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기 나쁘다는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겁니다.
요즘 청년실업 심각하다는 것 또한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저 역시 오랜 백조 생활로 궁핍하게 지내다 취직한지 겨우 4개월이니.....
그런데 이놈의 직장이 어떻게 된 건지 첫달 월급 한번 주고 여태 월급 한번 못 받아 봤으니....
그때부터 내 인생은 조금씩 꼬이기 시작합니다..
알뜰한 편이 아니라 돈을 계획적으로 잘 쓰지 못하는 편입니다.
그렇다고 절대 사치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제가 좋아하는 것은 친구들과 어울려 가볍게 술 한잔하고 이런 저런 수다떠는 낙으로 사는
그저 평범한 소시민일 뿐인데....
아무리 사치를 하지 않는다하여도 요즘 현대인들 기본적으로 유지비가 너무 많이 든다고 생각하는 저는
휴대폰요금, 인터넷요금, 학자금대출상환금, 교통비, 등등.... 내가 아무짓도 안하고 있어도 저절로 나가는 돈이 몇십만원은 될거라 생각합니다.
휴대폰 요금은 아무리 아끼려해도 하는 일의 특성상 통화량이 많아지고, 인터넷은 약정기간 때문에 해지를 할 수도 없고, 대출금은 당연히 갚아야하고, 교통비는 나름대로 아껴보려 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니지만 그게 큰 도움은 주지 못하니.
20년 넘는 시간 동안 부모님 덕으로 여태껏 살아왔는데 도저히 부모님에게 더이상 손을 벌 릴 수가 없었습니다. 더욱이 직장까지 다니는데. 하지만 매달 필요한 돈은 있고 정말 한달 한달 살아가는게 힘들더군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친구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전화를 했죠.
"요즘 뭐하고 지내냐?"
"뭐 그렇지 일마치고 이제 왔다. 너는 어떻게 지내니?".................
한 십분정도 이런 저런 세상사 얘기를 하다가 돈 얘기를 꺼냈죠.
돈얘기를 꺼내는데 왜그렇게 죄짓는 기분이 드는지 입술이 바짝바짝 마르고 심장이 두근두근 거리는게 꼭 친구에게 죄 지은 거 고백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런데 다행이 친구가 선뜻 해준다 얘기하더군요.
어찌나 고맙던지 역시 친구가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계좌번호를 불러주고는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몇번이고 하고는 전화를 끊었습니다.
월요일 오전.
은행을 가서 통장을 조회해보니 아직 입금된 돈이 없었습니다.
뭐 되겠지.
월요일 저녁
은행에서 상환금이 입금 안됐다며 전화가 왔습니다. 저는 분명히 통장에 돈이 있어서 자동이체가 됐을거라며 은행직원에게 얘기를 했습니다. 그리고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했습니다. 친구는 그러더군요 늦잠을 자서 못 붙였다고 내일 붙여준다고 저는 다시 고맙다며 전화를 끊었습니다.
다음날
은행을 가서 확인해보았지만 돈은 들어와 있지 않았습니다.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지요. 하지만 친구 전화는 꺼져 있었습니다.
친구에게 무슨 일이 있나 생각했죠. 그래서 그 뒤로 전화를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그 다음날 또 그 다음날이 되어도 은행에서 상환금이 입금되지 않았다는
전화는 계속 왔지만 친구에게는 연락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전화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자꾸 친구에게 돈 때문에 보체는 거 같아서 말입니다.
솔직히 자존심도 상하고 기분도 우울해지는게 정말 전화 하기 싫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이 저를 자존심도 다 버리게 만들더군요.
은행에서 자꾸 전화가 오니 어쩔 수 없이 며칠 뒤에 친구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친구는 내일 해준다는 말만 하고 끊어버렸습니다. 제 기분일지도 모르지만
매우 귀찮아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두 저는 고맙게 생각하고 은행에는 내일 오전 중으로는 꼭 될거라 약속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정말 제가 서럽게도 눈물이 나올 뻔 한건.
다음날에도 돈은 입금이 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은행에서는 어는 정도 연체가 길어지니
저에게 독촉전화를 계속하고.....
정말 비참하더군요.
차라리 안된다고 했으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았을텐데 말입니다.
사람들이 항상 제 맘 같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친한 친구마저도 저에게 차가운 현대인의 모습을 보이니 우리가 항상 순수했던 어릴 적 모습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을 한번 더 깨달게 되었습니다.
친구를 원망 할 수도 없는 일이니....
더 속상하고 친구에게 서운하고....
그리고 몇억이 껌값이라는 요즘 세상에 몇십만원 때문에 이렇게 비참해져야 하는 것을 생각하니
정말 삶이 서글프고 우울합니다.
나름대로는 열심히 산다고 생각했는데.
많이 부족한가봅니다.
친구를 탓할 수도 세상을 원망할 수도 없는 일이겠지요....
하지만 이런 일이 한번씩 있을 때는 내 삶은 왜 이런지 한탄스럽고 세상이 원망스럽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