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신나게 놀기만 했던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에서 월급 1번 타본 새내기 직장인입니다
휴 ..학생때가 좋았다는 말 진짜 많이 들어봤어도 정작 학교 다닐 땐 왜 좋은지도 몰랐네요
요즘엔 사는 낙이 월급날 통장확인하는거;; 근데 한달은 왜이리 길고 돈 모이는건 왜이리 느린지 ㅠㅠ
어제는 예비군을 다녀왔습니다
원래는 2박3일 동원으로 갔다와야 하는데 취업하면 8시간만 받아도 되서
미루고 미루다 더 이상 못 미룰때까지 버틴 후에 다녀왔어요
그런데 마침 어제가 학교 개교기념일 ㅠㅠㅠ(어차피 쉬는날,)
요즘엔 외할머니께서 오셔서 아침저녁 밥해주고 계십니다
그런데 나이 27에 외할머니와 친구처럼 장난치면서 놀고 있어요
어제는 예비군 가면서 할머니한테 할머니 나 군대 또 다시가요~
이러니까 할머니께서 놀라셔서 갑자기 막 울먹이는 목소리로 왜 또가냐고 가지말라고;;
그냥 말하면 당연 안믿으셨겠지만 군복 다 입고 모자쓰고 충성까지 하니까
정말 군대 다시 가는 줄 아셨나봐요
제가 갑자기 급 미안해져서 이번엔 일주일만 갔다온다고 (이 상황에서도 또 장난 ㅠ)
그러고 집 근처 예비군 훈련장에 갔다 왔죠
가보니 정말 가관이 아니더라구요
1,2년차때엔 학교에서 단체로 갔는데
그때도 다들 멀쩡하던 친구나 형들이 완전 막장이되는거 보고 많이 놀랬는데
여기는 일반인 8시간이라 다들 5~6년차인듯
줄맞춰서서 총받는데 2시간 걸리고 안보교육때는 교관님이 제발 고개라도 들고 주무시라고 해도 말안듣고
근데 웃긴건 점심먹을 때는 줄이 착착 ㅋㅋㅋㅋ
오후엔 교육있는데 학교 예비군땐 그래도 전진 이런것도 하고 총 쏘기 전엔 약간 긴장하라고 굴렸는데
여기선 완전 그냥 가만히 앉아서 쉬는거 연습하고 (근데 이것도 힘들어함)
사격장에선 교관님이 정말 나는 병신중에 개병신이라 총 쏘면 큰일난다 하는사람 일어나라니까
앉아있는 사람보다 일어난 사람이 더 많고 (전 돈내고도 쏘는 총 공짜니까 쐈어요)
총도 k2가 아니라 6.25때나 썼을 칼빈총으로 쏘는데
제 옆사람 총이 쇠로 된 부분과 나무로 된 부분이 분리되서 한발 쏘면 두 부분이 분리되고
(근데 총을 바꿀 생각을 안하고 한발쏘고 대충 조립해서 또 쏘게함;;;
그 총 쏘시는분 ㄷㄷㄷ 한20분은 걸려서 쏘신듯)
총 다 쏘고 표적지 회수하는데 다들 깨끗~~
예비군 끝날때쯤 들었던 생각이 '야... 저번에 학교에서 받은건 엄청 빡샜구나 ㅋㅋㅋ'
그리고 마지막에 대박이 중대장이 수고하셨습니다라고 하니까
갑자기 거의 모든 예비군들이 막 달리기 시작;;; 집에 10초라도 더 빨리 가려는 그 열정
다들 한마음이 되어 거대한 구름이 되어 출구를 향해 달려가는데
이때는 정말 다들 하나같이 특전사 같아 보였습니다
(학교에선 어차피 버스타야 되서 뛰는사람이 없었지요)
정말 이렇게 웃겼던 예비군은 처음이었어요 학교예비군이랑은 많이 다르더라구요
갑자기 얘기가 예비군으로 샜는데 (다시 생각해도 웃음이 ㅋㅋㅋㅋ)
집에 오니까 할머니께서 놀라시더라구요
일주일 후에 온다더니 왜 지금 왔냐고;;;
제가 뻥이라고 말하고 할머니 또 속았다고 하니까 같이 웃음이 터져서 웃고
저녁 먹은 후에 예비군 이야기를 하는데
또 장난기가 들었죠
할머니한테 오늘 총 10발을 쐈는데 (실제로는 6발)
정말 아깝게 한발도 못맞췄다고
한발만 맞춰도 치약을 주고
2발이면 크린랩을
3발이면 쓰레기봉투 10개를
여기까지 말하고 마지막 1등한 사람에게는
드럼세탁기를 줬다고 하니까 갑자기 할머니께서 정말 안타까워하더라구요
정말 1등한 사람이 부러워서 너무 배 아파하는 표정 (전 안웃으려고 속으로만 ㅋㄷ했죠)
나한테 한발이라도 맞춰서 치약이라도 타오지 않았냐
그거 하나 못맞추냐 내가(할머니께서) 쏴도 절반은 맞추겠다며
거의 내 드럼세탁기를 다른사람에게 뺐긴 것처럼 원통해하시더라구요
원래는 보통 장난치고 나서 바로 장난인거 알려드리는데
이번엔 그냥 말 안했습니다 할머니 성격상 남들에게 얘기하다가 언젠간 아실날이 오겠지요 ㅋㅋㅋ
p.s/ 저번에 오셨을 때 월요일에 뭐 우리말겨루기인가? 우리말맞추기인가
그것을 매주 시청하신다며 너도 한번 맞춰보라고 자꾸 말씀하셔서
제가 마침 컴퓨터를 하고 있어서 네이버에 검색해서 문제를 전부 다 맞췄더니
할머니께서 진짜로 기쁨의 눈물을 흘리시더라구요
우리 손자 얼른 나가라고 나가면 천만원 이천만원 그냥 탄다고
그 뒤로 매번 저만 보면 우리말 겨루기 언제 나가냐고 재촉하십니다
남들이 볼땐 나이 처먹고 웬 초딩짓이냐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아뭏튼 전 할머니랑 재밌게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