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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온 나.. 다시 연락하는게 맞는 건가요?

답없는고민 |2016.07.09 16:11
조회 4,713 |추천 6
안녕하세요,평소 판을 즐겨보는 사람입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즐겨보다가 20대 중반이 된 지금까지도 푹 빠져보네요,
너무 고민되는 일이 있어 결시친에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조언 좀 얻으려고 합니다.
주변사람들이 다 판을 하기 때문에 여기에 글을 쓰면 다들 알아볼 것 같지만..익명의 힘을 빌려 글을 씁니다.
..
전 한살차이 언니가 있습니다. 언니가 6살, 제가 5살이었던 것 같은데.. 그 무렵 엄마가 병으로 돌아가셨습니다.(사실 정확한 이유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서요...)
엄마가 돌아가신 후 아빠는 오랜방황을 하셨고 그동안 언니와 저는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서 자랐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빠는 어린 딸들을 위해서라도 새엄마를 맞이해야 한다고 생각하셨는지 새로운 여자들을 자주 데려왔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지금의 새엄마를 데려왔고.. 제가 초등학교 때 재혼을 하셨습니다. 11살 나이차이 나는데, 새엄마도 재혼이셨습니다.
그 과정이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할아버지께서 언니와 저를 아빠에게 보내지 않고 끝까지 보살펴주셨고 저도 할아버지, 할머니를 부모님처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항상 우리의 울타리가 되어주실 것 같았던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할머니, 아빠, 새엄마, 언니, 나, 10살어린 의붓동생과 함께 한집살이를 시작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정말 글로 쓰기도 힘든 일들이 많이 일어났는데요, 한집에 살기 시작하면서 굉장히 많은 트러블이 일어났습니다.....

그 누구도 서로가 가족이 된 것이 행복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새엄마는 술을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매일 마셨는데요... 예전에 따로 떨어져 살 때도 술을 먹기 위해 언니와 저에게 돈을 빌려갔던 기억도 있네요.. 
한 집에 사니까... 엄마가 얼마나 술을 많이 먹는지 알게 되었는데요, 거의 매일 저녁 혼자 방문을 닫고 술을 먹습니다. 나중에 언니와 저랑 엄마랑 속 터놓고 얘기했던 적이 있는데 새엄마는 아빠랑 결혼하고 싶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가족들 간의 갈등이 고조될 무렵 언니와 저는 고등학교 졸업을 하게 되었고 바로 취업을 하였습니다. 그나마 회사를 다니니 핑계가 생겨 계속 밖으로만 돌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갈등은 더 심해졌습니다... 평소 허리가 아프다던 엄마는 고통을 잊겠다는 이유로 매일 술을 먹었습니다. 또, 언니와 저의 자유로운 생활을 부러워하며 술을 더 먹더군요, 엄마가 술을 너무 먹다보니 아빠가 엄마에게 경제권을 넘겨주지 않았고, 용돈생활을 하는 입장에서 자유로운 우리를 보니 그 답답함과 부러움이 더 커진 것 같습니다..이 과정에서 아빠는 엄마가 외로우니 주말에도 집에 있으라고 강압적인 요구를 합니다..하.. 

그리고 또 다른 갈등은 아빠가 우리가 취업하자마자 번 돈을 매달 가져갔던 것인데요, 한달에 50을 제외하고 벌었던 돈을 다 가져가면서 월급명세서까지 꼬박꼬박 확인하시더군요.. 우리 돈은 다 모으고 있으니 걱정말라며 결혼할 때 주겠다며 가져가셨습니다... 그 때 제 연봉이 2200만원, 언니가 2800만원정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돈이 얼마나 모였는지 보여달라며 나름의 반항도 했지만 아빠는 그때마다 강압적으로 넘기셨죠
이렇게 세 명이나 버는데도 집안생활이 좋았던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항상 가난에 찌들어서 살고 도대체 돈을 어디에 쓰는건지.. 언니랑 저는 그래도 돈을 몰래 빼돌려 할 거 다하면서 살긴 했네요, 동생이랑도 가끔 놀러가고 영화도 보고..
강압적인 아빠(가끔 엄마를 때리셨고, 우리는 최대한 안때리려고 했으나 손찌검을 하려고 올린적은 많았음), 알콜중독 엄마, 이 집을 벗어나려고 하시는 할머니(독립을 원하셔서 독립하심), 모든 것을 보고 자란 불쌍한 동생까지
글로 적으면 진짜 콩가루 집안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그래도 일상에서는 되게 행복한 척하면서 살았던 것 같아요. 아빠 성격을 거스르지 않으려면 불만이 있어도 웃으며 엄마, 엄마하면서 지내야 했으니깐요..
어른이 되면서 아빠나 엄마의 심정이나 상황을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게 되었지만, 가끔 속에서 울컥치미는 화는 어쩔 수가 없더군요. 
저는 정말 그렇게 엄마가 술먹는게 싫었음에도 성인이되고나서 2년 동안은 매일 술만 먹고 다녔던 것 같아요, 언니랑 저는 서로 의지할 생각도 못한 체 각자 이 상황을 넘기기에만 바빴던 것 같구요... 

