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써봄
내 사촌언니 이야기임.
우리 사촌언니 결혼하면서 개 두마리를 데리고 감.
개들이 나이도 좀 있으니 이젠 좀 무덤덤해지고
집에 사람이 와도 짖지 않는 순한 개임.
형부도 개 엄청 좋아함.
개 한마리가 아프다고 동물병원에서 대성통곡함.
암튼 사촌언니네 신혼집이 우리집 근처라서
2주에 1번정도 우리집(나도 개 키움)에 주말에
반나절정도 개를 맡기곤 했음(물론 용돈 받음).
나야 신혼이니까 둘이 데이트라도 가나보다 싶었음.
근데 내가 약속이 생겨서 급히 개를 돌려주려고
말도 없이 갔는데(반찬 갖다주려고 몇번 가서 번호 암)
집에 없는줄 알았던 언니가 매우 안좋은 표정으로 나옴
(개를 왜 데리고 갔냐면 우리집 개들이 질투심도 많고 커서 나 없으면 사촌언니네 개들 괴롭힘)
뒤에 보니까 언니네 시어머니가 쇼파에 앉아서
날 매우 째려보고 있었음.
뭐지?? 싶었는데 그 어르신이 우리 언니한테 소리침
애!! 내가 그 개 갖다 버리라고 했는데 안버렸니?
그놈의 멍멍이(ㄱㅅㄲ)가 애들한테 얼마나 안좋은데
너가 그래서 애가 안들어서는구나!!
우리집 대를 끊으려고 작정했니?
까랑까랑 울리는 목소리로 저리 말하는데 내가 눈치가 없겠음.
근데 나 나랑 상관없는 사람 한정 넌씨눈짓 잘함.
내 일이면 겁먹고 네~하겠지만 자주 볼 사람도 아니고 내 시어머니도 아니고 나한테 돈주는 사람도 아닌데 뭐가 무섭겠음.
사람들 들으란듯이 큰 소리로 맞받아침
세상에, 아직도 저런 사람이 있다니, 동물 학대범이네
요샌 애들 아토피 안생기고 애들 정서에 좋으라고
일부로 개 키우는거 모르세요?
개털이 몸에 안좋다니,
그럼 사람털은 몸에 좋아서 안 뽑나?
콧구멍에 먼지가 들어가도 가려운데
개털이 무슨 미세먼지도 아니고
그 큰게 사람 몸 어디에 들어가겠어요?
말못하는 짐승 헤치면 그 업보가 다 자식에게 돌아오는건데
지금 손주 잘못되라고 욕하시는 거에요?
저주를 퍼부어도 정도가 있는거지.
불교에선 업보 쌓인다고 고기도 안먹고 벌레도 안잡는데
살아있는 짐승을 갖다 버리라니
무슨 백정 집안도 아니고?
애들도 말은 못하지만 다 생명인데 귀하게 여겨야지
아니 애낳으려고 살아있는 짐승을 갖다버리라니
무슨 무당 쫒아다니며 산재물 바쳐 굿하는건가?
내가 너무 당당하게 백정집안,굿 운운하니까
그분이 잠시 말할 타이밍을 놓쳤음.
호칭을 뭐라고 해야하는지도 몰라서 계속 말함
종교는 안믿지만 어차피 넌씨눈짓 하는거
엄마 따라서 절에 가서 귀동냥한걸
앞뒤도 안맞지만 그냥 막 떠벌떠벌함
현생에서 덕을 쌓고 좋은 일을 많이 하라는 덕담은 못할망정
살아있는 짐승을 갖다버리라는게 무슨 말이냐,
짐승 죽이고 핍박하면 그 원한이 애한테 갈텐데
그러면 어쩔꺼냐, 고양이 잡아먹고 애 낳았더니
고양이 원혼이 애한테 씌였다는 이야기 못들어봤느냐
신라시대에는 악귀를 내쫒으려고 흰개를 키우고
조선시대에도 호랑이에게 죽은 원혼을 피하려고
사냥꾼들이 개를 데리고 다녔다
주인 살리려고 몸에 물뭍혀서 불끈 오수개나
무너지는 집에서 어린 아들 구한 개 이야기 못들어봤냐,
그렇게 충성심이 강하고 영특한 동물인데 어떻게 해칠수 있느냐,
말못하는 짐승의 원혼이 가장 무서운걸 모르냐
짐승이라고 핍박하고 함부로 대하는게 어느 누구의 말이냐,
건강한 자식 낳게 해달라고 바위돌에도 치성을
드리는데 살아있는 짐승을 그리 대하면 되느냐,
짐승을 죽이면 그 원혼이 구천을 떠돌며 해코지 한다,
황희정승도 소듣는데 말 함부로 했다고 후회했는데
말 함부로 하지 마시라고, 그거 다 업보로 쌓인다고
나중에 죽어서 옥황상제 앞에 가면 자기가 키운 개가
주인을 천국으로 데려가려고 기다리고 있다던데
이렇게 영특한 짐승을 갖다버리라는건 무슨 말이냐
하며 막 쏘아붙임
그랬더니 언니네 시어머니가 좀 당황하심.
이쯤되면 난 무슨 ㅁㅊ년 처럼 보였을꺼임
그리고 언니네집 개도 대단한 개들도 아님.
