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은데 짧은 기간에 생각보다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아마 편지로는 다 못 전할 것 같아요 ㅎㅎ 그래도 친구에게 전할 이야기를 천천히 풀어나가 볼게요.
저는 아이슬란드라고 하면 당연히 한국인 동행을 구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가서 구하기 어려울 것 같았고 수동 운전을 하게 되더라도.. 초보인 절 이해해줄 수 있는..ㅎㅎ 또 꽃보다 청춘이나 다른 여행 사이트를 봐도 한국인 동행을 많이 구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페이스북 페이지에 글을 올려보기도 하고(가기 직전에 올렸지만...) 유랑이라는 네이버 카페에서 동행 글을 찾아 보기도 했어요.
다행인건지 안타까운건지 저랑 일정이 겹치는 글은 없더라구요.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거 '내 인복 한번 믿어보자' 하며 숙소만 예약하고 무작정 비행기에 올랐어요. 가서라도 한국인을 찾아볼까 하구요.
호스텔에 도착할 때쯤이 10시 정도였는데 분명 밤인데 낮처럼 밝았어요. 아, 이게 백야구나 싶었죠. 바라나시에서 만났던 2년 간 여행중인 누나가 보내준 '백야'라는 곡을 들으며 숙소로 향했어요.
숙소에 도착하니 한국인은 커녕 아시아인도 찾아 볼 수 없었어요. 아.. 이를 어쩌나. 일단 밥부터 먹고보자 라는 심정으로 식당에 가니 대만 친구가 있는거에요. 홍콩친구랑 같이 왔는데 내일 일정이 취소 되어서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 하더라구요.
내일 렌트카 쉐어할래? 툭 던졌는데 계획이 없던 터라 쉽게 제안에 응했어요. 다음날 보자고하고 식당을 나서는데 왠 서양인 두명이 먼저 인사를 건네왔어요. 이게 아마 아이슬란드 이야기의 시작인 것 같아요.
프랑스에서 온 줄리라는 친구와 얀이라는 친구인데, 조금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금새 친해져서 내일 괜찮으면 자기들 차 타고 서쪽으로 가보지 않겠냐고 했어요. 거절할 이유가 없었죠. 하지만 대만 친구와 약속이 있다고 먼저 이야기를 꺼냈어요. 너무나도 착한 줄리가 그 친구들만 괜찮다면 같이 가자고 하더라구요.. 천사..
그렇게 다음날 5명이서 왕복 400km를 훌쩍 넘는 거리를 달리기 시작했어요. 긴 이동시간 만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가까워지는 건 얼마 걸리지도 않았죠.
중간 중간 멋진 풍경들 앞에선 잠시 차를 세우고 사진 찍고 눈싸움도 하며 신나게 놀았죠.
눈의 사막, 하늘과 땅이 구분 되지 않는 하얀 풍경, 거대한 산들과 호수, 거대한 폭포 그리고 무지개. 지구에 이런 곳이 있다는게 신기할 정도로 믿기 힘든 풍경의 연속이었어요.
저는 저를 초대해준 줄리에게 직접 만든 팔찌를 만들어 선물했죠. 얼굴이 발갛게 달아 오를 정도로 고맙다고 계속해서 이야기 하더라구요. 나중엔 전화로 가족에게 자랑도 하고 호스텔에서 만난 모든 친구들에게 자랑하더라구요. 내심 뿌듯!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부턴 대만친구도 투어를 신청해 놓았었고 프랑스 친구 얀도 서쪽으로 다시 간다고 해서 제가 가고 싶은 곳과는 달랐죠. 혼자라도 차를 빌려볼까하며 잠에 들었어요.
근데 이게 왠걸.. 늦잠 잤어요. 7시에 일어나서 이것저것 알아보고 차를 빌려 출발하려 했는데 10시가 넘은 시간에 일어 났어요. 게다가 남은 차가 없어서 12시 이후까지 기다려 봐야 한다는 거에요.
뭐 이것도 운명이겠거니 하고 일단... 밥부터 해먹기 위해 식당에 가니 줄리가 있었어요. 레이캬비크 시내를 자전거 타고 다닐 건데 계획 없으면 같이 다니자고.. 너무 고마웠어요 ㅎㅎ!
