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톡선에 시어머니가 너무너무 좋다는 글을 봤어요.
그 글에 댓글들 보니까 정말 좋은 시어머니들 많더라고요.
그냥 보는데, 너무 부럽고 시엄마가 보고싶어서.
나보다 더 힘들 남편에게는 말 못 하고 익명의 힘을 빌려서
여기에 혼자 주절거릴게요.
저희 시엄마는 작년에 돌아가셨어요.
남편이랑 아기랑 감자탕 먹고있는데 저희 남편 핸드폰으로 아버님께 전화가 왔어요.
다급하신 목소리로 "엄마 쓰러졌대. 아빠가 가고 있으니까 너희는 일단 그냥 있어".
그 자리에서 먹던 감자탕 버려두고 집에 와서 짐을 쌌어요.
남편은 혼자 갔다오겠다고 애기랑 집에 있으라는걸
헛소리 하지말라면서 애기 짐까지 싸고 있었어요.
10분 정도 지났나.. 나가서 통화하던 남편이 들어오면서
말하더라고요.
"우리 엄마 돌아가셨대."
사람이 너무 슬프면 눈물이 안 나온다는게 맞는건지,
아니면 그 사실이 믿기지가 않고 믿기가 싫었던건지.
검은 옷 입으라던 남편의 말에 옷 입으면서도 설마했어요.
저희는 경기도, 시가는 충청도라 내려가는 길 내내
남편과 저 둘 다 한 마디도 안 했어요. 안 믿겼거든요.
도착한 곳은 병실도 아니고 장례식장이었어요.
저희 어머님 이름이 적힌 빈소가 이미 차려져있었어요.
도련님과 아버님은 한 참 전에 도착하셨고
저희가 도착하기 전까지 어머님 얼굴 확인을 안하고 계셨대요.
확인해보시겠냐는 직원분의 말에 덤덤하게 갔어요.
꺼내서 얼굴을 보여주기 전까지도 아니겠지 했거든요.
그렇게 한 창 빛날 연세 50세에 돌아가셨어요.
원인은 심장마비래요.
명절 때 입덧한다고 내려오지 말라고 하시는거
그래도 가야죠! 하면서 갔더니 방 안에서 티비나 보라며
주방 근처는 얼씬도 못하게 하시던 시엄마.
임신 중엔 가면 웃으시면서 "우리 배불뚝이 왔어?" 라며
내가 먹고싶어하는 콩국수 몇 번이고 끓여주신 시엄마.
항상 나 불편하다고 남편한테 전화해서 "처가에 잘해라.
내가 ××이 부모였으면 너한테 시집 안보냈다."고
용돈도 몰래 많이 주셨던 시엄마.
시아버지가 한 번 씩 당황스러운 말씀하시면
미친 소리하지 말라며 한마디 하시고 신경쓰지 말라고
웃으시던 시엄마.
항상 집밥만 드시면서 우리 가면 일 안 시키려고
요리도 설거지도 다 귀찮다고 나가서 외식하던 시엄마.
애기 낳고 궁금하실텐데 내가 추한 꼴 보이기 싫을거라고
몸 추스리고 좀 말끔할 수 있을 때 오시겠다고,
한 달 하고도 보름 후에나 겨우 보셨으면서
두시간도 안보고 후다닥 내려가버리신 시엄마.
시엄마, 우리 아파트 완공돼서 입주하면
맨날 놀러올거라고 으름장 놓으시더니
완공 된 모습은 보지도 못하고 가버리시면 어떡해요.
그렇게 예뻐하시던 손주, 벌써 19개월 됐어요.
걷고 뛰는건 오래 됐고 이젠 제법 말도 해요.
내년엔 둘째도 태어나요.
시엄마 아들은 겨우겨우 꾸역꾸역 잘 살아가고 있어요.
한 번 씩 엄마 목소리가 듣고 싶다면서 매일 얼굴 보는
장모님한테 전화해요.
저 때문에 속상하면 장인어른한테 전화해서
소주 한 잔 하자고 하는 남편이예요.
시엄마, 잘 키운 멋있는 아들 저한테 보내주셔서 감사해요.
제 시엄마여줘서 너무 감사하고 더 해드리지 못해서 죄송해요.
보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