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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싫어요

어떡하죠 |2016.03.05 22:12
조회 641 |추천 1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요약했습니다. 조언을 얻고 싶어요.

 

엄마가 학력에 대한 컴플렉스가 심하십니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려고 하지 않으시고 알려고 하지도 않으세요.
처한 상황을 이겨내려는 의지가 전혀 없으세요. 하지만 누군가 당신이 모르시는 것에 대해 놀리거나 무시를 하거나 아니면 본인이 그런 느낌을 받기만 해도 히스테리를 부리십니다. 그런데 모르시는걸 알려드리려고 하면 엄청나게 짜증을 내십니다. 그냥 해달라고요.

어떡하죠 너무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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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생각이 많아져서 처음으로 글을 씁니다.

저는 20대 중반 여자고 엄마께서는 50대 초반이세요

제목 그대로 엄마가 싫어요 정확히는 무기력하고 발전 없는 엄마가 싫습니다 

이 나이에도 사춘기 학생 같은 감정이 생길 수 있는건지 제가 못된 딸인건지 자괴감이 들어요

사실 나이가 있으시기 때문에 발전이 없다는 표현이 괜찮을지 모르겠어요

 

저희 집은 화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불화가 있는 것도 아니에요

가끔 화목할 때가 있지만 보통 삭막하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아빠 엄마의 사이는 그저 그렇습니다. 가부장적인 아빠와 수동적인 엄마, 평소에는 말수가 적은 보통의 부부같아요. 아빠가 술을 많이 드시면 엄마께 큰소리를 치시기 때문에 그럴땐 사이가 안좋으시고 한달에 한두번 정도에요. 보통 돈에 관해 엄마께 뭐라고 하시기 때문에 엄마 아빠 모두 돈얘기에 민감하십니다.

결혼 후 엄마는 계속 가정주부이셨던걸로 알고있어요. 따로 수입이 없기 때문에 아버지께서 돈얘기를 꺼내시면 위축되시는 듯 합니다. 그걸로 많이 스트레스 받으시고 이혼얘기도 종종 하셨었어요. 하지만 이혼을 하면 엄마께서는 일을 하셔야 하니까 그게 싫어서 그냥 참고 사시는 듯 합니다. 처한 상황이 싫지만 개선의 의지가 없으세요. 저에게 아빠 욕을 계속 하셔왔기때문에 어릴땐 아빠가 미웠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잘 모르겠습니다.

 

엄마께서는 어릴때 가정환경이 많이 안좋으셨다고 해요. 그래서 제대로 된 교육과정을 못받으셨다고 했고 학력은 초등학교 졸업이십니다. 이건 가족 중 저만 알고있는 사실이에요.

저희 엄마의 일과는 아빠 밥차려주기, 집안일 하기, 가끔 운동나가기 이정도입니다. 엄마께서는 가정주부시고 아빠께서 모든 식사를 다 집에서 하시는게 아니기 때문에 일과를 제외하고 비는 시간이 정말 많습니다. 하루에 최소 8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어요. 엄마께서는 그 시간동안 잠을 주무시거나, 핸드폰 게임을 하시거나, 티비를 보시거나 하십니다. 이런 패턴은 15년 이상 계속 되어왔습니다. 사실 고등학생때도 엄마의 이런 모습이 좋게는 안보였습니다. 너무 무기력해보여서요. 하지만 엄마께서 만족하신다면 괜찮다고 생각했고 비난을 한적은 없습니다.

 

엄마께서는 "엄마는 이런거 못해", "엄마는 그런거 몰라" 이런 말을 많이 하십니다. 어릴때는 잘 모르시나보다 생각하고 알려드리고 그랬었어요. 모르실 수도 있고 어쩌면 모르는게 당연한거고, 모르는게 잘못이 아니니까요. 제 기억으로는 고등학교 때부터 자주 들어왔던 말이었는데 그 말이 싫어진건 성인이 되고 난 후였어요.

저는 대학교를 기숙사에서 다녔습니다. 학기 중에 엄마께 갱년기 우울증이 오셨었어요. 매일 심심하다고 외롭다고 연락하셨습니다. 별로 귀찮다거나 그런 생각은 없었어요. 꼬박꼬박 답장 해드렸고 연락도 먼저 드리고 애교도 부리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옆에 있는게 아니었기 때문에 부족했나봐요. 주말에 집으로 가서 엄마께 문화센터를 가보는게 어떤지 여쭤봤습니다. 엄마는 그런거 잘 모른다며 싫다고 하시길래 정보는 제가 찾아드린다고 하고 다시 권했지만 돌아오는건 엄마의 짜증이었습니다. 학교로 돌아가며 엄마께 엄마가 다시 사회생활도 하며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장문의 문자를 보냈지만 그대로 무시당했습니다.

