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외벌이로 월 400이상의 수입이 꾸준히 있을 예정이고, 2~3억짜리 아파트를 5천만원정도 대출로만 충분히 구매가 가능하거나, 또는 이미 가지고 있고, 하루에 3~4시간은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여유시간이 충분한 사람은 제외다. 이런 조건이면 결혼해도 좋다.
하지만 나머지.
외벌이 월 400 이하, 모아놓은 돈 1억 이하, 또는 본인에게 주어지는 여가시간이 하루 3~4시간 이하인 사람들이라면 절대! 결혼하지 마라.
난 결혼을 했고 아이도 있다.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행복하다. 그런데 너무 힘들다. 너무너무 힘들다. 나는 한달에 200번다. 모아놓은 돈 1천만원이하. 나에게 주어지는 하루 여가시간 3~4시간.
너무 힘들다.
아내와 사이도 좋고, 아이와도 잘 지낸다. 그런데 이런것들은 경제적 문제 앞에서 아무런 힘이 없다. 나 한달 용돈 10만원이다. 10만원으로 식비 및 내가 하고 싶은게 있으면 해결해야 한다. 점심? 회사에서 지원 안해준다. 급여에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난 점심을 굶는다. 하고 싶은거? 밥 안먹으며 정말 필요한거 아니면 절대 안하고 열심히 모아서 조금씩 한다.
이렇게 아끼고 아껴서 월 실수령액 180에서 50만원정도 모은다 우리가족. 이렇게 10년을 모아봤자... 8천만원도 안된다. 미래가 없다.
그래서 난 추가적인 수입을 얻고 싶어한다. 부업을 하든 직장을 옮기든 무엇이라도 해서 수익을 늘리고 싶어한다. 하지만, 쉽지 않다. 내 나이 28살, 직업상담사를 하고 있다. 직업상담사의 특징은... 5년 경력이든 10년 경력이든 급여가 거의 같다는 것이다. 직업상담사 월수입 상위 10%의 평균 급여가 250이다. 말 다했지.
그래서 부업을 하려고 하는데, 그럼 집에서 애봐줄 시간이 안생긴다. 전혀 다른 분야에 직장에 취업을 한다? 그러면 매일 야근하며 3~4년 일해야 한달에 200조금 넘겠지. 그 이후에는 조금 나아질지 모르겠으나, 3~4년간은 지금보다 더 지옥같이 살아야 한다. 지금은 그래도 오후 6시에 칼퇴근하고, 주말에도 쉬니까.
경제적인 여유가 되지 않는다면, 절대 결혼하지 말아라. 감당하기 너무 힘들다.
아이를 가지면 정말 행복하다. 아이가 하는 귀여운 행동들, 하루하루 다르게 커가는 모습들... 너무 즐겁다. 이건 태어나서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해도 결혼은 할 것이다. 지금의 아이를 볼 수 있다면, 하지만 지금과 다르게 더 열심히 준비해놓고 저축을 해놨겠지. 아니면 좀 더 늦게 결혼하던지...
여기서 중요한건, 아이를 낳아서 느끼는 행복은 어차피 결혼안한 입장에선 경험해보지 못한 행복이다. 따라서 아예 맛을 안보면 전혀 아쉬울 것 없는 그런 행복이다. 그러니 결혼하지 마라. 당신의 자유로움을 발목잡는 쇠사슬이 되어, 당신의 삶을 금전적인 부분과 강하게 묶어놓을 것이다.
난 결혼하기 전 까지만 해도 언제나 늘 긍정적인 사람이었다. 주위 사람들, 친구들이 학창시절부터 나를 보면 했던 말이 "너는 뭘 하길래 그렇게 긍정적이냐? ㅋㅋ 부럽다 진짜 ㅋㅋ" 였다. 그리고 난 정의로운 사람이었다. 도덕적이고, 규범을 잘 지키고, 꼭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언제나 미소가 아닌, 언제나 인상을 쓰고 있는 나를 스스로 발견하곤 한다. 피해의식도 생겨 조금만 안좋은 대우를 받거나 일이 생기면 참을 수 없을 것 같은 분노가 치민다.
정의와 법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딴 것들 지키면 돌아오는 것은 손해밖에 없다. 또는 감사하다는 '말'뿐이거나. 이렇게 변해가는 내가 정말 싫다. 증오스럽기도 하다. 그래서, 자존감도 늘 바닥을 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추가수익을 얻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다. 돈 버는 일이 쉽지 않고, 바로바로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것이기에 긍정적인 에너지와 열정, 인내가 가장 중요할텐데, 지금 내 안에 이런 에너지는 거의 없다. 그래서 이것도 잘 되지 않고 있다.
모든 일이 선택의 연속이다. 밖에 나가서 외식 한번 하는 것, 3~4만원짜리 먹고 오는게 혼자였을 땐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지금은 무언가를 포기하고 해야되는 '선택'이 된다. 3~4만원이면 애기 분유를 두통 더 살 수 있고, 기저귀 한박스를 살 수 있으니까.
디지털이 참 좋다고 느낀다. 이런 쓰잘데기 없는 감상을 적는데 종이를 써도 되지 않으니까, 볼펜의 잉크를 소모해도 되지 않으니까.
경제적 능력이 안되는 가장은... 세상에서 가장 필요없는 쓰레기 인 것 같다...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하고.. 늘 죄인으로 살아가는.. 그런...
그러니...
결혼하지 마라. 결혼해서 갖는 행복, 어차피 경험해 본적 없을테니 그냥 그대로 살며 자신의 자유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행복을 극대화 시켜라.
ps. 직업상담사 하며 느낀건데, 무조건 이과 가라... 수학 못하면 어떻게든 노력해서 중상위로 맞추고, 화학 물리 못하면 밤새도록 공부해서 잘하게 만들어라. 1~2학년 때 성적 바닥이던 애들 중 으쌰으쌰해서 3~4학년 땐 즐기며 공부하는 학생들 여럿 보았다. 희망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