식사도 같이 하자해서 스파게티를 만들고 있는데 멀대같이 큰 남자가 식당으로 들어왔어요. 1년간 남미와 유럽을 여행다니다 마지막 여행지로 아이슬란드를 선택한 프랑스인 제레미라는 친구에요.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요쿠살론에 가고싶다는 계획을 얘기했는데 제레미도 같이 가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줄리가 옆에서 그럼 같이 가면 되겠네! 라며 소리쳤죠.
그렇게 둘째날 늦잠을 잔 덕분에 새로운 친구와 골든 서클이라는 멀지 않은 코스를 돌았어요. 펑! 하고 쏟아오르는 물과 거대한 폭포를 포함하고 있는 코스에요. 수동운전은 해본지 정말 오래되어서 가물가물 했는데, 제레미가 시동을 몇번 꺼먹는 저를 보고도 친절하게 옆에서 계속 도와주어서 금방 적응했죠.
밤이 되고 다같이 한자리에 모여 실컷 수다를 떨고 있었어요. 그때 만난 스위스 친구 베스티안! 돋보기 안경을 쓰고 있어서 눈이 엄청 커보였는데 안경을 벗으니 엄청난 훈남이었죠.. 착하기도 착해서 스위스에 오면 자기가 호스트 해주겠다고, 같이 스위스 여행하자며 오면 꼭 연락하라던 친구.
셋째날은 베스티안과 제레미와 함께 왕복 800km 정도가 되는 요쿨살론으로 향했어요. 나름 먹을것도 싸들고 기름도 가득 채우고 노래부르고 춤추고 수다떨며 긴 이동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쏘아 다녔답니다.
폭포가 떨어지는 동굴로 들어갈 수 있는 곳과 인터스텔라라는 영화에 만박사의얼음행성으로 나온 곳, 비행기가 추락한 상태로 그대로 남아 있는 장소를 지나 대망의 빙하 천국, 요쿨살론에 도착했어요.
요쿨살론을 보며, 이런 게 현실에 있구나.. 하고 생각할 정도로 거대했고 아름다웠어요. 믿기 어려울 정도로요. 언빌리버블, 어메이징을 다 같이 외쳤죠. 그곳에서 우연히 처음으로 한국인을 만나 폴라로이드 사진을 선물 받기도 했어요. 나중에 세계여행을 간다는 동갑친구가 있어서 도와주겠다고도 했어요 ㅎㅎ
그리고 비행기가 추락한 장소를 향하는데 주변에서 내린 후 걸어서 1시간 정도 걸리는 곳에 있었어요. 돌아오면서 스위스친구 베스티안이 정말 즐거웠다고, 오늘은 놀랍고 긴 하루 였다고. 말을 이어나가며 주머니에서 작은 만능 칼을 꺼냈어요. 자신이 군대에 있을 때 쓰던 소중한 물건인데.. 이거 너꺼라고. 여행하면서 이곳저곳 쓰일 곳 많을 거라며.. 넘나 감동인 것 ㅠㅠ
따듯한 친구들과 마지막 날을 그렇게 마무리 했어요. 숙소로 돌아가니 줄리가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파스타를 만들어놨어요. 맥주와 함께 여행이야기와 파스타를 안주로 밤 늦은 시간까지 서로 추억을 공유했어요. 잊지 못할 기억들이죠.
이번 편지는 사실 여행기에 가깝네요 ㅎㅎ 너무나 아름답기도 하고 제 예상과 다른 일들이 일어나서 혹은 따듯한 여행을 즐겨서 이 이야기를 친구와 공유하고 싶어서 인거 같아요.
그들의 마중을 뒤로하고 페루의 수도 리마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어요. 너무 많은 것을 담고 가네요.
친구들과 함께한 덕분에 경비도 숙소값 포함해서 20만원이 안되게 썼어요. 나누면 더 값싸지고 값어치는 올라가는 아이슬란드는 오히려 더 오래 머물고 싶기도 했어요. 또 와야죠! 오로라 보러 ㅎㅎ
유럽의 마무리가 이렇게 따듯해서 정말 다행이고 기쁩니다.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요. 다음편지는 기다기고 기다렸던 남미에서 전할게요.
