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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이 언젠가 너에게 닿기를

ㅁㅈ |2016.05.04 02:05
조회 1,683 |추천 7

 

 

 

오늘 비가 오고 바람이 많이 불었다. 잘 지내는지, 잘 지냈으면 하는 마음에 이 글을 써본다.

우리가 두 번 다시 우리가 될 수 없으니까

그래서 이렇게라도 너한테 이 글이 닿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나는 꽤 괜찮게 지내고 있어. 몇 개월 전만 해도 세수 하다 울고 버스에서 널 닮은 사람을 보고 안 우는척 하며 눈물을 닦아내느라 고생했었는데 조금씩은 네가 없는 생활에 익숙해진다.

사람들이랑 즐겁게 술 마시고 돌아오는 길에 맥주 한 캔 더 사와서 너 생각 하면서 음소거로 울었는데 요즘은 그래도 좀 덜하다. 아예 안그런건 아니지만 점점 괜찮아지는 것 같다.

 

너랑 만나는 동안 '앞으로 두 번 다시 이별 노래를 들으며 울 일이 없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요즘 이별 노래만 찾아 듣게 된다. 노래들이 남 일 같지 않네.

올해는 뭘 하고 내년에는 뭘 하자고 항상 같이 할 계획 짰었는데. 계절이 변하는걸 보면서 항상 봄마다 같이 벚꽃 보러 갈 줄 알았는데 앞으로 내 여생에 너가 없다니 이상하다. 어떤 결정을 하든 항상 너를 염두했었는데.

만나는 동안 많은걸 함께 했지만 아직 못 해본게 더 많은데 내 삶에서 이렇게 훅 빠져 버린게 이상하기만 하다.

 

아직도 나는 너의 습관을 무심결에 사용해. 자주 쓰던 말투를 똑같이 쓰고, '이렇게 하면 좋아' 라고 알려줬던 너의 방법을 아직도 쓴다. 이제 내 생활이 되어버려서 떼어내려니 어색하다.

진짜 웃길 때 짓던 표정, 손 크기, 안았을 때 느낌, 날 부를 때 특유의 말투도 생각하면 웃음도 나오고 또 그립기도 하고.

 

너 때문에 처음 하게 된 많은 추억들. 진심으로 고맙다.

난생 처음 가봤던 여행지도, 거기서 싸운 일도 또 화해하고 언제 싸웠냐는 듯이 돌아다니고. 그 때 만들어 먹었던 요리도 맛있었어. 그 지역 맛집이라고 찾아가서 먹고, 이 후에도 거기 또 가자고 했었는데 이젠 같이 갈 수 없네.

 

그리고 여느 연예인 보다 지나가는 괜찮은 애들 보다도 항상 나를 더 대접해주고 최고로 대해줘서 고마웠어. 빈말인거 알면서도 들으면 정말 기분 좋았어. 너로 인해서 내가 누군가에게는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기분을 알게 되었어 .

 

내가 힘든 시절을 함께 이겨내줘서 고맙다. 우리 가족 문제, 내 진로 문제 이런 것들 아마 그 때 네가 없었다면 버텨내지 못 했을지도 몰라. 나를 지켜내줬다는 표현이 맞는거 같네. 너 역시도 힘들어 하는 날 보며 마음 아팠지. 같이 그 고통을 겪어내주고 이겨내준거 평생 잊지 않을게. 너의 역할이 컸어. 너에게만큼은 더 솔직하게 많은 이야기를 털어놨고 그걸 내 사람이라는 이유로 묵묵히 견뎌줘서 고맙다.

 

고맙다는 말 밖에 없네. 널 만났던 시간 후회하지 않을게.

한번씩 그 때 그렇게 우리가 인연이 되지 않았다면 지금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거라는 생각을 해보긴 한다. 그래도 너와 만난게 다행이다. 우리가 더 인연이 되지 못하는게 아쉽지만, 씁쓸하지만 정말 두 번 다시 돌이킬 수 없기에 그저 좋은 기억으로 남겨둘게. 너도 그랬으면 좋겠다.

 

앞으로 너의 기쁜 일, 슬픈 일 함께 해줄 수 없으니 미리 말할게. 생일 축하해. 태어난걸 축복해. 또 마음 아픈 일 생기면 주변에 위로 받으면서 잘 이겨내길 바랄게. 튼튼한 너니까 힘들겠지만 잘 극복할 수 있을거야. 앞으로 하는 일도 잘 풀리길 바랄게. 건강하고 또 좋은 사람 만나게 될거야. 미리 축하해줄게.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고마워. 너같은 사람 너밖에 없을거야. 고맙다.

추천수7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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