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판 즐겨보는 26살 직장인 여성입니다.
참다 참다가 친구 한명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넋두리라도 하고 싶어서 글 씁니다..
저에겐 20살때부터 친했던 친구 한명이 있습니다.
이 친구가 겉으로 보이는 인상은 세보이는데 막상 친해지고 나니
성격도 굉장히 털털하고 친한 친구들도 많고 무엇보다 자기 목표가 뚜렷하고
동갑이지만 배울 점이 참 많은 친구여서, 지금까지 별 문제 없이 잘 지내왔었습니다.
그런데 친구의 장점이자 단점이 자기가 친하다고 생각하는 친구들한테
연락을 자주 하는 건데, 이것때문에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닙니다.
친한 친구들끼리 연락하고 하는 거 좋죠.. 무슨 일 있을때만 연락하는 것보다는
평소에 연락하면서 이런저런 대화 나누면 좋으니깐요.
근데.. 대화도 솔직히 내 얘기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로 들어주는 게 당연한 거잖아요.
요새따라 제 얘긴 들어주지도 않으면서 매일 자기 얘기만 실컷 합니다.
어쩌다 한 번이 아니라 일주일동안 7일씩이나 똑같은 얘기만 한다면 믿으시겠어요??
그 얘기가 뭔지 말씀드릴게요...
친구가 1년 전부터 같은 직장 동료를 짝사랑하고 있습니다. (동갑)
그 1년 전부터 걔를 좋아한다고 저나 다른 친구들한테 고민상담을 하더라구요.
처음엔 친한 친구가 잘 됐으면 좋겠다 싶어서 당연히 둘이 잘해보라고 응원해주겠다고
그런 식으로 얘기를 했었죠.
근데 결국엔 사귀지는 못하고 친한 친구로 남기로 했나 봅니다.
그 직장동료도 이런 식으로 얘길 했대요. 너랑 사귈라고 하면 사귈 순 있는데
둘 다 자존심도 세고 성격도 모난 부분이 많아서 분명 싸우는 일이 많을 거라고
그럼 서로 볼 거 못볼 거 다 본 상태에서 결국엔 헤어지고 이도 저도 아닌 사이로 남을텐데
그게 싫고 너랑은 평생 끝까지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뭐 이런 식으로요.
친구 스스로 이런 얘기를 하더라구요. 이 얘기 듣고 저는 아 그러냐고 얘길 하고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 앞으로 잘 지내보라고 고민상담 저한테 할때마다 얘길 해줬습니다.
근데 그 이후로도 계속 그 직장동료 얘기를 저희한테 합니다.
아침마다 항상 카톡이 옵니다. 처음에는 '자? 출근했어? 출근하기 싫다 피곤하다'
이런 식으로 시작합니다.
물론 처음에는 다 받아주고 열심히 대답해줬죠. 근데 저런 식으로 먼저 매일 카톡오면
솔직히 너무 지칩니다...
친구가 자기는 평소에 친구들한테 의지를 좀 많이 하는 편이랍니다.
20대 초반에 우울증 비슷한걸 앓았는데 그 때 가족들보다 더 의지가 됐던 존재가 친구들이었다고
그런 얘기 들었을 땐 충격받고 해서 그 친구랑 좀 멀리 떨어져 사는데도
꾸준히 연락하고 잘 지냈었습니다.
평소에도 친한 친구들한테 연락 매번 먼저 하고 보고싶다고 자주 얘기하고 그랬던 친구라
그러려니 했었죠. 적어도 이 땐 제 얘기도 잘 들어주고 그랬었기에 지금같은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감정 쓰레기통도 아닌데 매번 자기 피곤한 얘기, 직장에서 스트레스 받는 얘기,
상사 욕, 자기 넋두리, 이런 부정적인 말들만 듣고 있으니 저도 미칠 거 같더라구요.
일 하면서 안 힘든 사람이 솔직히 어딨겠습니까.. 힘들어도 돈 버느라고 다들 참으면서
열심히 일하는거죠.
안 그래도 저도 최근에 부서 옮기고 적응하고 이것저것 일하느라 바쁘고 스트레스 받는데
친구 하소연까지 다 들어주려니까 죽겠는겁니다.
공감해주고 같이 짜증내주는 것도 한두번이지, 나중엔 하다 하다 밤에 전화까지 해서
저를 들들 볶습니다.
처음엔 몇번 받아주고 했는데 전화 내용은 자기 하소연+짝사랑 직장 동료 얘기 뿐,
정작 제가 고민거리나 뭔가를 얘기하면 단답하거나 제대로 듣지도 않네요.
