노래도 따라 부르고 기분이 이만저만 좋아보이지가 않습니다

과자부스러기는 차 여기저기에 널부러져 있고.....

(차안에 쥐가 없어서 다행스럽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쥐들은 필시 이런 차 안을 '파라다이스'라고 부르겠죠.)

 

그런데 조금 있으니 아니나 다를까....차가 밀리기 시작하는데

꼼짝을 안하는 것이었습니다.

오후에 출발한 차가 해가 지고 밤이 되어서도 고속도로를 벗어나지 못하고

거북이 걸음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아이들이었죠.

그런데 조금 있으니 녀석들이 반응을 나타냅니다.

"엄마....쉬..."

그렇지만 여지껏 남자 애 둘을 키웠는데 이정도 상황이야 뭐 여유롭게~.

"너희들 먹었던 팬돌이병 있지? 자기가 먹었던 병에다 쉬해."

둘은 시끄럽게 오줌을 받습니다.

먹을 때 아니곤 그놈의 입님(?)들은 한시도 쉬는 법이 없습니다.

조금 있으니 두녀석이 누구 오줌이 더 많나 재어봅니다.

"내가 훨씬 많이 모았다~"

어른들은 '받았다'라고 표현하는데 아이들은 '모았다'라고 표현합니다.

그게 그렇게 소중한 것입니까?

그러더니 작은녀석 돌연 삐집니다.

오줌이 적었나 봅니다.

그리고 다시 짜내어봅니다.

그렇지만 그게 어디 짠다고 나옵니까?

해가 저문지도 한참되고 그래도 차는 여전히 느림보 걸음으로 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또 쉬가 마렵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제가 문제입니다.

"조금만 참아~ 조금있음 휴게소 나오거든~"

그런데 이 속도로 휴게소까지 가다간 제가 위험합니다.

참다가 참다가....

갓길에다 차를 세웠습니다.

깜깜한 밤....고속도로 차는 밀리고......차들은 저마다 라이트를 켜고

느린 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잠시 생각을 하고 전 결단을 내렸습니다.

아이들과 가드레일을 넘어서 세명 졸졸이 섰습니다.

 

"쉬 하자!!!!!"

 

두녀석은 서고 전 앉아서(?).

정말....시원합니다.

 

이제껏 가지고 있던 도덕심과 체면이 한순간에 날아가는 느낌이었습니다.

부끄러운 감정은 오간데 없고 홀가분한 느낌이었습니다.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아이들의 오줌이 포물선을 그리면서 지나가는 라이트의 빛을 받아 반짝입니다.

 

아름답습니다.

 

차에 다시 올라탄 저와 아이들은 내릴때의 저와 아이들이 아니었습니다.

공범예식을 치룬 동지애로 끈끈한 정이 오고 갑니다.

그렇지만 전 다시 아이들에게 이렇게 가르칩니다.

"담부턴 길에다 함부로 쉬하면 안돼~~~"

 

노상방뇨를 하지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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