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처음 글을 남겨봅니다.
내용이 조금 깁니다.. 다른 분들이 볼 때 하찮은 고민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꼭 읽어주시고 조언 부탁드립니다..
제 여자친구는 술을 먹고 취하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기억도 못할뿐더러 어딘가 항상 다칩니다. 저랑 여자친구가 '처음' 만난 날 취한 여자친구가 제정신이 아닌 채로 저를 유혹...해서 관계를 맺었습니다. 그렇게 사귀기 시작한 케이스입니다. 솔직히 이 날 이후로 저는 취한 여자친구를 믿지 않았고, 이런거 저런거 다 떠나서 다치고 기억못하고 하는 게 너무 걱정됐습니다.
한번은 저랑 싸운 채 같이 술을 마셨는데 여자친구가 자기집에서 온갖 집안 물건을 부수고 다치고 취한채로 혼자 택시타고 가버리고 걱정이란 걱정은 다 시킨 적이 있습니다. 취해서 그랬다는 건 둘째치고 결과적으로 저랑 싸워서 여자친구가 피해를 봤으니 저는 그게 너무도 싫었고 무엇보다 닿지도 않을 걱정을 한다는 게 너무 힘들어서(사서 걱정할 만큼 여자친구가 너무나 소중했습니다. 너무 걱정을 많이 하다보니 헛구역질이 날 정도로 힘이 듭니다.) 제가 먼저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여자친구는 울면서 매달렸고요.
다음날 제가 여자친구한테 다시 찾아가서 사과하고 잘 해결돼서 다시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절대 취할만큼 술을 먹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한번 더 같은 일이 생기면 그때는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단 말도 했습니다.
문제는 어제 밤에 터졌습니다. 여자친구랑 다툼이 있어서 서로 떨어져있었는데 여자친구가 친구를 만나 술을 마신겁니다. 그것도 엄청 취할만큼 먹었습니다. 여자친구랑 같이 있던 친구에게 연락이 와서 너무 취했으니 데려가야 할 거 같다고 하길래 택시를 타고 여자친구 쪽으로 갔습니다.
저는 너무너무 화가 났습니다. 예전에도 저랑 싸울때면 항상 술을 찾곤 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이전에 취한거때문에 헤어질 뻔 했는데 이번에도 취할만큼 마셨다는 게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택시를 타고 가는 도중에 취해서 말이 오락가락하는 여자친구한테 몇번 전화가 왔는데 제가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처음으로 여자친구한테 욕을 해버렸습니다. 씨X 이라고도 했고 미친 이라고도 했습니다.
택시에서 내려서 여자친구한테 갔는데 같이 집에 가자고 해도 말을 듣지 않고 아까 제가 욕한 거... 때문에 저랑 같이 가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혼자 택시타고 가려고도 하고 이리저리 차도로 뛰어다니고 해서 억지로라도 끌고가려고 강압적으로 힘을 줬습니다. 도중에 화가 너무 나서 필요 이상으로 힘을 줬습니다. 일부러 아프게 했습니다. 너무 과하다 싶을정도로 힘을 주고 끌고다녔습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또 욕을... 개1년이니 씨X년이니 입에 담지 못할 욕들을 했습니다. 여자친구가 울면서 저를 겁내하고 홀로 택시를 타 가버렸습니다. 저도 바로 뒤따라 갔는데 다행히 여자친구는 자기집으로 갔습니다. 택시 안에서 몇번이나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았고요.
다행히 여자친구는 자기집으로 갔습니다. 제가 뒤에서 내려 여자친구를 따라갔는데 보니까 뭔가를 계속 던지고 줍고 하면서 가더군요. 알고보니 스마트폰이었습니다... 저번에 취해서 크게 싸울 때도 공기계 하나를 던져서 부시더니 이번에도 부셨더군요. 그걸로 끝나면 좋을텐데 집에 들어가서 온갖 물건과 서랍들을 뒤엎고 부수고 했습니다. 사실 여기서 잘 타이르고 끝냈어야 했는데.. 제가 그 광경을 보고 더 화가 나버렸습니다. 저번에 있던 일과 똑같았으니까요. 약속을 해도 결국 의미없고 앞으로도 이런 일이 몇번이나 있을거고 그때마다 저는 닿지도 않는 걱정을 할거고 힘들어하고... 또 욕을 하고 화내버렸습니다. 여자친구는 저를 무서워하며 집밖으로 또 나가려고 하고 저는 그걸 막느라 또 무리하게 힘줘서 아프게 하고 욱해서 욕하고.. 그렇게 몇분 반복하다가 지쳐서 제가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이렇게 의미없는 싸움과 걱정을 매번 반복하는게 힘들고 지쳐서 헤어지자고 한 것도 있고, 무엇보다 여자친구한테 입에 담지도 못할 욕과 폭력을 했다는게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었습니다. 화날땐 실컷 해놓고 나중에 와서 생각해보니 정말 좋아한다면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임에도 해버린 제가 정말로 여자친구를 좋아하고 있는지 의심이 들었습니다. 연애 초반부터 저때문에 여자친구가 피해보는 걸 원치않았습니다. 그런데 부서진 물건과 폰, 다친 몸... 그런 것들을 보니 제가 너무 싫고, 동시에 술을 먹고 취한 여자친구가 미웠습니다. 여자친구한테 미안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화는 남고 미움도 남아있습니다.
