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다 읽은 글, 그냥 계속 지나갈까 했는데 리플들을 읽으며 생각을 바꿔 몇 자 남깁니다. 아직 우리나라 사람들의 군에 대한 생각이 너무 기운 것 같아서 글쓴님이 정확한 정보를 입수하기 힘들거란 생각에요.
우선 본인의 입장은 군이란 조직을 의무적이 아닌 직업적 입장에서 겪은 사람입니다. 군인은 아니었지만 군인들과 같이 주 44시간, 년 52주를 4년이 넘도록 같이 생활한 사람이지요. 지금은 그 조직을 벗어나 사회에서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군인도 여러 직업적 단점은 있으나 그것은 다른 분들에 의해 여러번 언급 되었으므로 저는 일반인이 잘 모르는 점이나 오해하고 있는 것들에 중점을 두고 설명 드립니다.
그럼 본격적으로...급여적 측면에서 님의 남친이 공무원을 하시겠다면 어떻게 받아 들이겠습니까? 공무원은 급여 자체가 그리 높지는 않으나 한 달도 밀리거나 거르는 일 없이 꼬박꼬박 지급이 되고, 진급을 하지 않아도 호봉제에 의하여 일정분의 임금인상이 보장되기 때문에 그리 꺼려 하시진 않을거라 생각되는데 아닌가요? 그런 측면에서 군인의 급여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예상 가능한 금액이 약속한 날짜에 꼬박꼬박 통장에 들어와 있는 것,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그것의 경쟁력은 만만치 않습니다. 박봉이라고요? 제가 아는 많은 분들이 맞벌이가 아니지만 자식들 대학까지 별 걱정 안하고 보내실 수 있었던 것은 오직 군인월급 하나 덕이었습니다. 계획적인 생활이 가능하니까요. 고졸이시니 부사관으로 들어 가시는 것인데, 개략 9급공무원보다는 급여가 높더군요. 공무원급에선 가장 높다는 말은 100% 진실입니다. 님의 남친이 경찰이라면 어떨까요? 전 경찰 하겠다는 친구 있음 붙잡고 얘기 좀 해주려 합니다. 이왕 나라의 안녕을 위해 헌신할 거라면 군이란 조직을 택하라고 말입니다. 경찰이 1년, 365일 쉬지않고 일어나는 각종 범죄에 시달리는 것에 비한다면야 군인이 1년에 몇번 안되는 훈련에 매진하는 것은 그렇게 과중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목숨의 위험 또한 덜하구요. 급여가 차이나는 것도 아니고, 업무상 재해에 대한 보장 또한 확실 하잖아요. 님의 남친이 대기업에 들어갈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요? 군의 복지수준은 과히 대기업에 버금갑니다. 전국 팔도강산 방방곡곡에 휴양시설을 확보하고 있어서 성수기만 아니라면 원하는 곳을 원하는 시간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년 20일 이상의 연가를 보장해주고 있는데 일반 기업체에 비하면 사용하는 것이 훨씬 편하고 사용하지 못한 일수에 대해서는 연가보상비를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군인이란 직업에 대한 상황적 설명은 이정도로 하고, 나이어린 장교가 나이많은 부사관한테 함부로 대한다 하시는데 이런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 장교는 대부분 단기장교이거나 군생활 한지 얼마 안되는 사람들로 조금만 지나면 제정신 차립니다. 또한 자신의 업무에 대해 확실히 인지하고 있는 부사관이라면 장군들도 소홀히 대하지 않으십니다. 나이 많으신 부사관들은 가끔 식사에 친히 초대하시기도 하시는걸요. 부인이나 자식의 서열이 남편의 계급에 의해서 정해진다는 말은 사실 개인적으로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이나 군에서 지급해주는 관사(군인아파트)에서만 생활하지 않는다면 그리 염려하실 부분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얼마 안되는 월급이라도 쪼개고 모아서 전세자금 마련해 독립하라 말씀드리고 싶네요. 군인공제회에서 1인당 월50만원까지는 불입할 수 있는 상품이 있는데 시장금리보다 높죠. 시장금리가 11%일 때 16%이상이었는데 요즘은 한 7~8%정도? 그래도 시장금리보다 비싸죠. 게다가 복리적용이라 무척 유리합니다. 처음 임관해서부터 전액 넣은 사람들은 정년퇴임 할 때 몇억은 들고 나가더군요. 군인공제회는 수익을 아파트 등의 부동산을 통해서 내고 있는데 그런 상품들에 대해 군인들에게도 지속적으로 정보와 기회를 제공해줍니다. 부사관이 꼭 나뿐 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아는 사관학교 출신 소령 한분은 부사관을 굉장히 많이 부러워 하시더군요. 장교들에게 적용되는 계급연한이란 게 없어 조기퇴직의 우려가 적거든요. 소령에서 계급연한이 걸리면 아이들 중학생인데 옷벗고 나가야 합니다. 재취업을 국가에서 어느정도 보장해 준다지만 얼마나 불안하겠습니까? 부사관은 자신의 과오에 의한 것이 아니면 원하지 않는 경우엔 옷을 벗지 않습니다. 가끔씩, 철없는 아랫사람들의 실수를 책임지시려 그런 경우가 있기도 하더군요. 참, 님의 남친이 지금 24? 정년퇴직을 하게되면 32년정도 부사관으로 근무하게 되겠군요. 20년을 넘게 근무하면 공무원이나 군인은 퇴직금을 연금으로 전환하여 수령하는 것이 가능하게 됩니다. 퇴직후 60세 이상에게 지급 되는데, 연금을 7년이상 수령할 경우 퇴직금으로 일시불 수령하는 것 보다 이익이지요. 32년 근무에 준위로 퇴직하신다면 현재 월 수령액이 250~300만원 정도입니다. 물가인상분은 적용되니 그정도에 상당하는 금액으로 말년을 걱정없이 보내실 수 있을 겁니다. 조직이 엄격하다 하시는데, 그것은 지금의 제가 가장 그리워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관계란 것이 항상 반대급부라는 것이 있어서 하나가 모자르면 나머지 하나가 충만한 것 같아요. 군의 보수적인 성격으로 인하여 수직관계의 엄격함이 있는만큼 서로를 챙겨주고 보살펴주는 면 또한 강합니다. 인간적인 정이 있다고나 할까요? 개인적 사정에 대한 배려가 있는 편입니다. 군은 오직 출근시간이 변동될 뿐이지 퇴근시간은 항상 17시 입니다. 공무원도 18시(동절기만 17시)인데 군인은 먼저 시작해 먼저 끝나지요. 이것은 자아개발에 굉장한 경쟁력이 됩니다. 야간대학이나 산업대학원을 다니는 것이나 학원을 다니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물론 가끔은 예상치못한 야근도 있고 당직근무도 서야하지만 습관성야근은 아니니까요.
생각나는대로 좀 읇어봤는데 제가 꼭 병무청 직원이 된 기분이네요...-_-;;
모든 직업에는 장단점이 있습니다. 단점을 죽이고, 장점을 살리는 것은 각자 개인의 자질에 있는 것이라 생각되네요.
이런 많은 이점에도 불구하고 님의 남친이 자아실현에 대한 욕구가 강한 사람이라면 다시 한번 고려하라고 꼭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자신이 고인 물이 되어가는 것을, 그저 바라만 봐야 한다는 막막감에 빠진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누구보다 제가 잘 아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