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출장 (펌) < 1 > 첫번째 출장 처음으로 나가는 미국 출장이었다. 1주일간 가있을 동안 입을 속옷이라든지 양말, 세면도구 등 아내가 열심히 챙겨주었다. "나가서 밥 굶지마. 그리고 아프면 자기만 손해야." "알았어. 일은 안해도 밥은 굶지 않을께 참, 그리고 선물은 뭐 사다줘?" "선물? 미쳤어. 지금 시국이 선물 사줄 시국이야? 절대 사오지마. 사오면 알아서 해. 알았지?" 그리고는 출장을 갔다. 물론 선물은 안 샀다. 왜냐하면 나는 말 잘듣는 남편이기 때문에. "자기야 나 왔어." "고생했지" 그리고는 아내는 내 짐을 정리한다며 가방을 뒤졌다. 가방을 뒤지는 아내의 얼굴은 내가 왔다는 기쁨대신에 뭔가가 빠졌다는 아쉬움이 보였다. 그 뒤로 일주일간 아내의 이유 없는 눈총을 받았다. < 2 > 두번째 출장 두번째 출장을 나갈 때 였다. "자기야 이번에는 자기 선물 사올께" "미쳤어! 미쳤어! 내거는 사오지 말고 우리 딸 소희거나 사와."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백화점으로 달려갔다. 미친듯이 애기 옷가지, 신발, 장난감 등만 나의 한 달 윌급의 10%나 투자하여 사들였다. 양 손에 커다란 짐꾸러미를 들고 집으로 뿌듯하게 들어왔다. 아내는 나의 양 손에 든 짐꾸러미를 보자마자 고개를 끄덕이며 정리하겠다며 열심히 뒤지기 시작했다. 처음에 보이던 미소가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진짜 애기 거만 사 왔네." 그 뒤로 한 달간 내 밥상위에는 풀뿌리만 올라왔다. < 3 > 세번째 출장 세번째 출장을 나갈 때 였다. "자기야 이번에는 자기 선물 꼭 사올께" "미쳤어! 미쳤어! 내거는 꼭 사오지 마. 내거는 꼭 사오지 마." 내가 총 맞았냐. 이번에도 안 사오게. 이번에는 나의 월급의 50%를 투자하여 모 유명사의 바바리를 사왔다. 뿌듯한 마음으로 아내에게 보란듯이 바바리를 보여주었다. "아니 왜 사왔어. 내가 사오지 말라고 했잖아. 허걱.....이렇게 비싼거를.....자기 정말 미쳤어." "아무 말 하지 말고 그냥 입어. 내가 한 달 풀뿌리만 먹으면 되잖아." "이게 얼마 짜리인줄 아라. 내일 당장 인터넷에 올려 팔거야." 그리고는 아내는 바바리를 다시 곱게 싸서 작은 방 구석에다 정리하기 시작했다. 섭섭한 마음에, 피곤한 마음에 일찍 잠이 들었다. 부스럭, 부스럭, 부스럭.... '허걱...도둑이 들었다.' 새벽에 들리는 부스럭 거리는 소리. 분명히 도둑이 들었다. 나는 조용히 일어나 부스럭 거리는 작은 방으로 방망이를 들고 살금살금 걸어갔다. 작은 방에서 내가 본 것은 도둑이 아니라........... 조용히 바바리 코트를 걸친체 함껏 포즈를 취하고 있는 아내였다. < 4 > 그 다음날 나의 밥상에는 어느 새 갈비가 놓여 있었다. "자기야, 바바리 언제 팔거니?" "응, 지금 여름이잖아. 누가 사겠어? 겨울에 팔아야지."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모두 작년 여름 이야기다. 그 코트는 금년 겨울에 팔리리라 본다.