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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이는

미치겠다너 |2016.04.27 15:01
조회 152 |추천 0

스무살 남잔데 고민이 있어서 처음 글써본다. 말은 편하게 할게 이해해줘. 이야기가 좀 긴데 읽고 그냥 이런저런 조언 좀 해줘. 혹시 나랑 비슷한 사람 있으면 경험담도 고맙고.

 

 

고등학교 들어와서 3년 동안 되게 친했던 친구가 있어.

 

생긴 것도 키가 170되는데 몸무게가 50좀 안될 정도로 진짜 비율 좋고 여리여리하고 그래서 다들 모델 같다고 남자애고 여자애고 엄청 궁금해 했는데

성격이 원래가 새침하고 좀 딱딱하고 의도하지 않게 철벽을 치는 스타일인데 학기 초라서 낯도 엄청 가리는지 중학교 때 같이 올라온 친구 한명이랑만 같이 다니더라고.

 

난 막 몰려다니면서 다 친구먹자는 타입은 아니지만 크게 낯가리는 거 없이 사람을 좋아해서 무난하게 친구들이랑 지내는 편이었고.

미술학원도 다니고 위로 누나가 둘이라서 워낙 여자애들이랑 잘 지내는 편이기도 하고 나도 처음에 궁금한 마음에 몇 마디 걸었는데 진짜 꼭 아기고양이처럼 경계하길래 더 친해질 일 없겠구나 싶었어.

 

근데 미술 하는 애가 반에서 우리 둘밖에 없어서 무슨 환경미화부터 각종 관련된 일에 계속 둘이 같이하게 되고 집 방향도 같아서 오가다가 자주 만났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얘도 경계를 풀었는지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하더라.

말을 해보니까 생각보다 비슷한 점도 많고 독특하고 약간 엉뚱한 성격이고 좀 직설적이긴 한데 그게 마음에 들어서 그 뒤로는 좀 더 자주 붙어 다니게 된 거 같다.

수학여행 갔는데 얘가 많이 아파서 끙끙대는 거 보고 옆에서 약 챙겨주고 선생님 찾으러 뛰어다니고

가끔 맛있는 거 먹자고 대학로 나가고 아프면 단거 엄청 좋아해서 초콜릿 사들고 집도 가고.

 

삼년 내내 선생님들도 다 알정도로 붙어 다니니까 사귀냐고 엄청 들었는데 얘는 뭐 전혀 그런 개념조차 없어서 당사자들은 서로 그런 일로 불편한 적이 한 번도 없었고 나도 별 감정이 없었어.

얘가 모쏠인 것도 그렇고 정말 무성애잔가 싶을 정도로 이제껏 짝사랑도 뭐도 인생에 남자 하나가 없고 진짜 순진무구해.

처음에는 내숭인가 싶었는데 진짜 그 나이에 아이가 어떻게 생기는 건지는커녕 키스도 모르는 애는 처음 봤다. 아마 지금도 모를걸. 아니 궁금해 하지도 않아ㅋㅋ

연애 자체에 관심이 없어 정말 하나도.

 

그러다가 2학년 올라와서 다른 반 되고 내가 그때부터 좀 막나가기 시작해서 주변에 같이 놀던 친구들이 좀 바뀌었어.

근데 이상하게 얘랑은 계속 같이 하교하고 얘도 전과 똑같이 이런저런 얘기 들어주고

내가 여자친구도 계속 바뀌고 술 담배도 시작한 거 아는데 그냥 담담히 곁에 계속 있어주더라

나도 그런 거 다 말하지만 얘 앞에서만은 말 가려서 하고 좀 반듯하게 지냈던 거 같아

 

그러다가 3학년 올라와서 좀 정신 차렸는데 우리 둘이 같은 반이 돼서 당연하다는 듯이 삼년 내내 같이 다녔던 거 같아.

그러다가 졸업하고 이 친구는 대학을 가고 난 재수를 시작하면서 연락이 끊겼어

원래도 연락을 자주하고 막 그런 거에 연연해하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문득 문득 잘 지내고 있나 엠티나 오티는 잘 갔으려나 커피도 못마시는 앤데 술은 잘 마시나 아싸는 아니겠지 과팅 이런 것도 나갔으려나 하는 생각이 몇 번 들더라.

 

그러다가 얼마 전에 학원 끝나고 나오는 길에 딱 마주친거야.

그래서 내가 연락하겠다고 해서 와서 톡했더니 담날 답장이 왔어

그냥 자기도 이래저래 바쁘다고 엄청 오래 연락이 끊긴 거 같은데 어색한 거 없이 한번 보자고 그러다가 내가 야 과팅 같은건 안하냐 나 죽기 전에 너 연애하는 건 볼 수 있는거냐 그랬더니 과팅 이런 건 안하는데 번호는 좀 많이 따였다는거야.

집까지 막 데려다주고 그러는데 무서웠다고 찡찡거리면서 그러는데 기분이 뭔가 묘하더라.

 

원래 내가 좀 소유욕이 있는 성격이야 연애를 할 때도 그렇고

그래도 얘랑은 연인관계도 아니고 그래서 난 별로 안 그랬다고 생각했는데 주위 친구들이 그러더라고.

걔가 워낙에 새침하기도 하지만 너 때문에라도 애들이 걔 주위에 더 못 다가갔었다고.

생각해보니까 나는 얘 말고도 친했던 애가 좀 있었는데 얘는 나말 고 딱히 친하게 지냈던 애가 없더라.

내가 은근히 얘 주변 사람을 쳐낸 건가 싶기도 하고.

근데 얘도 말은 정 없게 하면서도 그게 싫지는 않았는지 나 말고 주위에 더 사람을 두려고 하지도 않았고.

 

고민 얘기하려다가 말이 좀 길어졌네.

문득 얘가 대학생활 얘기를 하는데 남자 놈들이 관심 갖는다는 말 들으니까 좀 울컥하더라. 걱정도 되고 이 새끼들 다 족칠까 싶기도 하고 하루 종일 심기가 불편한 게

그냥 바보같이 순진한 애가 혹시 뭔 일이라도 날까 딸 걱정되는 아빠마음 같은 건지

아니면 삼년지기 친구로서 나 말고 다른 친구들이 생길게 좀 서운한 건지

아니면 혹시 내가 얘를 여자로써 좋아해서 그런 건지 모르겠다.

친구들은 내가 너무 애를 가둔다고 뭐라 하는데 아 그냥 모르겠다.

어떤 감정이고 간에 그냥 내 눈에 보이는 옆에 좀 뒀으면 좋겠는 생각뿐인데.

 

진짜 나도 내 마음 모르겠다고 징징거리면서 글 쓰는 애들 보고 이해 안됐는데

하루 종일 고민하다가 여기다 글써본다 읽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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