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니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나는 아직인가 봐
그 이후로 나는 물속에 잠긴 듯
세상의 소리도 빛깔도 느낄 수가 없었어
내 안에 새겨진 네 웃음을 어떻게 잊냐며 널 그렸어
이제야 제정신을 차리고 너와 추억속에서 조금 나오게 됐어
아직도 코 밑에서 찰랑거리는 추억 덕분에
가끔 숨이 막히고 먹먹해지지만, 세상을 바로 볼 수는 있게 됐어
우연처럼 인연처럼 너를 만나
나보다 다른 사람을 더 생각할 수 있다는 걸 알았어
내가 이렇게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걸 알았어
너는 내게 말했지
날 만나면서 많은 눈치를 보고 너의 현실이 힘들다고
그렇지만 너는 알았니
내가 널 만나기 위해 나의 무엇을 포기했는지 무엇을 깎아왔는지
너는 네가 지닌 힘듦을 나와 만남으로 탓했어
나는 그런 너에게 미안해하고 고마워하며 이해하고 기다렸어
그렇지만 너에게 너무 이해해주고 기다리기만 했는지
너는 나를 떠나더라
나에 대한 마음이 없다며
나에 대한 사랑이 없다며
나에 대한 애틋함이 없다며
나에겐 미안할 뿐이라며
처음엔 인정하기 싫어 너를 붙잡고 붙잡았지
후에 너를 보고 알았어
날 바라보던 네 눈이 더는 빛나지 않다는 걸
아무것도 담겨있지 않은 네 눈을 보고 잡지 못했어
이제서야 네가 했던 말들이 생각나도 눈물이 안 나게 됐어
이제서야 턱턱 막히던 숨이 쉬어져
이제서야 너 말고 다른 빛이 보여
네가 지금 하는 일에 있어서 더 충분한 의지와 힘이 돼주지 못했어
조금 더 힘이 돼주고 싶었어 너는 할 수 있다는 용기도 주고 싶었고 괜찮다, 위로도 해주고 스트레스에 약한 너를 안아주고 싶었어
조금 더 곁에 있어 주지 못해 미안해
또한 네 덕분에 내가 이렇게 사랑할 수 있고 사랑 줄 수 있다는 걸 알려줘서 고마워
너와 둘이서 손을 잡고 함께할 미래를 이루진 못했지만 그때의 추억을 생각하며 이런 사랑도 했다며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해
하고 싶었던 거 꼭 할 수 있길 바라
내가 너를 생각했던 만큼 생각하는 만큼 그보다 더 행복하길 바라
아직 힘들고 조금은 더 힘들겠지만
네가 얘기했듯이 아픔은 잠깐이라며 마음 다잡고
그러다 문뜩 네가 그리워 눈물이 나와도 행복했다며 웃어볼게.
사이사이 네가 깃든 추억들을 하나씩 정리해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에겐 네가 내 애틋함이었고
너를 너무 깊게 사랑해버렸다
아직 잠겨있는 나지만
이제는 조금씩 나오고 있지만
조금씩 줄어듦에 마음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