둘다 힌색이긴 하지만 그냥 소형 잡종견임
그 집이 교회다니는 집안이라서 더 덧붙임
이 세상을 하나님이 창조하시고
모두가 같은 하늘아래 같은 하나님의 피조물인데
어떻게 말못하고 힘없는 짐승이라고 핍박할수 있느냐,
그렇게 짐승 핍박하면 나중에 천국 못간다,
예수님은 뭐라고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의 죄를 사하려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님이 이런 장면을 보시고 좋아하시겠느냐
하나님도 노아를 시켜 방주에 동물들을 태우셨는데~
도중에 너 몇살이니! 너 누군데 이러니! 하셨는데
그냥 무시하고 목사님이~ 부처님이~ 예수님이 우리의 죄를 사하시려고~ 그 업보가 손주에게 온다고 그냥 무한 반복함.
너네 엄마가 그렇게 키웠니? 하는 말에는
어르신 어머님이 어르신을 어떻게 키웠는지 모르겠지만
자식 잘되라고 치성드리는게 부모 마음인데
어떻게 태어나지도 않은 손주한테 해가 될 행동을 하냐
예전엔 어땠는지 모르지만
자식,손주 생각하고 그러시면 안된다~
할머니가 손주 앞길 막는게 말이 되냐~ 반복함
그쯤 하니까 언니가 말려서 일단 다시 나가고
엄마랑 이모에게 전화해서 자진신고하고
무례하게 행동한건 내가 잘못했다고 사과함
그리고 엄마한테 두들겨 맞음. 쓸데없이 집안 망신 시켰다고
주말 끝나고 형부가 개데리고 가면서 창피해함
빨리 가려는 형부 붙잡고 잔소리함
형부, 그렇게 짐승 핍박하면 그 업보는 전부 형부 애가 받아요~ 좋은 일만 해도 모자란데 무슨 짓이에요~ 세상에나~ 동물보호법 위반이다 어쩐다~ 남들은 돈을 들여서라도 좋은일 하는데~
형부는 개들한테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뭐 그럼
사실 우리 형부는 그 정도인지는 모르고 있었음
언니네 시어머니가 개 버리라고 하면 형부가 화내니까
우리 언니한테만 개버리라고 한거였고
나중에 더 자세한 이야기는 들은바 없지만
아직도 그 집에서 언니는 개 두마리 잘 키우고
주말이라고 나한테 맡기는 일도 이젠 없음.
나름 해피엔딩인가. 뭐라고 마쳐야하는지 모르겠네요.
되게 말 잘한것처럼 썼지만 실제론 더 이상하게 말하고 기억에 남는것만 추려서 썼습니다
암튼 그렇다구요. 쓰기도 민망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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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봐주셨네요. 감사합니다
근데 저 그렇게 말 잘한거 아니였어요. 저건 추린거고
실제론 헛소리가 절반이고 나머지는 완전체 처럼 했던 말 반복한게 전부였어요.
그리고 어떤분이 그래도 시어머니는 안바뀔꺼라고
댓글 달아주셨는데 겉으론 뭐라고 못해도
속으론 저놈의 멍멍이... 하고 계실꺼 잘 알아요ㅎㅎ
제가 한 말도 헛소리가 절반인데 60년 사신 분의 생각을 어떻게 바꿔요ㅎㅎ
근데 왜 공포영화 보거나 나쁜 꿈을 꾸거나 뭐 그러면
내가 아무것도 안했는데도 찝찝한거 있잖아요.
예를들어서 안좋은 꿈을 꾸면 평소에 늘 가던 길도
한번 더 신경쓰게 되고 괜히 자기가 탄 택시번호 사진찍어서 보내고...
인형 나오는 공포 영화를 보면 매일 보는 조카 곰인형도 신경 쓰이잖아요
그런거에요
나중에 태어날 손주가 잘못되면 그건 전부
그때 할머니가 살생을 저질러서 그런거야,
애가 공부를 잘해서 sky갈 앤데
할머니가 살생을 저지르는 바람에 그것보다 낮은 대학에 갔다.
그때 그 강아지한테 잘 해줬어도 더 잘되었을텐데
뭐 이런거요
제 사촌언니 시어머니 같은 분들도 과학적 근거로 움직이는게 아니잖아요.
그냥 막연히 개가 있으면 아이에게 안좋다라고 믿는거지
전 그 믿음에 조약돌을 던져서 금을 가게 만들어 놓은 거에요.
내가 믿은게 사실이 아니라면?
만약에 내 행동이 안좋게 돌아온다면?
그 책임을 내가 진다면?
그럼 행동을 함부로 하기가 힘들겠죠
뭐 그런거에요.
여튼 긴 헛소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형부가 시댁가서 강아지 버리라고 했다고 싸워서 시댁어르신들이 신혼집에 안가는걸로 알고있어요. 엄마가 그 시간대에 이모랑 같이 신혼집 가서 반찬 만듬
+고양이를 키우시는 분이면
고양이는 영물이라 함부로 하면 큰일난다, 고양이는 머리가 좋아서 반드시 복수한다, 어머니는 그 복수를 우리 애가 받으면 어쩔려고 그러세요? 좋은것만 보고 들어도 모자란데 왜 업보를 쥐어주세요ㅠㅜ
하세요
+제 친구는 고양이가 애 옆에 딱붙어서 파리도 잡고 바퀴벌레도 잡는데 왜 그러느냐!! 했습니다
파충류는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