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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죽이고 나도 죽고 싶다.

아현동왕갈비 |2008.10.17 16:05
조회 15,045 |추천 0

안녕하세요.

몇주를 제대로 잠도 못자며 고민을 해도 답이 나오지 않아 물어 봅니다.

 

전 올해 37되는 가장이고요, 아이가 둘(아들 7살, 딸 5살) 있습니다. 이쁜 마누라랑.

여태까지 정말 너무 행복하게 살아왔습니다.

집안일 잘하고 애들 잘 키우고 모진 시집살이 힘들게 견뎌내며

인생의 반려자로 살아온 아내의 고마움에 보답하고자 정말 낮밤을 가리지 않고

뛰어서 비록 강북이지만 번듯한 아파트에, 중형차,

그리고 월세 조금 나오는 상가까지 마련햇습니다.

 

물론 돈은 내가 벌었지만 재테크는 아내가 했습니다. 이건 인정해 줘야 할 부분이지요.

돈 이야기부터 꺼내서 죄송하지만..

하여간 그렇게 서로 의지하며 나름 성공적인 삶이었음을 자부하고 살았지요.

 

문제가 터진 건 두달 전이었네요. 아이 혈액형따위 신경 쓸 겨를 없이 바쁘게 지나다가

어느 날 아이가 아팠고 아내는 다른 일이 있어 낮에 내가 잠깐 병원에 데리고 갔는데

혈액형이 이상하더라고요. 참고로 난 B형이고 아내는 AB형입니다.

그런데 아들넘은 O형이에요. 그날은 무심히 넘어갔지만

학교에서 배운게 생각나서 다시 체크해 보니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이더군요.

 

에이, 설마하면서도 아는 의사 선배에게 물어봤더니 다시 확인해 보라고 하데요.

그래서 아내 모르게 다시 아이의 혈액형을 의뢰했더니 O형이랍니다.

조금씩 겁이 나기 시작했고 다리도 떨렸습니다.

속으로 아무리 아니다라고 외쳐도 다른 한쪽에선 다른 소리가 들려오고.

결국 그 형 소개로 친자확인을 했지요.

얼마 뒤 결과가 나왔는데 내 아이가 아니라더군요. 믿기지 않았습니다.

누가 봐도 나를 닮은 아들이었는데.. 글을 쓰는 지금도 손이 떨리고 눈물이 나네요.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혼전까지 아내 곁을 맴돌던 첫 사랑의 남자.

아내 역시 그 남자때문에 맘고생 많이 했고 그녀 말론 내가 구세주였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허니문 베이비였던 우리 아이 출산일과 신혼여행일을 계산해 보니

한달 차이가 나더군요. 그때 다들 속도위반이라고 했는데

난 그냥 웃으며 넘겼어요. 바보같지요.

 

검사지를 들고 한강에 가서 소주를 나발째 불었습니다. 두병, 세병 ..

그대로 뛰어들어 죽고만 싶었지만 .. 그것도 정이라고 쉽게 못하겠더군요.

그래, 덮고 살자. 어차피 이리 된 거 들춰 내가 잃을 게 많다면

나만 알고 죽으면 되는 거 아니냐. 불쌍한 여자다. 나 없으면 여태까지 아들로 여긴

저 자식 데리고 아마 죽을지도 모른다. 나만 알자.

 

그런데 말입니다. 전부터 들어오던 말이 있었어요. 우리 딸이 날 닮지 않았단 소리.

난 그냥 지 어미를 닮았거니, 나 닮았으면 시집 다 갔다라는 식으로 농으로 넘겼는데

이젠 그것까지 의심이 들더군요.

 

그 형에게 물어보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인터넷 뒤져 업체 찾아 시키는대로

샘플 채취해서 보냈습니다. 날 또 나락으로 떨어 뜨리네요. 제 아이가 아니랍니다.

 

둘째 가질 때 내가 너무 바빴습니다. 해외로 지방으로 한달에 한번 올까 말까.

늘 마음에 걸렸지만 믿는 아내이니 만큼, 그리고 외려 안들어와도

부담갖지 말라고 하니 그러려니 했습니다.

 

숨이 안쉬어지더군요.

머리끝가지 치솟아 오르는 화를 참고 난 조용히 뒤를 캐기 시작했습니다.

통화내역, 메일. 집 전화까지. 내가 모르는 전번이 꽤 있더군요.

하나식 번호를 감추고 전화를 했더니 의사, 회사등등 골고루입니다.

그렇게 미쳐 날뛰던 중 딸애가 그럽디다.

아빠 어떤 아저씨가 낮에 우리 집에서 놀다갔어.

야, 그거 말하지 말라고 엄마가 그랬잖아.

난 순간 얼이 빠지고 넋이 나가 털썩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도대체 저 아이들은 누구의 아이며 나 모르게 집까지 찾아온 놈은 누구인가.

그리고 메일에서 본 갖가지 음란한 글과 몇명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남자들과의

정사장면. 그리고 프로그램 파일 속에 감춰진 섹스동영상까지.

쾌락에 겨워 울고 있는 여잔, 바로 내 아내였습니다.

 

이젠 더이상 용서할 수도 없지만 용서할 기운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역인 년놈들 다 처넣고 이혼하면 간단하지만 아이들은?

내 아이들이라고 믿고 내 가슴을 비워가며

품은 저 놈들은 어찌해야 합니까? 버려야 합니까?

죽이고 싶을 정도로 가증스런 인간이지만

여전히 나에겐 둘도 없을만큼 잘하는 아내는 어쩌구요.

 

다시 시작하기엔 너무 늦은 나이.

또 이 일로 충격받을 주변 어른들을 생각하면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겠습니다.

글 보시는 분들. 제발 저에게 길을 보여 주십시오.

모진 삶 끊을만큼 저 비정한 인간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고 같이 살만큼 마음도 넓지 못합니다.

사방이 막혔다는 말, 정말 실감나는 요즘입니다.

죽고 싶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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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이 대꾸하자니 힘만 들고. 진위여부만 따지니 괜한 짓 했나 싶기도하고.

드물지만 있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더더구나 저와 아내 사이에서도 가능하고(이건 더 어렵고)

문젠 검사에서 나온 내 아이가 아니라는 결과입니다.

다 관둡시다. 댁들이랑 따져 머하겠습니까. 내가 미친놈이죠.

 

 

추천수0
반대수1
베플ㅎㅎㅎ|2008.10.17 16:08
AB형인 엄마한데 어캐 O 형 아들이 나올까나 룰루 ~~ 남편자식이면 몰라두 ㅎㅎ
베플아..|2008.10.17 16:11
"엄마 냄새나.." "무슨냄새?.." "소설 냄새"
베플욕심쟁이|2008.10.17 16:14
진심인거 같은데 왠만하면 우리 악플 달아주지말고 힘내라고 한마디씩 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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