그 이후 알아낸 것은 문화센터 같은 곳에 가면 생활 영어나 문서화 된 영어를 접하게 될 텐데 당신은 알파벳도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알아듣지도 못할 것 같아 싫다고 하셨다는 것입니다. 엄마 또래분들은 잘 아시는 분들이 많지 않을거라고 말해봤지만 엄마의 학력에 대한 컴플렉스에서 나온 생각이라 그런지 소용이 없었습니다. 엄마께서는 엄마 학력이 초등학교인걸 아빠께서는 모르신다고 하셨어요. 중졸인가 고졸로 알고있고 엄마는 초졸이라고 말하면 무시당할 것 같아 계속 숨기실 생각이십니다. 엄마에게 중년 여성이 읽으면 좋을만한 책과 알파벳 대문자 소문자, 읽는 방법을 간단하게 적어서 드렸어요. 엄마께서는 탐탁치 않아하셨고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책과 종이는 여전히 서랍에 박혀있습니다. 책은 왜 안읽으시는지 모르겠지만 알파벳이 적힌 종이는 아빠가 출퇴근이 일정하지 않으시기 때문에 언제 집으로 들어올지 모르는데 그걸 보고있다가 들키면 어떡하냐는 이유였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일이 있었지만 이야기가 너무 길어지는 것 같네요

엄마께서는 활발한 성격이십니다. 밖에 나가서 노는걸 좋아하세요. 그래서 운동 동호회에 참여하신거였는데 돈을 쓰게되니 동호회에 나가는 횟수를 줄이셨습니다. 저희 집은 못살지 않지만 엄마께서 돈에 대한 집착이 강하십니다. 동호회에 나갈 돈이 없는게 아니라 잘 안쓰려고 하세요. 이렇다 보니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무기력하게 지내시는 것 같습니다. 취미를 가져보라고 얘기를 해도 그냥 다 싫다고 하세요. 이제 뭔가를 하자고, 하라고 해보기 저도 지칩니다.

 

뭔가를 해보려는 의지가 전혀 없으신 것 같아요. 그냥 집에 누워만 계십니다.

인터넷 쇼핑에서 핸드폰으로 결제하는 것 공인인증서? 카드? 이런거 바라지도 않습니다, 카톡 로그인 하는 것(이메일에 관해 알려드리려고 했지만 스마트폰을 안쓰시겠다며 화를 내셨습니다), 버스를 타는 것 등 지금 구체적인 사례가 잘 기억나지 않는데 그 어떤 것도 알려고 하지를 않으세요. 한번 하고 마는 일이면 그냥 해드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번 하고 마는 일들이 아니잖아요. 지금까지 계속 해드렸던 일이고 앞으로도 하면 좋을 일들이잖아요. 어떻게 하는지 반복적으로 물어보는게 싫은게 아니에요. 실제로 아빠께서는 이메일 보내는 방법을 지금까지 어림잡아 10번 정도 물어보셨고 그럴 때마다 짜증 없이 잘 알려드렸어요. 여전히 잘 모르시는 것 같고 다시 물어보면 다시 알려드릴 생각입니다. 하지만 엄마는 그냥 니가 해줘 이런 태도입니다. 실제로 카톡같은 밴드를 사용하시고 네이버, 다음을 이용해 검색을 하시는 일 등은 하실 줄 아세요. 솔직히 이해도의 문제는 아니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배우는게 자존심이 상하시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옆에서 어떻게 하는지 보지도 않으세요. 그냥 관심이 없습니다. 제가 항상 집에 있는게 아닌데 집에서 사는게 아닌데 제가 없으면 어떡할건지 여쭤보니 그냥 안한다고 하십니다. 근데 그냥 말뿐이세요 결국 시키십니다. 해야하는 일이니까요. 너무 답답하고 한심합니다.

저는 엄마의 이런 자세를 보면서 배우기 싫으면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엄마께서는 뭔가 배우기는 싫은데 다 하고싶어하세요. 남들 하는거 다 해야하고 남들 아는거 아는척을 해야합니다. 배우는데 관심은 없지만 모르는걸 들키는건 싫어하세요. 그게 마음대로 안되시면 짜증을 내십니다.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너무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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