헤어지자고 하고 저는 제 집으로 왔습니다. 몇십분 뒤에 여자친구도 택시를 타고 저희 집으로 오더군요. 맨발로... 왔습니다. 화가 두배로 났습니다. 솔직히 이 뒤로는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무의미한 대화, 무의미한 싸움, 화를 내는 나, 다시 욕하고 험하게 다루는 나, 자고 가라해도 말을 듣지 않고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하며 우는 여자친구... 너무 지쳐서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그러다가 긴 시간 밖에서 울더니(제가 걱정돼서 나가면 바로 숨어버립니다. 계속..) 다시 들어왔습니다. 조금 진정된거 같아서 제가 먼저 얘기를 꺼냈습니다. 아까 일 기억 나냐고 물어봤는데 제가 험하게 다룬 것만 기억난다고 했습니다. 제가 또 바보같은게... 여기서 잘 끝내도 될 것을 미안한 마음에 욕한 거 다 털어놨습니다. 개1년...시X년...미친년... 등 욕한 사실을 말하고 이런 나도 용서못하고 취한 너도 용서못하니까 우리가 이렇게 매번 싸우고 피해보고 하느니 헤어지는게 맞다고 말했습니다.
당연하지만 여자친구는 화내면서 다시 나갔습니다. 그러곤 자기집에 갔다가 저희집에 오기를 두번 반복했습니다. 택시타면 만원정도 나오는 먼 거리를 그저 몇마디 싸우기 위해... 싸우는 것보다도 밤에 여자가 홀로 취한채 먼 거리를 돌아다닌다는 게 너무너무 화가났습니다. 제가 데려다준다해도, 저희 집에서 자다가 가라고 해도 전혀 듣지 않고 걱정이란 걱정은 다 시키고 화는 화대로 나고... 이때부터 걱정하는 걸 그만두고 있습니다. 제가 너무.. 너무 걱정되는데 아무것도 못하다보니 답답함에 자해를 하게 되서.. 너무 힘들어서 걱정하는 걸 억지로 관두고 있습니다. 좋아하니까 걱정을 했는데 그걸 관두려고 하니 여자친구에게 정을 뗄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해 안 가실겁니다. 좋아하는데 정을 뗀다는 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제가 참 병신같다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대략 1시간 전 마지막으로 저희 집에 들어온 여자친구는 저보고 책임회피라 하며 화내고는 다시 나갔습니다. 서울가서 자살... 한다는 말을 남기고 나갔습니다. 아직 취해있었기에 아마 택시를 타고 집에 갔을거라 생각되지만.. 쫓아가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하고 있는 게 지금 상황입니다.
어제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쭉 썼지만 사실 저도 정리가 되질 않습니다. 제가 고민하는 게 무엇이냐면
지금도 여자친구를 좋아하고 보고싶은 것 같긴 한데
그런 여자친구에게 욕과 폭력을 한 제가 용서가 안 되고
이것때문에 제가 여자친구를 정말 좋아하는지 의심이 들고
앞으로 이번과 같은 일이 없으리란 보장이 없고
저때문에 피해보는 여자친구를 도저히 볼 수가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다시 여자친구를 붙잡아야 할지 이대로 멀어져야 할지 고민입니다. 저와 여자친구 모두 20대 중반이라 어찌보면 나이에 맞지 않는 단순하고도 바보같은 고민입니다... 물론 서로 좋게 이야기해서 다시 이어갈 수는 있겠지만, 이미 여자친구가 피해본 것(욕과 폭력을 포함해서)에 대한 죄책감과 앞으로도 똑같은 일이 생길거란 불신감은 절대 사라지지 읺을 거 같습니다.
지금 당장 여자친구 집에 가서 헤어지든 다시 사귀든 상관없이 부서지거나 어질러진 물건들을 치워주고 싶지만... 용기가 안 납니다. 제가 감히 먼저 손을 내밀어도 될지, 이대로 쭉 헤어지는게 여자친구를 위한건지... 여자친구가 받을 거 같지는 않지만 부서진 물건이나 폰은 어떻게든 새로 구해서 주려고 합니다.
어쩌면 저는 여자친구 말대로 욕과 폭력에 대한 책임회피를 위해 취한 것을 들먹이며 헤어지자는 말을 하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것도 확신이 없고 어느것도 정확히 판단할 수가 없습니다.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저는...
여자친구를 잡아도 될까요? 아니면 헤어지는 게 둘을 위한 걸까요? 제 마음을 제가 모르겠네요 한심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