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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글주의) 선후배 군기의 기준이 어디까지라고 생각하시나요?

ㅇㅇㅇ |2016.08.13 13:17
조회 841 |추천 1
안녕하세요 평소 판을 자주 챙겨보는 15학번 여대생입니다. 방탈인줄 알지만 이곳에서 가장 좋은 조언을 받을 수 있을것 같아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요즘 선후배 똥군기 문제로 떠들썩하잖아요? 지금은 많이 조용해진것 같지만 새학기 시작하고 두어달까지만 해도 뉴스며 SNS며 정말 떠들썩했던것 같네요. 저도 술을 억지로 먹인다는둥 기합을 준다는둥 하는 얘기를 보며 친구들과 함께 혀를 끌끌 차던 사람들중 한명인데요. 혹시 이 똥군기의 기준에 대해서 생각해본적 있으신가요? 이렇게 혀 끌끌 차며 나쁜놈들 나이 몇살 많은걸로 유세부리고싶나 했던 제가 지금 똥군기 잡는다는 소리를 듣게 됐거든요. 여러분의 생각이 어떤지 들어보고 만약 저와 제 동기들, 선배들이 잘못된거라면 고쳐나가고 싶습니다.

지금이 방학이니 16년이 반이 지나갔죠. 작년 이맘때쯤 저희는 14학번 언니오빠들과 방학때 만나 술도 마시고 할 정도로 친해졌던것 같은데 저희는 지금 16학번과 전혀 친하지 않네요. 저희과는 과 특성상 과끼리 함께하는 일들이 정말 많이 있습니다. 학년당 사람이 많지 않기도 하고 전공수업이나 여러 가지 활동들을 선후배들과 함께 하는 일이 많아서 선후배 관계가 매우 가깝고 친밀한 편이예요. 그렇다고 과생활을 강요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다 친하게 지내지만 과행사 하나도 안나오는 사람들도 많고 아무도 그런 일에 간섭하지 않습니다. 개인의 자유니까요. 어차피 나올 사람은 나오고 안나올 사람은 안나옵니다. 과 사람들이랑 안친한 사람, 과탈한 사람 이런 사람들도 전혀 간섭하지 않습니다. 굳이 억지로 친하게 지내라고도 안하구요. 그런데 그래도 어차피 전공 특성상 만나는 일이 많아서 어느 정도는 다 친해집니다.

올해 초 오리엔테이션날, 저희는 처음으로 후배가 생긴다는 생각에 들떠있었고 어떤 아이들이 올까 설레어하면서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간단하게 인사하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마련되었고, 저희는 아이들과 재밌게 대화를 나눴죠. 끝날때쯤 아이들에게 혹시 불편하지는 않았는지, 재밌었는지 물어봤습니다. 저희도 작년 오리엔테이션때 아무리 선배들이 잘해줘도 처음인지라 불편하고 무서웠던 기억이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아이들이 의외로 선배들이 너무 편하게 대해주셔서 재밌게 잘 놀다 간다고 하더라구요. 군기잡을까 걱정도 했는데 그런게 없어서 좋았다구요. 저희는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기분좋게 자리를 마쳤습니다. 혹시 불편한데 우리한테 그렇게 말할 수 없어서 저렇게 얘기하는건가?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이들이 편하게 먼저 말도 걸고 이것저것 물어보고 하면서 분위기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오티까지는 그렇게 좋은 분위기 속에 끝났습니다. 저희는 신입생들 다 착하고 좋은것 같다고 다행이라고 얘기했죠. 그런데 저희가 너무 편하게 대해준걸까요.

학기가 시작하니까 조금씩 묘하게 그런 일들이 일어나더라구요. 동기에게 모르는 번호로 누나 밥 사주세요! 라고 와서 누구냐고 물어보니 오티때 번호 따갔던 16이라고.. 번호 가져가서 문자 한통도 없던 아이가 갑자기 학기 시작하고 밥 사달라고 연락이 온겁니다. 동기는 당황했지만 이제 친해지면 되지! 하고 밥을 사주기로 했는데 그 아이가 말도 없이 자기 동기도 데려와서 같이 왔는데 괜찮죠? 누나 알바한다면서요~ 돈 많다던데요?ㅋㅋ 하더랍니다. 그런 말은 어디서 들은건지.. 또 밥 얻어먹고 잘먹었어요 고맙습니더 인사도 없었다더라구요. 동기는 그때 기분이 많이 상했구요. 그런데 한명이 이렇게 얻어먹었다는 얘기가 돈건지 저희에게 너도나도 밥 사달라는 연락을 하더군요. 그중 반은 밥 사주고서 인사도 없었구요. (거의 남자아이들이 그렇더라구요) 또 분명히 서로 얼굴 알고 눈도 마주쳤는데 밖에서 만나면 인사를 안합니다. 저희가 뭐 90도 인사 바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언니 안녕하세요~ 이정도도 힘든가요? 이건 제가 선배라서 그런게 아니라 저사람이 내 선배라도 왜 사람을 봤는데 인사를 안하나 싶을것 같거든요. 바로 앞에 지나가는데도 쳐다보기만 하고 갑니다. 어떤 여자애들은 저희 가리키면서 자기들끼리 소곤소곤 하고 지나가구요.

