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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시장 안 갈랍니다.

향기 |2016.08.01 21:46
조회 2,214 |추천 7
아 진짜. 여린 사람들이 살아가기엔 세상에 악당이 좀 많기는 하나봅니다.
일산시장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어느 아주머니가 생선을 파는 어느 아저씨의 천막에서 면박을 당하는 꼴을 봤어요.

갈치를 사기 위해 살펴보고 있는데, 옆에 계시던 어느 아주머니가 생선장수에게 뭐라고 얘기를 하더라구요. 소곤소곤한 목소리로 말한 까닭에, 옆에 있던 저도 그 아주머니가 뭐라고 했는지 확실히 듣진 못했어요. 생선장수도 못 들었는지 대꾸하지 않았고요. 그러자 아주머니는 묻는 걸 포기하곤, 오징어를 사려 했는지 좌판에 놓인 오징어를 들춰봤어요.
"오징어 왜 만져!"
생선장수가 소리쳤어요. 주변이 시끌벅적한 상황이었지만, 생선장수가 워낙 크게 소리친 까닭에 장날 구경을 나온 사람들과 주변 상인들이 모두 그분을 쳐다봤죠. 생각지도 못한 윽박지름에 당황한 아주머니는 너무 놀라 아무 말도 못하고 잠깐 동안 숨을 가쁘게 쉬고 있었어요.

"오징어 오천원어치도 파냐고 물어봤는데, 아저씨가 대답을 안 해서…."
아주머니는 기어들어가는 듯한 목소리로 힘겹게 변명을 꺼냈어요. 생선장수는 아주머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시 소리를 질렀죠-_-.
"왜 만지냐고! 그거 다 살 거야? 어? 다 살 거냐고?"
그 잠깐 사이에 주변 사람들은 싸움 구경하려 모여들었어요. 그렇게 모인 사람들은 전부 아주머니의 대답을 기대하고 있었죠-_-^
"오천원 어치 살 거예요."
원래 여린 분이신지 힘없고 초라하게 들리는 대답이었어요. 반면 생선장수는 너무도 간단하게 그 아주머니의 말을 받아쳤죠.
"만원어치 밖에 안 팔어. 만원어치 안 살 거면 가."
사도 우스워지고, 안 사도 우스워지는 상황이 된 겁니다-ㅁ-.

제가 당한 일은 아니지만, 그냥 봐도 생선장수보다 열 살은 족히 많아 보이는 아주머니께 생선장수가 면박을 주는 게 너무 괘씸하고 화가 나더라구요. 하지만 전에 한 번 이런 상황에서 끼어들었다가 '장사치는 장사치 편'이라는 교훈을 얻은 적이 있기에 망설였어요(시장에서 싸움이 나면 장사를 하는 사람들끼리는 한 편이 되어 뭉치지만, 장 보러 온 사람들은 가만히 서서 싸움 구경이나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안 살 거면 가라고. 오징어나 만지지 말고."
생선장수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아주머니를 완전히 제압한 게 신이 났는지, 비아냥거리는 투로 떠들어대더군요.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아무 대답도 못하고 있던 아주머니는 들고 있던 양산을 펴지도 않은 채 빠른 걸음으로 자리를 떠났습니다. 심지어..

"집에 가서 남편 불X이나 만져. 남편 불X도 못 만지는 게, 왜 기어 나와서 오징어 불X은 만지고 지X이야."(!!!!!)
발걸음을 서두르는 아주머니 뒤에다 대고 조롱까지 해대는 거 있죠!!! 옆 좌판에 있던 상인도 그 정도가 너무 심하다 생각하는 듯 보였지만, 괜히 한 소리 했다가 자신마저 조롱당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어쨌는지 "오징어도 불X이 있나?"에둘러 한 마디 던졌을 뿐이었어요.

현장에서 아주머니 편을 못 들어준 게 미안하고, 그 인간 같지도 않은 생선장수를 향한 분함이 이 시간까지 가라앉지 않네요. 그래서 씁니다.
으아~~~~ 세상에 참 나쁜 인간들이 있어요. 생각해보면 그 생선장수는 외모까지 딱 못되먹게 생긴 얼굴이었던 거 같고-_-

아니, 오징어 좀 만질 수도 있는 것 가지고 어떻게 그렇게 사람한테 망신을 주는지...
추천수7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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