잘 있어요 친구 :)
아, 그리고 한 두분 정도가 궁금해 하시는거 같아서요 ㅎㅎ 무플보다는 악플이 좋다고 꾸준하게 악플을 달아주시는 분이 계시는데 꾸준하게 읽어주시고 글 달아주시는 것도 감사합니다 ㅎㅎ 이번 편지를 통해 답변해 드릴게요 :)
1. 금수저??????
제가 세계여행을 나오고 글을 쓰며 가끔 들었던 이야기가(판에서만..) 금수저라고 이야기 하시는 분들이 계셨어요. ㅎㅎ 건강한 신체와 정신의 이야기라면 금수저가 맞죠. 또 여행을 하는데 있어 좋은 경험이라며 적극 찬성해주신 부모님의 아들이기도 하구요. 반면 금전적으로는 도움 받고 싶지 않았어요 ㅎㅎ 그래서 군대를 다녀오고 7개월간 무역회사와 5개월 간의 막노동으로 2천만원이 조금 넘는 금액을 벌었죠. 하지만 집에 보일러도 고장이 나고.. 리모델링도 해야했고... 뭐 이런 저런 이유와 생활비로 상당한 금액을 사용했어요.. 그래서 가난한 여행을 하구 있고요.
그래도 꼭 먹고 싶거나 하고 싶은건 다른 곳에서 아껴서라도 하고맙니다 ㅎㅎ 스카이다이빙 같은거요. 한국 - 인도 - 모로코 - 스페인 - 아이슬란드 - 미국 - 남미로 이어지는 대륙 이동을 해야하는 큰 이동만 비행기 티켓을 미리 끊었구요. 자유 여행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후회하는 부분이지만 금액은 많이 아꼈어요. 물론 두장의 티켓을 찢었지만요 ㅎㅎ 117만원에 위의 비행기 티켓 모두를 구매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세계일주라기보단 세계여행이죠 ㅎㅎ 더 적은 금액으로 여행하시는 분들도 계시구요. 쓰기 나름이에요. 금액적인 부분이 궁금하시다면 페이스북 메세지 남겨주세요 :)
2. 글쓰며 여행할 시간이 있는가?
애초에 1년 정도를 목표로 나온 여행이에요. 여행도 길어지면 일상이 되고 일상에 지치기도 해요. 그럼 휴식을 취하죠. 누군가는 SNS를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누군가는 술을 마시며 시간을 보내기도 하죠. 저는 그 시간이나 긴 이동시간을 이용해서 제 이야기를 글로 남깁니다. 이 글도 남미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쓰고 있죠. 물론 혼자만 쓰고 볼 수 있겠지만 공유하는 것이 주는 즐거움을 알거든요 :) 제 이야기에 공감하고 메일을 주고 받으며 힐링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세계여행을 꿈꾸는 친구들도 생겼어요. 글과 사진이 전하는 힘은 생각보다 대단한것 같구요. 그래서 페이스북과 판, 메일을 통해 제 이야기를 전하고 있어요.
그리고 글쓸 시간에 사람만나라는 분도 계셨는데 ㅎㅎㅎ 충분히 만나고 있답니다!! 궁금하시면 제 페이스북 놀러오세요 ㅎㅎ 판에는 만난 사람 위주보다 제가 본 시점으로 풍경들을 많이 묘사해서 그런 것 같아요 ㅎㅎ제 여행은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난답니다!
ㅎㅎ 마지막으로 오글거린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죠 ㅎㅎ 보는 사람, 읽는 독자에 따라 느끼는 바가 분명히 다르니까요. 그래도 전 계속해서 이 방향으로 글을 전하려해요. 제 이야기에 공감해주시고 긴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전해주신 응원 덕분에 더 즐겁게 여행하고 받은 따듯한 마음들 여행을 통해 만나는 친구들과 함께 나누고 있어요. 길지도 짧지도 않은 여행이지만 함께 여행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편지할게요, 친구!
P.S 혹시 다른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페이스북 메세지 주세요 :) 답변해드릴게요
소통편지를 받고 싶으신 분은 아래의 페이스북을 통해 댓글이나 메세지를 남겨주세요!
당신과 함께 여행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당신과 내가 만들어 나가는 이야기 소통편지
페이스북 : http://www.facebook.com/earthtraveler.letter
인스타 : http://www.instagram.com/jb_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