얘가 맨날 힘들다 어쩐다 해서 힘내라고 카톡을 해도, 계속 부정적인 얘기들 뿐입니다.
힘내,이러면 하 자고싶다. 커피마셔도 피곤하다. 이러는데 저보고 뭐 어쩌라는 건지!!!! 아오;;
근 몇개월동안 지속되다가, 얼마 전에 스트레스가 극에 다다랐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계속되는 친구의 연락에 지쳐있을때쯤 또 다시 친구에게 톡이 왔습니다.
뭐해? 이러길래 하.. 얘 또 시작이구나 하고 나 지금 시외버스타고 집 가고 있다고 했더니
자기가 또 고민상담을 받고 싶다는 겁니다.
아니 그동안 카톡이나 전화로 그 직장 동료 얘기 실컷 해놨으면서 뭔 또 고민상담;;
근데 제로 그 때 시외버스를 타고 일산까지 가고 있었거든요.
또 얘랑 한번 통화하면 30분~1시간이 기본이라 버스 안에선 절대 통화 못할 거 같았거든요..
안그래도 조용히 해야 되는데;;
그럼 자기가 밤 11시 퇴근하는데 그 때는 가능하냐고 물어보는 겁니다.
진짜 너무 징하다 싶었습니다. 그 때 남친이랑 술 마시고 있을 거 같다고 얘길 했습니다.
실제로 그 시간에 남친이랑 약속이 있었구요.
그랬더니 서운한 티를 팍팍 내면서 그럼 어쩔 수 없지, 이러는 겁니다.
매일매일 자기 얘기만 하고 내 얘기는 들어주지도 않고 오히려 제가 더 서운한데 말이죠;;
그렇게 그 날은 흘러갔고 다음 날인 토요일이 돼서 제가 친구들이랑 놀고 있었는데,
또 오후 쯤에 뭐하냐고 카톡이 온 겁니다;;;;; 아 제발 그만 좀 해 ㅠㅠㅠㅠㅠ
친구들 만나고 있다 그랬더니 또 제 얘기는 쌩..
기승전 짝사랑직장동료 얘기만 또 실컷 했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진심 한개도 안 궁금한데 걔가 뭐를 하다가 발목을 다쳐가지고 자기가 속상하다는 둥..
사귀지도 않는데 뭘 그렇게 저한테 하나하나 다 알려주려는 건지 진심 이해 안가 미치겠어서
대충 대답해주다가 씹었습니다.
그리고 일요일이 됐습니다.. 그 날도 역시 점심 때 뭐하냐고 카톡하네요 ㅋㅋㅋㅋㅋ
진심 이쯤 되니까 사람이 미치겠더라구요 ㅋㅋㅋㅋ 분명 여기서 한마디라도 답장하면
또 그 직장동료 얘기할 거 같아서 짜증나가지고 하루종일 카톡 안보다가
새벽쯤에 잠깐 눈 떴을 때 읽고 씹었습니다.
진짜 그렇게 궁금하지도 않은 얘기에 대해서 계속 단답하고 씹고 그랬는데
어떻게 사람을 자꾸 똑같은 방법으로 힐 수가 있는 걸까요..
친구한지 6년째 됐는데 예전에도 연락을 좀 자주 하긴 했어도 이 정도까진 아니었던 거 같은데..
그 직장동료 만나고 나서부터 계속 심해지는 거 같습니다.
오늘도 일하고 있는데 일하기 싫다. 덥다. 이런 카톡으로 시작해서
또 그 직장동료가 나보고 이 옷 입으란다, 나보고 왜 이런 걸 입으라는지 모르겠다,
어쩌고 저쩌고 또 궁시렁대서 진짜 계속 씹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보고 자꾸 언제 만나냐고 물어보는데, 솔직히 계속 저한테 이러는 이상
이젠 이 친구랑 만나고 싶지가 않습니다.
분명히 만나면 또 그 직장동료 얘기만 실컷 할텐데 만나봤자 제가 너무 스트레스 받고
시간 아까울 거 같아요..
여기서 친구한테 대놓고 한마디 해줘야 얘가 그만할 것 같은데
뭐라고 얘기해야될지 도무지 감이 안 잡히네요.
또 잘못 얘기하면 이 친구가 내 말 한마디로 인해 상처받고 또 우울증 앓으면 어쩌나...
얘기하면 안 되겠지 하다가도 친구 카톡 내용 보면 그때부터 또 짜증이 나기 시작하고 ㅠㅠ
제가 너무 못된 건가요??
저랑 친구 문제로 비슷한 문제 있으셨던 분들 혹은 그냥 객관적으로 보시는 입장에서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