결국 제가 23살 때, 처음 다같이 한 집에서 살때부터 마음속으로 다짐했던 행동을 실천했습니다. 언니에게 집을 나올 것이라 말했고, 언니도 저를 따라가겠다고 말했으며 할머니, 새엄마랑 동생에게는 더이상 못살 것 같다 상황설명을 하고 아빠몰래 집을 나왔습니다. 새엄마에게 집을 나와도 엄마와는 연락을 꼭 하겠다 거짓말까지 쳤죠..

택시기사를 하면서 5명의 가족을 먹여살려야한다는 책임감으로알콜중동 엄마나 사춘기 두 딸들과 최선을 다해 잘 지내보려고 노력하는 아빠나
저와 동갑인 아들은 못본 체 피하나 안섞인 다 큰 두딸을 새롭게 가족으로 맞으면서도돈 하나 자기 마음대로 못쓰고, 남의 집에서 의지할 데라곤 어린 동생밖에 없는 엄마나
다 늙은 나이에 아들, 며느리 눈치보면서 살아야하는 할머니나
어린게 뭔 죄라고 벌써부터 눈치껏 행동하는 동생이나
고졸에 취업해서 돈 갖다 바치는데도 눈치보면서 행동하는 언니나 나나..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그렇게 거짓말과 우울이 가득한 집을 야반도주하듯 벗어났습니다. 처음엔 언니랑 함께 고시텔에서 살았고 지금은 월세방을 얻어서 살고 있는데, 한동안에는 집에서 문자나 전화가 계속 왔습니다. 엄마는 좋게말하다가 화를 냈다가 이제 포기하셨는지 연락도 안옵니다.

 



아, 아빠는 처음 집을 나간 다음날 전화로 지금 들어오면 용서해주겠다 하시더니 그럼 이번달 월급까지는 주고 나가라고 하시더군요.. 그게 슬프진 않았습니다. 아빠나 저나 지독한 이기주의에 개인주의에... 자기생각만 하는 사람이란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집을 나온지도 2년.. 강아지도 키우면서 언니랑 많이 이야기하고 많이 치유된 것 같습니다. 치유됬는지 무뎌진건지.. 가끔 친척동생들이랑 연락하면서 집안사정은 가끔 듣고 있습니다. 고모랑 할머니랑도 연락했지만 돈빌려달라는 소리에 연락 끊었습니다.

알아서 다 끝낸 것 같은데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이냐구요?
아빠가 택시하시다가 사고가나서 어깨를 다쳐 입원했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연락해야하는 건가.. 아니 그런 이유를 떠나서... 난 진짜 모든 가족들과 연을 끊고 평생을 살 자신이 있는건지, 그렇게 같이 살면서 아빠하고 제대로 이야기해볼 생각은 한건지,
아직도 혼란인건 아빠가 강압적이고 모든 생각을 자기위주로 해도... 얼마나 똑똑하고 현명하신지 ..우리에게 시킨 교육이 얼마나 우리를 성장시켜줬는지 사회에 나와 살아보니 뼈져리게 느껴지기 때문에 무조건 미워하기도 그렇다고 다시 연락하기도.. 뭐가 맞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각자의 사정을 이해하니까 더 미워하기 힘들다가도 내가 살아온 삶이 지옥같아서 미워집니다. 나보다 더 안좋은 사정을 가진 사람들도 많은데 나는 그래도 나름대로 할 건 다하면서 살지 않았나 싶다가도 딸바보 아빠가 TV에 나오면 우리아빠는 우리를 뭘로 생각한건지 눈물만 납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삐뚤어지지 않고 잘 컸다는 소리도 25,26 넘어가면서 무의미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언니나 저나 책임감을 가져야하는 성인으로써 언제까지 집탓만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서로 대화하면서 갈등을 풀고싶다가도 그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 결국 다시 돈을 원할 거라는 겁부터 나지만... 어떻게 생각해보면 결국 언니나 나나 내가 번 돈이 가족들에게 들어가는 게 싫은 것 아닌가, 똑같이 이기적인건가하는 생각도 합니다.  평생 안 볼 자신도, 평생 볼 자신도 없습니다. 집안만 생각하면 답답한 마음에 글로 써봅니다. 누구라도 정답을 알려줬으면 좋겠습니다.  
추천수6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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