또 저희과는 과 안에 동아리가 있고 동아리실이 각각 있는데요. 제가 동기들과 동아리실을 들어갔는데 아이들이 문 열리는 소리 듣고 고개 들었다가 저희 보고 그냥 다시 본인들 할일 하더라구요. 뭐지..? 싶었지만 학기 초반이였어서 아직 나를 잘 모르나보다 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때 16학번 아이들이 한쪽에 있고 한쪽에는 저희 동기들이 밥을 먹고 있었구요 다른 한쪽에는 좀 학번이 높은 언니오빠들이 앉아서 조별과제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그 선배들이 작업을 끝내고 밥 먹으러 간다며 나가더라구요. 저희 동기들은 다같이 안녕히가세요~ 밥 맛나게 드세용~ 하고 인사를 하는데 16학번 아이들이 저쪽에 늘어져서 저희가 인사하는걸 멀뚱멀뚱 쳐다보는겁니다. 분명히 그 선배들도 아는 사람들일텐데요.

이건 몇몇 에피소드만 적은거고 이 외에도 전공책 달라고 하면서 본인 있는 곳으로 저희를 오라가라 한다거나, 좀 편해진 고학번 남자선배 이름을 부르며 욕을 하고 다니거나 하는 등 정말 저희를 화나게한 예의없는 행동들이 많았습니다. 조금씩 쌓여서 결국 저희들끼리 이야기가 나왔고, 저희 학년의 과대언니가(동기인데 재수생) 16학번 과대에게 간단하게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지금 이런 이런 안좋은 모습들이 너희에게 보이고 있다. 그러니 너희 동기들에게 잘 설명해서 서로 조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라구요. 사실 이것도 엄청나게 고민한 끝에 1학기 거의 끝나갈때쯤 이야기한겁니다. 이런 얘기를 전했다가 괜히 저희가 아이들을 혼내는 것처럼 되거나 꼰대처럼 보이게 될까봐 걱정했거든요.

근데 얼마전 방학하고 나서 일이 터졌는데요. 동아리 엠티를 갔는데 갑자기 16학번에 재수해서 저희랑 동갑인 친구가 조심스럽게 저희에게 와서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저희는 거의 학번제긴 하지만 이렇게 재수한 친구들이나 반수생들이나 이런 친구들과 다 편하게 반말 하라고 하면서 지내요. 오히려 그 친구들이 선배인데 어떻게 말 놓냐고 하면 장난식으로 야 우리가 무슨 선배야 으 오글거려! 해요. 그래서 이친구가 아무래도 16학번중에서는 저희와 가장 가까우니 총대매고 저희한테 보내진것 같더라구요. 그 친구 말로는 저희가 자꾸 선배부심으로 아이들에게 눈치를 줘서 아이들이 힘들어한대욬ㅋㅋㅋ 고작 한두살 많은 언니오빠들에게 왜 존댓말을 써야하는지도 모르겠고 왜 친하지도 않은데 만나면 꼭 인사를 해야하냐구요. 이럴거면 인터넷에 뜨는 똥군기랑 다른게 뭐냐고 했대요ㅋㅋㅋ 그리고 선배가 후배 밥 사주는거 어느 곳이나 다 흔히 있는 일인데 왜 그거 밥 한번 사주는거 가지고 생색 내냐고 했다는군요. 그 와중에 저희 과대가 그런 얘기를 전하니까 애들이 폭발해서 결국 자기가 총대매고 얘기하게 됐다고.. 그 얘기를 듣고 뒷통수가 얼얼하더라구요. 사실 얘기 전한 그 친구는 같은 생각은 아닌것 같은데 그냥 자기 동기 아이들에게 떠밀려진것 같았어요.

정말 고민이 많이 됐습니다. 우리가 지금껏 잘못해온건가. 우리가 지금 우리 선배들에게 예의차리는 것도 우리가 바보같이 군기잡히고 있었던건가 별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요즘 똥군기 얘기로 하도 난리니 얘들이 이걸 무기로 삼는건가 싶기도 하구요. 고작 한살 동생인 아이들이랑 왜 이리 생각이 다른건지 이걸 존중해줘야 하는건지 모르겠어요.

혹시 저희 동기들과 선배들이 그동안 잘못해온건가요? 지금부터 저희가 어떻게 해야하나요? 이 글과 댓글은 저희 동기들과 함께 볼 생각입니다. 모바일이라 횡설수설한거 이해해주시고 꼭 조언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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