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톡을 읽기만 하다가 쓰는 건 처음입니다.
빡치니까 음슴체로 쓸게요.
결혼한지 1년쯤 되었음. 남편이랑 나랑은 그냥 평범하고 결혼 과정도 잡음없이 평범하게 진행되었음.
시댁 친정 다 가까이 살지도 않고 한달에 한번, 많으면 두번 정도 만남.
우리는 신행을 유럽으로 다녀왔는데 시어머니가 여행을 한번도 못해보셔서 그때 엄청 부러워하셨음. 난 어차피 모시고 나갈 시간도, 형편도 되지 않아서 그러려니 함. 나도 남편도 유럽 첨 가본 거였음.
그동안 종종 유럽 가고 싶다고 말씀만 하시다가 이번에 시어머니께서 자매들끼리 유럽을 가신다고 함. 가고싶다고 은근슬쩍 말씀하실 때마다 속으로 부담스러웠는데 잘 되었다고 생각했음.
시어머니는 2남 4녀인데 여자분들만 여행 가신다고 하셨음. 네 분 다 50대 이시고 어머니가 자매들 중에는 둘째이심.
다들 헷갈리니까 첫째이모 둘째이모 셋째이모 넷째이모 이렇게 부름.
셋째이모랑 시어머니가 돌아가면서 남편한테 전화하셔서 자기네들 유럽가니까 상품 좀 알아보라고 하심. 목적지는 그냥 유럽이고 날짜는 대충 정하신 것도 없이 6월이었으면 좋겠다고 하심.
남편은 대답은 네네 하지만 바쁘기도하고 귀찮으니까 나한테 토스함.
난 뭐 처음이고 어른들은 알아보기도 힘드실테니까 좋은 마음으로 패키지를 몇개 골라서 남편한테 토스함. 그중에 남편이 보기에 저렴한데 괜찮은 상품이 5월에 있어서 그걸 어른들께 권함.
이모들 다 좋아하시고 그 날짜가 된다고 하셔서 5월에 출발하게 되었음. 이모들이 전부 남편한테 돈을 보내심, 예약하라고. 근데 패키지 금액보다 더 보내심. 환전도 해달라고.ㅋㅋ 이모들도 자식도 있고 아니면 자기들이 은행 가면 되는데 나는 좀 짜증났지만 남편이 알아서 하길래 걍 내버려둠. (이것도 나중에 남편 카톡 보고 알았음. 남편은 능글맞은 성격이라 이모들과 잘 지내는 편임. 평소에도.)
그리고 곧 여행을 가심. 남편이 오랫만에 이모들한테 인사도 하자며 공항에 배웅하러 가자고 함. 난 거절했고 남편은 혼자감. 뭐 여기까지는 그냥 다 있을만한 일이라 생각됨. 딱히 남편이 강요했던 것도 아니고.
그리고는 여행 다녀오셔서 다들 남편한테 고맙다 수고했다 하심. 그 카톡을 나랑 같이 보다가 시어머니께서 여행비를 안주신 것을 내가 알았음. 남편한테 물어보니 다녀와서 주겠다고 하셨다고 함. 그래서 남편이 자신의 카드로 긁었다고 함.
여행다녀온지 2주쯤 되었을 때에 남편한테 슬쩍 돈 받았냐 물어보니 못 받았다고 함. 근데 안받으면 안되겠냐고 해서 무슨 소리인가 물어보니, 시어머니께서 남편한테 자기 여행 보내준 걸로 치면 안되겠냐고, 이모들은 모두 다 우리 부부가 시어머니 여행 보내준 걸로 알고 있다고 말씀하셨다함.
남편은 그 자리에선 말도 안된다, 우리도 현금 없고 카드 긁은 거다. 라고 대답하고 왔다고 하지만, 나한테는 우리가 보내드린 걸로 치자. 엄마 처음 가신 거잖아. 이럼..............
너무 당황해서 말도 안나왔음. 우리 결혼할 때 받은 것 없고 둘이서 돈 보태서 결혼했고, 심지어 축의금도 가져가셔서 못 받았는데 대출이 산더미임. 이런 저런 상황 다 빼고서도, 처음부터 우리가 보내드리기로 한 것도 아니고, 상의가 있었던 것도 아님. 그날 저녁에 남편한테 다시 조목조목 따짐. 돈 받아오라고. 남편은 말이 없었음. 그냥 알았다고만 함.
그리고는 다시 일주일이 흘렀지만 돈 받았다는 말은 없음. 결혼한지 1년밖에 안되었는데 시어머니한테 직접 따지게 생겼음. 적다면 적은 돈이지만 나름 큰 돈이기도 한데 그것보다 일처리가 이런 식으로 되는게 더 빡침. 물론 여행 한번이니 보내드릴 수도 있음. 돈은 또 벌면 된다 침. 그러나 이 일이 이딴 식으로 흐지부지 끝나는 건 싫음.
이번 주에 시댁 갈껀데 내가 어떻게 해야함? 아무리 생각해봐도 좋게 끝날 거 같지가 않음ㅜ 문자를 할까, 전화로 할까, 뵙고 얘기할까, 뭐라 얘기할까 계속 고민됨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